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선균 고성문화원 향토사연구소

매주 일요일의 어느 TV 프로그램 중에는 전국노래자랑이라는 프로가 있다.
그 내용은 대개 우리네 아주머니, 아저씨와 할아버지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출연하여 국악반주에 맞춰 흥겹게 민용 한 곡을 열창하고 내려가면, 다음에는 반드시 스무 살 안 밖의 젊은 출연자가 싸이의 말춤이나 시건방춤을 음악에 따라 허공에 삿대질하는 율동으로 노래를 부르면 관중들은 등달아 춤과 노래를 따라 부른다.
별로 교양프로그램이나 열린 음악처럼 능숙하지도 않은 진행과 전체적으로 엉성한 연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기리에 방영될 수 있는 까닭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얻어진 결론 중에 첫째, 진정 대중 상대의 프로그램이며, 둘째는 세대와 계층을 초월하여 노래를 통한 ‘흥’과 ‘제 멋’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보았다.

지금 우리 고성박물관에는 온갖 옛 것들을 수장하며 또 전시하고 있다. 고분에서 출토된 금빛 찬란한 유물에서부터 산야에서 이름 없이 살다간 옛 사람의 투박한 질그릇과 귀족들의 술좌석에 등장한 국보급의 아름다운 질그릇에 이르기까지, 어렵게 찾아내어 간직하고 연구하며 또 정리하여 내보일 것은 내어 보이기까지 박물관 학예연구사와 직원들의 활동영역은 실로 광범위하다 하겠다. 이렇듯 어렵고 많은 역할 중에서 박물관을 찾는 내외의 관람객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며 또 그것을 통하여 무엇을 느끼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서도 더더욱 고심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금제품의 섬세한 손재간과 텃밭의 이렁에서 굴러나온 기왓조각에 새겨진 문양의 손재간에서 혹은 어느 산비탈에서 주운 그릇 조각에 새겨진 문양에서 느낄 수 있는 ‘제 멋’에까지 선인들의 끊임없는 정성과 슬기가 각인되어 있는 것이므로 이 ‘제 멋’에 겨운 슬기와 ‘흥’이 누구든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또한 그것이 가슴에 와 닿아 과거와 현재가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여 교차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시방법과 환경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것도 역시 박물관 직원들의 사명이요, 우리 향토사연구소의 연구과제인 것이다.

그것은 옛사람들이 남긴 문화유산이 단지 일부 식자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누구나 아끼고 느끼며 애호해야 할 인류의 유산이기 때문에 그래서 반만년 면면히 이어온 우리 소가야 선조님의 문화 정신과 그 맥락이 고성박물관을 통하여 살아숨쉬며 현재 속에 용해되어 운명을 같이할 때 그것은 마치 브라운관 속에서 그들이 흥겨운 가창을 통하여 혼연일체의 동화가 이루어질 수 있듯이 고성박물관은 진정 새로운 문화전통을 창출할 수 있는 문화 창조의 산파요, 산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