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성균관 전부관장

도해(道奚) 원년 경인(庚寅:기원전 1891년) 임금이 오가(五加)에 명하여 열두 명산(名山)에서 가장 뛰어난 곳을 골라 국선(國仙)의 소도(蘇塗)를 세우게 하였다. 많은 박달나무에 둘레에 심고 그 가운데에서 가장 큰 나무를 골라 받들어 환웅(桓雄)의 상(像)을 만들어서 모셔놓고 제사지내며 이를 웅상(雄常)이라고 이름하였다. 국자감(國子監)의 스승인 유위자(有爲子)가 헌책(獻策)하여 말하였다.
생각건대 우리 신시(神市)는 실로 환웅께서 하늘을 열고 제사지내며 무리를 다스림에 있어서 신선의 도로서 하고 계율을 세워 이를 교화하였다. 천경신고(天經神誥)는 위의 임금께서 지으시고 의관대검(衣冠帶劍)은 즐겁게 여겨 백성까지 본받았다. 백성들은 법을 범하는 일이 없이 평등하게 다스려졌고 들과 산에는 도적이 없어져서 저절로 편하게 되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질병이 없어져 스스로 장수하였다. 탐을 내지 않아도 저절로 풍요하였다. 산에 올라 노래를 불렀고 달을 맞이하여 춤을 추었다. 이런 풍속이 먼곳까지 이르지 않음이 없고 곳곳마다 흥겨웠다.

덕교(德敎)는 모든 백성에게 가(加)하여졌고 칭송의 소리는 온 세상에 넘쳐 흘렀다. 이때는 이러한 아름다운 전경이 있었다라고 하였다.
그 해 겨울 10월에 대시전(大始殿)을 짓도록 명하였는데 아주 웅장하고 화려하였다. 환웅 임금의 조상(彫像)을 받들어 이에 모시었다. 머리 위는 빛이 반짝이었으니 마치 큰 해와 같이 원광(円光)이 온 우주를 비추었다. 박달나무 아래의 환화(桓花) 위에 앉은 모습이 마치 하나의 진신(眞神)이 둥근 원과 같으며 천부인(天符印)을 손에 들었다. 대원일(大円一)의 그림을 누전(樓殿)에 걸었다. 그 호(號)를 거발환(居發桓)이라고 이름하였는데 3일동안 계율을 지키고 7일동안 백성을 교화하니 그 위업이 온 세상에 떨치었다. 그 뜻을 적은 글은 다음과 같다.
‘하늘은 그윽하고 현묵(玄黙)함으로서 크고 아름다우며 그 도는 넓고 둥글며 그 일은 참되고 하나이다(眞一). 땅은 축장(蓄藏)함으로서 크다고 하나니 그 도는 효원(效圓)하고 그 일은 오직 부지런한데 있다(勤一). 사람은 슬기로움으로서(知能) 크다고 하나니 그 도는 택원(擇圓)하며 그 일은 오직 협력하는 데 있다(協一). 그런 까닭에 한 신령이 충(充)을 내리고 본성이 광명으로 통하여 세상을 이치로 다스려 인간을 크게 이롭게 한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곧 이 내용을 비석돌에 새겨 대로변에 세웠다.

도해 28년(기원전 1864년) 관청을 새로이 건축하고 지방산물을 모으고 진기한 물건을 점검하였다. 천하의 백성들이 앞을 다투어 진상하였는데 진설(陳設)한 진상품이 산과 같았다.
도해 38년(기원전1854년) 민간의 장정들을 모아서 모두 병정으로 삼았다. 그 가운데서 뽑은 20명을 하(夏)나라 서울에 보내어 나라의 가르침을 전함으로서 권위 있는 이름과 나라의 위엄을 보였다.
도해 46년 을해(乙亥:기원전 1846년)에 왕이 누전(樓典)에 올라가 경전(經典)을 의론하고 신고(神誥)를 강연하였다. 그리고 오가(五加)들에게 지시하여 앞으로 극형을 금하고 거지에게 밥을 주고 사형(死刑)울 없애라고 하였다. 나라안팎에서 이를 듣고 크게 기뻐하였다.
도해 57년(기원전 1835년) 임금이 서거하였다. 만백성들이 매우 애통하기를 마치 친부모상과 같았다. 3년을 슬퍼하였고 온 나라 안이 노래와 춤을 금하였다. 아한(阿漢)이 다음 임금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