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성균관 전부관장

기원전 2182년 기해(己亥) 5월에 가륵이 제 3대 임금으로서 용상(龍上)에 앉아 신하인 삼랑 을보륵(三郞 乙普勒)을 불러서 신왕(神王)이 행하는 종전(倧全)의 도술(道術)을 물었다. 부륵은 엄지손가락을 오른손에 얹어 삼륙대례(三六大禮)를 행하고 다음과 같이 진언하였다.
‘한얼님(神)께서는 능히 만물을 만들어 내고 그 본성을 완전하게 창조함으로서 백성들은 신령의 오모하고 신성함을 믿습니다하고 임금은 능히 덕(德)과 의(義)로서 세상을 잘 다스려 제각기 그 삶(命)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임금이 베풀어야 할 도리이니 이로써 백성들은 승복할 것입니다. 종(倧)이란 나라에서 선택한 바요, 전(佺)이란 백성들이 내세우는 것이니 모두 7일을 주기로 하여 삼신(三神)에게 나아가서 맹세를 합니다. 삼홀(三忽)은 전(佺)이 되고 구환(九桓)은 종(倧)이 되나니 대개 이것이 그 도(道)입니다.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은 아버지 노릇을 잘할 것이요, 임금이 되려는 사람은 임금의 할 바를 다할 것이며 스승이 되려는 사람은 스승의 도리를 다 해야 할 것입니다. 또, 자식이 되려 하고 신하가 되려 하고 제자가 되려면은 자식의 도리를 다 할 것이요, 신하의 할 바를 다할 것이요, 제자의 도리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때문에 신시(神市) 개천도(開天道)는 역시 신으로서 가르침을 베풀고 나를 알고 나서 독존(獨存)을 구하며 나를 비워서 만물을 있게 하여 능히 그 복을 널리 인세(人世)에 끼칠 따름입니다. 한얼님을 대신하여 천하의 왕이 되고 도를 넓고 크게 넓혀서 무리를 유익하게 하며 한사람이라도 그 본성을 잃는 사람이 없게 하고 임금을 대신하여 인간을 맡아 다스리며 병(病)을 뽑아 없애고 원한을 풀게 하며 한 가지 물건이라도 생명을 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이 망령됨을 고치도록 깨닫게 하는 것이 진(眞)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3,7의 날을 계산하여 모든 사람들을 모아서 계명(戒名)을 지키게 하여 이로부터 조정에는 종훈(倧訓)이 있고 백성에게는 전계가 있어서 우주의 정기는 순수하게 밝은 땅 동진(東鎭)에 모으고 삼광오정(三光五精)이 뇌해(腦海)에 응결하여 현묘(玄妙)하게도 스스로 밝은 빛을 얻어 서로 함께 일을 하였다. 이것을 거발환(居發桓)이라 하였으며 그것을 구환(九桓)에게 베풀었다. 이에 구환의 백성들이 모두 따라와 하나로 화하였다.
기원전 2181 경자(庚子)에 시속(時俗)이 오히려 같지 아니하고 방언(方言)이 서로 달랐다. 상형(象形)으로서 뜻을 표현하는 진서(眞書)가 있기는 하였으나 조그만 고을까지도 말이 대부분 통하지 아니하고 100리 거리에 위치한 국가가 서로 말이 통하지 아니하여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에 삼랑 을보루에게 명하여 정음(正音) 38자를 짓게 하였다. 이것을 가림토(加臨土)라 하였다.
 

가륵 3년 신축(辛丑)(기원전 2180)에 임금은 신지고결에게 명하여 배달유기(倍達留記)를 편수케 하였다.
가륵 6년 갑진(甲辰)(기원전 2177)에 열양(列陽), 욕살(褥薩), 색정(索靖)을 약수(弱水)에 옮겨 종신(終身)극치(棘置)에 처한 후 그를 사면하여 그 땅에 봉하였는데 이가 곧 흉노(匈奴)의 선조가 된다.
가륵 8년 병오(丙午)(기원전 2175) 강거(康居)가 반하므로 임금께서 지백특(支伯特)에서 토벌하였다. 그해 4월에 임금께서 불함산(不咸山)에 올라 민가를 내려다 보고 연기가 적게 나는 집에 조세를 감면하여 차등을 두도록 명하였다.
가륵 10년 무신(戊申)(기원전 2173) 두지주(豆只州)의 예읍(濊邑)이 반역하므로 여수기(余守己)에게 명하여 그 우두머리 소시모리(素尸毛梨)의 목을 쳤다. 이로부터 이 땅을 가리켜 소시모리라 하였다. 지금은 전음(轉音)하여 우수국(牛首國)이라 한다.
그 후손에 협야노(陜野奴)라는 자가 있어 해상으로 도망하여 삼도(三島)에 들어가 그 곳을 의거하여 천왕(天王)이라 거짓으로 칭하였다.
가륵 45년 계미(癸未)(기원전 2138) 9월에 가륵임금께서 돌아가시고 태자 오사구(烏斯丘)가 임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