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단법인성균관 전부관장

단군(檀君)은 나라를 세우고 조선(朝鮮)이라고 나라이름을 지었다. 백성들과 서로 손을 마주잡고 급하게 서둘지 않고 조용히 앉아서 온 백성을 잘 교화시켰다.

팽우(彭虞)에게 일러 토지를 개간하여 비로소 궁궐을 만들었으며 고시(高矢:고조선의 농사를 맡은 관리)에게는 씨앗 뿌리는 법과 수확하는 일을 맡게 했고 신지(臣智)에게는 글씨를 만들게 하였고 기성(奇省)에게는 의약(醫藥)을 제조하게 하였으며 나을(那乙)에게는 판적(版籍), 희전(犧典), 괘무(卦莁)를 맡게 하고 우작(尤作)에게는 군사를 맡게 하였다. 비서갑(菲西岬)의 하백(河伯)의 딸을 맞이하여 황후를 삼고 누에를 치고 길쌈하는 법을 맡아 다스리도록 하였다. 인정이 훈훈하고 모든 국민이 착하게 온 천하가 기쁘고 평화스러워 덕망이 사방에 밝게 비추었다.

병진년(丙辰年) 주(周)나라 고왕(考王)때 나라 이름을 고쳐 대부여(大夫餘)라 하고 백악(白岳)에서 다시 장당경(藏唐京:지금의 만주 심양)으로 서울을 옮겼다. 이어 곧 규범 8조(八條)를 새로이 만들어 독서와 활쏘기를 과업으로 했고 한얼님의 제사하는 것을 국가 지표로 삼았으며 밭을 갈고 누에를 치며 길삼을 하는 것을 힘쓰도록 하였다. 비록 자식과 노비라도 죄가 있으면 엄벌에 처하였고 백성과 더불어 상의하고 협력하여 정치를 행하였다.

남자는 일자리가 있었고 여자는 좋은 짝이 있어 아끼고 저축하기를 즐겨 했으며 집집마다 곡식의 비축이 많았다. 산에는 수목이 무성하고 마을에는 굶는 자가 없었으며 온누리에는 사기와 도적이 없이 서로 신뢰하고 평온하고 단결된 모습으로 살았다.

단군왕검은 기원전 2,333년부터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하여 47대를 이어왔으니 2,096년간을 선정(善政)을 베풀었다. 임술년(壬戌年:기원전 239년) 진시황(秦始皇)때 신인(神人) 해모수(대해묘수:大解墓漱)가 웅심산(만주의 옛 부여땅)에서 일어났다. 정미년(丁未年:기원전 194년)에 한나라 혜왕(惠王)때 연(燕)나라 우두머리 위만(衛滿)이 몰래 서쪽 변두리에서 살다가 번한(番韓)의 준왕(準王)을 공격하였다. 준왕이 싸워 이기지 못한 채 바다로 쫓기어 멸망하였다.

이로부터 삼한(三韓)이 거느리고 있던 백성은 거의 한수(중국 섬서성에 있는 강)의 남쪽으로 옮겨갔다. 한 때 많은 군졸이 서로 다투어 군사를 요해(遼海)의 동쪽으로 파견하였다. 계유년(癸酉年:기원전 108년)에 이르러 한나라 무제(武帝)때 한나라 군사가 몰려와 우거(右渠)를 멸망시켰다. 서압록(西鴨綠) 사람인 고두막한(高豆莫汗)이 의병을 일으키고 또 스스로 단군이라고 지칭하였다.

을미년(乙未年:기원전 86년)에 한나라 소왕(昭王)때 나아가서 부여의 옛 서울을 차지하고 나라이름을 동명(東明)이라고 하였다. 이곳이 곧 신라(新羅)의 옛 땅이다.

계해년(癸亥年:기원전 58년)에 이르러 정월에 고추모(高鄒牟)가 또한 한얼님의 아들로 북부여를 이어받아 단군의 옛 법도를 회복하여 해모수를 제사지내며 태조(太祖)로 삼았다. 비로소 연호를 다물(多勿)이라 하였는데 이 사람이 큰 인물이였는데 곧 고구려의 시조인 동명왕(東明王)이다. - 참고문헌 환단고기(桓檀古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