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그 결과 그의 폐활량은 보통사람의 약 2배정도 되었다.
엄홍길 대장은 고교시절 잠시 권투 선수의 꿈을 키운 적도 있으나,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산악활동을 시작하였다.
1980년에 산에서 만난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거봉산악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하였다.
그 다음해에는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설악산‘회운각 산정’에 1년간 머물면서 등반기술을 익혀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 병력의무를 이행할 나이가 되자 해군에 지원한 엄홍길 대장은 5개월 정도 지날 무렵 좀 더 새로운 경험을 위해 수중폭파반(UDT)에 자원입대하여 등반에 필요한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단련시켰다. 제대 후, 25살이 된 그는 전문 산악인의 길에 들어섰다.
 1985년 겨울, 에베레스트 원정을 함께 가자는 박영배 선배의 권유에 따라 도봉산보다 10배나 높은 에베레스트에 첫발을 디디게 되었다. 하지만 상상을 불허할 정도의 혹독한 에베레스트의 날씨가 그의 첫 등정을 실패로 이끌었다. 또한 그에게 첫 추락과 함께 죽음의 고비를 맛보게 하였다.
 1988년 9월 26일에‘88올림픽 성공적인 개최 기원 에베레스트 - 로체원정대’의 일원으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참가하여 마침내 정상을 밟게 되었다. 엄홍길 대장의 히말라야 8,000미터 14좌 도전사가 시작된 것이다.

 에베레스트 등정으로 ‘체육훈장 거장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첫 등정의 기쁨도 잠시 에베레스트 등정이후 끝이 보일 것 같지 않는 좌절과 절망의 터널이 기다리고 있었다. 1989년부터 1992년까지 4년 동안 안나푸르나, 낭가파르파트 등에 도전하였으나 6번 연속 등정에 실패했다.
 1993년 초오유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마침내 ‘불운의 사나이’라는 오명을 벗게 되었다. 산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우직함, 인내심이 잇따른 좌절을 극복하고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같은 해 그는 여세를 몰아 시사팡마 등정에 성공했다.
 1995년 스페인 원정대의 제의로 함께 마칼루를 등정했다. 최초로 외국인과 함께한 경험은 그에게 히말라야 등정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같은 해 그는 한국인 최초로 브로드피크에 올랐고 이어 로체를 등정했다.
 또한 히말라야 3개좌 이외에도 알롱캉과 엘브로즈 북면 등도 등반함으로써‘작은 탱크’라는 별명에 걸맞는 초인적인 체력과 강한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1996년 다올라기라와 마나슬루 정상에 올랐다. 8000미터 거봉 7개를 등정한 업적으로‘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다.
1997년 가셔브롬 1봉과 2봉의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히말라야 8000미터급 고봉 14개 중 총 10개를 등정했다.
1984년 고인이 된 일본인 야마다 노보루가 보유한 8,000미터급 9개봉 등정기록을 깨고 아시아인으로서 최다 8000미터 거봉 등정 기록을 세웠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