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같은 해 안나푸르나에 3번째 도전했으나 실패하였다. 특히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내며 생사를 함께한 세르파 나티의 죽음은 그에게 큰 상처를 안겨 주었다.
1998년 친형제 같은 나티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안나푸르나에 4번째로 도전했다. 그러나 등반도중 (7700m지점) 빙벽 아래로 미끌어지는 세르파 다와를 구하려다가 큰 부상을 입었다. 심각한 발목부상이었지만 1999년 세인들의 걱정과 불안을 말끔히 잠재우며 자신을 그토록 받아들여주지 않았던 안나푸르나와 낭가파르바트의 등정에 성공했다.

안나푸르나는 5번째, 낭가파르바트는 3번째 도전 끝에 얻은 것이다. 하지만 안나푸르나의 등반 과정에서 소중한 동료 지현옥과 세르파 까미를 잃는 슬픔을 얻게 되었다.
2000년, 1997년과 1999년 두 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마침내 칸첸중가 정상에 올랐고, 그 기치를 몰아 ‘죽음을 부르는 산, K2’정상에서 무전기로 베이스캠프에 등정 소식을 알렸다. “여기는 정상이다. 이제 더 이상 올라갈 산이 없다.”16년에 걸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삶과 죽음을 로프 하나에 걸고 수직 설빙을 오르내리던 히말라야 도전 16년 세월들, 생사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신들의 영역, 신들의 땅으로 끊임없이 오르던 엄홍길 대장은 마침내 2007년 7월 31일 K2에 오르며 아시아 최초로 히말리야 8000미터 14개 고봉을 오른 신화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 후 그는 14좌 봉 등정에 안주하지 아니하고, 누구도 해낸 적이 없는 16좌에 도전하기로 하여 2004년에 알룽캉, 2007년에 로체사르에 올라 16좌 완등의 쾌거를 이루었다.
이러한 등정은 추위와 눈보라와 빙벽과 고산증 등 극한 역경을 피와 땀과 눈물 나는 노력으로 극복하여 이루어 진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역경은 안나푸르나 봉 등정이었다.

여기서 잠시 엄홍길 대장의 히말라야 고봉 16좌 등정 일지를 한눈에 알아보기로 한다.
엄홍길 대장 16좌 등정은, ▲1988년 9월 12일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네팔 8,8848m) 등정으로 시작하여 ▲ 1993년 9월 10일 세계 제6위 고봉 초오유(중국 티베트8,201m) ▲ 1993년 9월 29일 세계 제14위 고봉 시사팡마(중국 티베트8,027m) ▲ 1995년 5월 26일 세계 제5위 고봉 마칼루(네팔 8,463m) ▲ 1995년 7월 27일 세계 제12위 고봉 브로드피크(파키스탄 8,047m) ▲ 1995년 10월 2일 세계 제4위 고봉 로체(8,515m) ▲ 1996년 5월 1일 세계 제7위 고봉 다올라기리(네팔 8,167m) ▲ 1996년 8월 27일 세계 제8위 고봉 마라슬루(네팔 8,163m) ▲ 1997년 7월 9일 세계 제11위 고봉 가셔블롬제1봉(파키스탄 8,068m) ▲ 1997년 7월 16일 세계 제13위 고봉 가셔블롬제2봉(파키스탄 8,035m), ▲ 1999년 4월 29일 세계 제 10위 고봉 안나푸르나(네팔 8,091m) ▲ 1999년 7월 12일 세계 제9위 고봉 낭가파르밧(파키스탄, 8,125m) ▲ 2000년 5월 19일 세계 제3위 고봉 칸첸중가(네팔 8,586m) ▲ 2000년 7월 31일 세계 제2위 고봉 K2 몽초코리(파키스탄 8,611m)등정으로 끝마쳤다. 그 후, ▲ 2001년 9월 로체봉(네팔 8,516m) ▲ 2004년 봄 알룽캉봉(네팔 8,505m)까지 모두 완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