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렬(金鶴烈, 1923~1972) 전부총리는 고성출신으로 박정희대통령시절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을 지냈다.

1950년 제1회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하여 재무부 사세국장을 거쳐, 재무장관에 취임했다.

같은 해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으로 전임, 한국경제의 제반 기획과 운영에 크게 공헌하였으며, 1969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에 발탁되었다.

그는 경제 관료로서 세 차례에 걸친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직접 입안하였고,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 설립을 추진한 것은 그의 업적으로 청조근정훈장(靑條勤政勳章)을 받았다.

또한 우리 고장에는 김학렬배 초·중·고 축구대회도 열어 청소년들의 체력향상에도 기여했다.

당시 고성군 체육행사로는 단연 으뜸이었다. 하지만 이런 김 부총리의 업적을 뒤로한 채 최근 동상 이전문제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여간 마음이 개운치 않다.

이러한데 는 고성읍 서외리 구 학림유치원에 있는 김 전부총리의 동상이 훼손되어 잡초에 묻혀 지금까지 방치돼 왔다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모 언론에서 이러한 내용이 보도되자 얼마 있지 않아 동상이전 및 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참으로 훌륭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누군가는 해야 할일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좋은 뜻을 소수 몇몇 추진위원들의 생각만으로 정해졌다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이번 같은 사안은 우리 군민모두의 동참 속에 가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군민들의 생각이지만 이점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추진위 구성에서도 문제점은 여실히 드러났다. 이들 추진위원 대부분이 전 현직 의원은 물론이고 언론사 대표와 동문회장 등 우리지역에서 내로라하는 분들로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을 충분히 인식치 못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다방면 에 걸친 업계의 종사자나 학술단체는 물론이고 연령대 또한 높아 젊은 층은 아예 참여조차 못해 전체 군민의 의견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급조된 추진위는 요즘 들어 지역발전위원회나 사회의 핵심적인 위원회구성의 연령층이 날로 고령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도 고려치 않았으며 사안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역적인 영향도 적지는 않다. 하지만 이 고장을 이끌어나갈 젊은 기수들을 위해 문을 열어줌은 어떨까 싶다. 이뿐만 아니라 동상이 모 초등학교로 이전 할 것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으나 정작 해당동문들은 아는 바도 없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어쨌든 이들만의 구성으로 군민들의 의견을 총망라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시라도 군민들과 출향인 모두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그저 추진위원 몇몇이 모여서 될게 아니라 설치 장소나 방법 등에 대해서 좀 더 심도 깊게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뜻과 훌륭한 일도 우려를 빚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김 부총리가 존경받아야 할 분임에는 틀림없으나 이로 인해 자칫 지역민들 간에 불협화음 등으로 이어질까 고심된다.

군민 대다수의 좋은 의견이 수렴될 때 비로소 고인을 더욱 역사의 소중한 인물로 승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요즘 우리 지역에는 무슨 일만 생기면 무조건 내질러 놓고 해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좀 더 심도 깊고 신중하게 판단해 처리했으면 한다. 지역의 민심을 잘 헤아려야 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