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선균 고성문화원 향토사연구원

▲ 아리랑의 유래?
아리랑이라는 노래의 유래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뜻을 풀이하는데 학설이 많기도 하다. 일단 아리랑이라는 노래에서 우리가 느끼는 바는 기뻐서 부르는 노래는 아니라고 생각되며 나를 버리고 그냥 가버릴지도 모르는 님에게 함께 가자는 애타는 심정이 담겨져 있다.
문경시 옛길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의 공동기획전 길위의 노래 고개의 소리 ‘아리랑’을 문경새재 옛길박물관에서 지난 4일부터 한 달간 전시한다기에 개막하루 전 박물관 학예사 안태영 문학박사를 만나기 위해 고성에서 출발하여 오후에 도착했다. 개막하루 전이라 모두 정신없이 진열대 앞에서 최종점검을 하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자료 정리를 하고 있는 안태영박사에게 이번 아리랑 공동 기획전에 관한 설명을 부탁드려 그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우리 문화의 대표적 상징이자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지정된 아리랑을 재조명하고, 아리랑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420점의 자료가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5월 31일까지 옛길박물관에서 개최된다.

1916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군에 징집된 한국인이 독일군의 포로가 되었다. 이들은 당시 독일의 언어학자이자 민속학자인 알베르트 되겐(Doegen, 1877-1967)박사가 주도하는 각 민속의 언어, 음악자료의 조사에 응하게 된다.
당시에 조사된 자료들은 현재 독일 훔볼트 대학교 부속 베를린 라우트 아카이브(Laut Archiv)에 보관되어 있다.
이번 기획전의 의의는 아리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사가 높은 때에 이루어지는 전시라는 점이 주목된다. 또 아리랑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전시로서 다양한 자료와 매체를 통해 아리랑을 접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라우트 아카이브에서 대여한 SP음반과 이들이 부른 아리랑 음원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독일 라우트 아카이브의 소장인 멜라니 교수와 담당 사서가 직접 개막식에 참석하여 음원자료의 활용과 관련하여 문경시와 MOU도 체결할 예정이다.
김 그레고리와 유니콜라이가 부른 아리랑은 현재 우리가 친숙하게 들려왔던 아리랑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흥미를 더해준다. 예컨대 아리랑의 후렴이 ‘아라릉 아라릉 아라리요/ 아리랑 철철철 배 떠나간다/ 아라랑 아라랑 아라리요/ 아리랑 띄어라 노다가자’ 이다.
이 아리랑은 1896년 H.B 헐버트에 의해 채보되어 ‘The Korean Repository'에 실려있는 아리랑과 일치하는 후렴구를 보여주고 있다.

아리랑은 누가 언제 어디서 부르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다.
아리랑, 아르렁, 아로롱, 어르렁, 아라리, 쓰리랑 등 아리랑의 어원과 유래도 많다. 구비(口碑)로 전승되어 온 아리랑의 특징 때문이다. 그러나 ‘매천야록’과 ‘한양가’에는 왕도 즐겼던 노래로 아리랑이 꽃을 피웠다. 그리고 님웨일즈와 김산에 의해 ‘아리랑(Song Of Arirang)’이 메아리치며, ‘광복군 아리랑’으로 이어진다. 아리랑은 국가(國歌)에 비견되기도 하며,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대중가요로 재탄생된다. 이 과정을 유물과 자료를 통해 볼 수 있다.
아리랑은 문학, 음악 등 예술작품 전반으로 재생산되고, 학용품과 생활용품, 담배와 성냥으로도 우리의 기억을 이끈다. 팔도강산 방방곡곡에서 아리랑은 불려지고 한국인이 살고 있는 그 어느 곳에서나 아리랑이 노래되는 모습이 전시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아리랑을 어느 특정지역의 민요로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 알려진 부분이라고 하면서 안태영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을 3대 아리랑이라고 하는데 원래 그 지역의 민요와 접촉되어 전승되며 실제 아리랑의 기록을 보면 구한말 역사로 올라간다. 하지만 고려시대까지 아리랑의 발자취는 찾기 어렵다는 입장과 현재 우리가 접하고 있는 아리랑은 나운규의 아리랑이며 20~30년대의 유행가였다.
지금 전시된 아리랑은 1917년에 부른 노래로 나운규의 아리랑보다 10년정도 앞선 노래이며 또한 이것을 1910년대에 서울지역에서 유행된 유행가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는 서양악보로 처음 채보된 ‘The Korean Repository(1896)’에 실려있는 할버트‘Homer Bezaleel Hulbert, 1863~1949)’의 아리랑이다. 이 아리랑에는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나간다’라는 사설이 들어있어 문경새재 아리랑과는 친연성이 자주 언급되곤 한다. 이를 기점으로 비숍(Isabella Bird Bishop, 1832~1904)여사의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에도 이 아리랑이 그대로 인용되는데 1898년 뉴욕과 런던에서 각각 출판된 책들이 전시된다.
소설 대지의 작가로 이름난 펄벅(Pearl Sydenstricker Buck, 1892~1973)여사는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흔들리는 갈대(Living Reed), 1963’라는 제목의 소설을 발표한다. 이 소설은 당시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이 책의 표지가 ‘아리랑으로 장식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옛길박물관은 경북 문경시가 운영하는 공립박물관으로 문경새재 내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시대 영남대로를 중심으로 한 교통로와 역원, 옛길 위에서 펼쳐졌던 각종 문화상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끝으로 문경시 옛길박물관 학예사 안태영 문학박사에게 감사드린다.
 

                                           - 옛길박물관 안태영 문학박사
 

                                            - 김 그레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