▲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기일(忌日)은 휘일(諱日)이라고도 하며 고인(故人)의 별세(別世)한 날을 말한다. 별세전일이 입제일(入祭日), 별세한 날이 기일(忌日), 그 다음날이 파제(罷齊)일이다. 대제(大祭)는 삼일제계(三日齊戒)를 하고 묘(廟) 묘제(墓祭)에는 이일제계(二日齊戒), 기제(忌祭)에는 일일제계(一日齊戒)이다. 입제일에는 제주(祭主)와 주부(主婦)가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음주를 삼가며 가무(歌舞)를 금하고 상가의 문상도 안가는 법이다.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고인(故人)의 생존시(生存時)를 회생하면서 추모하여야 한다.

◆기제(忌祭)시간

예문에는 별세한 날 자시(子時)에 제사를 지낸다고 되어 있다. 궐명제(厥明祭)니 질명제(質明祭)니 한다. 궐(厥)은 기야(其也)요, 질(質)은 성야(成也)니 궐명하면 미명(未明)이요, 질명하면 먼동이 틀 무렵이다. 그러니까 자정(子正) 영시(零時)부터 인시(寅時:5시)까지 날이 새기 전 새벽에 기제(忌祭)를 올리는 것이 예이다. 신도(神道)는 음(陰)이라 하여 늦은 밤중에 활동하며 닭소리가 나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는 말은 예문(禮文)에는 없는 미신적(迷信的)인 헛소리다. 날이 바뀌는 첫 새벽에 기제(忌祭)를 올려야 한다는 궐명행사(厥明行祀)의 예문정신(禮文精神)은 돌아가신 날이 되면 제일 먼저 고인의 제사부터 올리는 정성을 강조한 데 있다고 본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사회구조(社會構造)와 생활여건에서 볼 때 한밤중 제사는 핵가족화 되어서 분산 거주하는 가족들의 참석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음날 출근과 활동에도 지장이 많게 된다. 그래서 가정의례준칙(家庭儀禮準則)에 보면 별세한 날 일몰 후 적당한 시간에 지내게 되어 있다. 저녁때라면 사업하는 분이나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며 제관(祭官)들이 모이기 좋은 시각이여서 도시에서는 저녁 9시~10시 사이에 행사(行祀)하는 집안이 대부분이며 또 결례도 아니라고 본다. 제사의식은 삼례(三禮)가 있는데 주례(周禮), 의례(儀禮), 예기(禮記)와 주자가례(朱子家禮)에 의거하여 퇴계이황, 율곡이이, 사계김장생, 한강정구, 우암송시열, 도암이재 선생 등이 계속하여 제례법(祭禮法)을 지켜 왔으며 공맹정주(孔孟程朱)가 가르쳐 온 선왕(先王)의 예(禮)에 의거하여 제사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