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지면평가위원

한 다리만 건너면 모두 이웃사촌인 우리지역에 종이신문 3개·인터넷신문 1개다. 올해는 신문사의 대표가 바뀌는 등, 언론사에 한차례 바람이 불었다. 최근 들어 언론이 누리는 자유에 비해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언론개혁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고쳐야할 점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군민의 눈이다. 언론을 제대로 보고 정론직필 언론에 박수를 보내며 바르게 읽을 때, 지역 언론의 병폐가 하나씩 고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체로 비유하면 언론은 혈맥과 같다. 혈맥은 인체 구석구석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세포가 영양소를 산소로 태우고 남은 찌꺼기를 가지고와 정화 시키는 일을 한다. 현대 사회에서 정보는 곧 혈액과 같다. 혈맥이 막히면 기가 막히고, 막힘이 심장일 경우 생명에 지장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언론이 정보를 제대로 전달할 때 사회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보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강자의 논리에 치우쳐 차단되면, 그곳에 반드시 화근이 생긴다. 인체건 사회건 막히면 그게 곧 병이다. 고성의 언론은 혈액순환이 잘되는 인체의 혈맥과 같은가? 각 지역·계층·집행부·의회 간 갈등의 성공적 조절이 민주사회의 유지 및 지방자치 발전의 필수 요소라 할 때, 언론은 올바른 정보와 대화의 장 마련으로, 사회를 통하게 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직설하면, 고성지역의 신문은 고성의 진정한 주인인 군민에게 충성하는 맹견이 돼야 한다. 얼마만큼 충견(忠犬)인지? 다시 한 번 정론직필을 하고자 했던 초심을 잃지 않길 바란다.

언론에서 고성사회의 위험을 먼저 경고해 주고, 권력자들이 일을 저질러 놓은 뒤 책임 못 질 소리를 하지 못하도록 미리 으르렁 거리며 잘잘못을 감시해야한다. 맹견은 권력자의 발언에 꼬리치는 애완견이 아니다. 맹견이 주인이 누구인가를 분간 못하여 후각과 청각을 게을리 한 채, 권력자들이 던져주는 개떡에 아부하는 변견(便犬)은 살(殺)처분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언론은 결코 선의의 편에만 있지 않으며, 강자의 논리에 사리분별을 얼마든지 잘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본질적인 사회개혁이나 지역사회의 체제적 발전 또한, 언론이나 그 누군가의 직접적인 희생이나 피의 대가 없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언론들이여! 지금 다가오는 고성사회의 총체적 위기는 생명력이 고갈된 낡은 질서의 빈 깡통 소리가 부끄러운 줄 모르고 요란한 행보를 한다는데 있다. 때문에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보고 느꼈지 않는가? 2013년 예산심의에서 예산절감이라는 미명으로 문을 닫은 공공건물이 한둘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다수군민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기존의 것은 팽개쳐놓고 신축‘생명농업연구소나 농업센터’를 짓는다는 것은 결코, 그 어떤 논리로도 정당성의 명분이 없으며, 일부의 똥배를 채우기 위한 작태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런 공공건물 신축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민들에게 물어보면 대답은 한결같다.
‘부근땅값 올려주고 건축사 배불리는 짝짜꿍 난개발이다’이 말에 요상한 논리를 갖다 붙이려는 자들에게 냉정한 침을 뱉을 수 있도록 다양한 보도를 해야 한다. 예산관리를 위한 수단의 대부분이 의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구 읍사무소 매각논리와 2013년 예산삭감 이유가 어디에 있었는지 허구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어려운 모순이지만 이런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군민에게 충성하는 맹견언론이 돌격대로 나서야 한다. 위기관리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는 것도 군민이요, 낡은 질서의 구조개혁 성패에 미래의 삶을 저당 잡힌 것도 우리군민이다. 비용을 떠안은 이상, 더군다나 원인 제공의 귀책사유라고는 선거밖에 없는데도 낡은 질서의 각종 비용을 전가 받은 이상, 잃어버린 권리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 당연한 언론의 가치관이다. 이러한 주장들이 모여 2014년 지방선거는 새로운 고성의 사회질서를 만들어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고성의 언론들이여! 지역사회의 통합주체로서 기능할 수 없을 정도로 낡아버린 기존질서에 과감히 의식개혁의 도전장을 던져라. 그 과정은 기득권 계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수구적 노력으로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

2014년 지방선거는 고성의 역사에서 한 시대가 마감되고 새로운 시대가 준비되어야할 필연성을 의미한다. 고성사회의 역사는 이미 생명력이 고갈된 낡은 질서를 억지로 끌고 온 셈이 아닌가? 지금 우리고성은 일부만을 수정하는 단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전체를 뜯어 고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전부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 세월 쓰임새 있는 능력이 한계를 보여, 생명력이 고갈된 과거의 낡은 질서에 더 이상 우리의 삶을 맡길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 어느 군민도 의심하지 않고 동참할 것이라 사료된다. 개혁의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세력들이 군민을 위한답시고 하는 일을 보면, 한편으로는 우습고 한편으로는 서글프다.
건전한 고성사회질서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공정성과 감시감독조차 방기한 현실에서, 수구세력에 대해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통제를 언론들이 책임짐으로서, 이들에 의해 질식되어버린 고성사회의 동태적 잠재력을 살려 내는 것이다. 대장은 사정거리 밖에서 졸병들만‘돌격 앞으로’외치는 우리네 영웅들보다‘나를 따르라’외치며 장렬히 앞장서 때리고 부시고, 그러다 한줌의 재만 남긴 채 사라지는 유럽형 영웅들이 그리워 눈물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