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주 국민건강보험공단 통영고성지사장

올해로 시행 36주년을 맞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그동안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모든국민에게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의 건강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데 기여하면서, 우리나라 사회보장의 중핵으로 성장하였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또한 2008년 7월 제도 도입 당시 21만명이었던 수급자가 현재 노인인구의 5.8%인 35만명에 이르는 등 시행 5년만에 고령화 시대의 사회안전망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1년에 시행된 4대 사회보험료 통합징수 역시, 이제 정착기에 접어들어 징수율이 통합전에(2010년) 비해 0.3%p 향상된 97.4%를(2012년) 보이고 있으며, 4대 보험 징수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함으로써 국민편익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반영하듯, 공단은 2012년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우수기관으로 도약하였고, 해외에서도 베트남, 볼리비아, 가나 등 국가들이 우리의 건강보험제도를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는 등 국가위상을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오늘날 건강보험의 발전은 과거의 진통기와 성장기가 없었다면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의료보험이 강제시행되기 전에 1963년부터 1976년까지 의료보험의 태동기로서 의료보험을 준비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 당시는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면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논이며 집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서민들은 병원에 가지 못한 채 집에서 재래적인 민간요법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963년 처음으로 의료보험법을 제정하고, 우선 임의가입방식으로 의료보험을 운영하면서 시행 중 나타난 문제점을 검토․보완하였다.
이어 1977년 처음으로 500인이상 사업장에 대해 의료보험가입을 의무화한 뒤, 1988년 농어촌 지역에, 그리고 1989년 도시지역까지 의료보험을 확대함으로써 12년만에 전국민 의료보험을 달성하였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의료보험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성장한 성장․확대기였다.

이후, 1990년부터 1996년까지는 의료보험의 정착기로서 법정준비금으로 급여비의 100%이상을 적립하여 보험재정의 안정적 기반을 다진 바 있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는 건강보험의 격동기라고 볼 수 있으며, 1997년말 대선과정에서 의료보험 통합이 쟁점화되어 2000년 7월 통합조직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출범하게 되었고, 동시에 의약분업도 시행되었다. 이때부터 법정준비금이 급격히 감소하여 결국 2001년부터 3년간 재정파탄의 위기를 맞는 등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끝으로, 2005년부터 현재는 건강보험의 진정기로 볼 수 있으며, 만성적 재정적자에서는 벗어났으나,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하락 추세에 있고, 저출산․고령화, 노인진료비 및 만성질환의 증가, 보험료 부과체계의 불형평성 문제 등 건강보험을 둘러싼 내․외부의 구조적 요인들로 인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는 건강보험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극복하여 새로운 도약의 길로 가느냐, 아니면 현재에 안주하느냐 하는 중차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면밀히 진단해서 미래에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정하고 실천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단은 위기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지속가능한 건강보장제도를 담보하기 위해 지난 1년여 동안 종합적 제도개혁 방안인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 Ⅰ, Ⅱ편”을 마련하여 대외에 발표하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으며 공단이 건의한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은 올해 5월에 최종 확정된 “의료 보장성 강화 및 지속가능성 제고”와 “건강의 질을 높이는 보건의료서비스체계 구축” 방안 등 보건의료분야의 국정과제와도 직결되어 있다.

또 한편, 공단은 만성질환 증가 등 질병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치료 위주에서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국민에게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8,136억건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전국민건강정보 DB”를 구축하였고 또 이를 기반으로 DB의 대외 활용성과 공개성을 높이고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금년 1월에는 표본 코호트DB 등 3종의 연구용DB를 구축․완료했다.

현재 다음소프트(주)와 민관합동으로 질병 발생을 예측하는 ‘국민건강주의예보 시범서비스 구축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서울대산학협력단 등 16개 기관과 16개 과제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건강서비스 활용방안 및 학술용으로 공개하기 위해 시범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정보 빅데이터의 활용은 국민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는 정부의 국정과제와도 궤를 같이 할 뿐 아니라 “정부 3.0”이 추구하는 공공정보의 투명한 개방과 공유 및 일자리 창출 등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새 정부의 운영패러다임에도 부합된다.
앞으로 공단은 국정기조에 맞춰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 의료비를 절감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건강보장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지난 36년동안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온 건강보험이 앞으로도 향후 10년, 30년의 미래를 잘 준비하여 지속가능한 고품격 건강보장제도로 발전되어 나가기를 소망하며  “의료비 걱정 없는 세계 1등 건강나라”의 실현을 통해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데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