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성균관 전부관장

<지난호에 이어>

소와 말을 보아라. 오히려 먹이를 나눠 먹는다. 서로 헐뜯지 않으며 서로 빼앗지 않으며 서로 도둑질 하지 않으면 나라가 은성해지는 것이다.

너희들은 저 호족(虎族)을 보아라. 강폭하고 영(靈)이 없어 천민이 된 것이다. 너희들은 사납게 달려가 찔러 죽이지 말고 상하게 하지 말 것이며 항상 하늘의 규범을 지켜 만물을 깊이 사랑하라. 기울면 부축해주고 약한 자를 능멸해서는 안 되며 다 같이 서로 도와주고 낮은 자를 멸시하지 말라. 너희들이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신령의 도움을 영원히 받지 못할 것이요, 몸과 가정이 크게 몰락할 것이다.

너희들이 만일 논밭에 불을 놓으면 곡식 종류가 타버려서 신인(神人)이 다같이 노할 것이다. 너희가 아무리 그 향기(香氣)를 두껍게 싸 막더라도 반드시 샐 것이다. 너희는 본래의 성품을 공손히 받들고 악을 숨기지 말고 화를 감추지 말며 마음은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친하게 하라. 그러면 너희의 복록(福祿)은 무궁할 것이니 너희 오가(五加)의 무리들은 기쁨으로 내 말을 복종해야 할 것이니라’라고 하였다.

이 때에 팽우(彭虞)에게 명하여 토지를 개척케 하고 궁궐을 짓게 하였다. 신지(臣智)에게 문자를 만들어 기록케 하고 기성(奇省)에게는 의약을 베풀게 하였다. 나을(那乙)에게는 판적(版籍), 희전(羲典), 괘무(卦莁)를 관장케 하고 우작(尤作)에게는 병마(兵馬)를 맡게 하였다. 비서갑(斐西岬) 하백(河伯)의 딸을 맞이하여 황후로 삼고 누에치는 법을 가르치고 길삼을 장려하게 하였다. 이에 훈훈하고 착하여 천하가 즐겁고 평화로운 정치가 사표(四表)에 고루 베풀어졌다.

정사(丁巳) 50년(기원전 2281), 홍수가 범람하여 백성이 편히 쉬지 못하였다. 이때 단군황제는 풍백(風伯) 팽우(彭虞)에게 치수(治水)를 명(命)하여 고산(高山)과 대천(大川)을 정리하여 백성들이 편안히 살게 하였다. 우수주(牛首州)에 이에 대한 비(碑)가 있다.

51년 무오(戊午)(기원전 2283), 임금께서 운사(雲師)인 배달신(倍達臣)에게 명하여 혈구(穴口)에 삼랑성(三郞城)을 쌓고 제천(祭天)의 단을 마리산(摩璃山)에 쌓게 하였다. 지금의 참성단(塹城壇)이 그것이다.

67년 갑술(甲戌)(기원전 2267), 임금께서 태자 부루(扶婁)를 보내어 우사공(虞司空)과 도산(塗山)에서 만나게 하였다. 태자는 오행치수법(五行治水法)을 전하였다. 나라의 경계를 감정하여 유주(幽州)와 영주(營州)의 두 주를 우리에게 속하게 하였다. 회대(淮垈)의 제후(諸侯)를 정하여 분조(分朝)를 두고 이를 다스리는데 우순(虞舜)으로 하여금 그 일을 감독하게 하였다.

93년 경자(更子)(기원전 2241), 단군임금께서 버들 궁궐에 계셨다. 스스로 토계(土階)를 이루는데 그 풀더미를 뽑아 버리지 않았다. 박달나무가 우거진 숲속 그늘에는 곰과 호랑이가 놀고 소와 양이 살찌는 것을 보았다. 전답 사이에 있는 도랑을 파내고 밭길을 만들며 누에치기를 권하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니 백성들은 재물이 남아서 국용(國用)에 보탬이 되었다. 나라 안이 크게 모여서 상달마다 한얼에 제사를 지내니 백성들이 밝고 명랑하여 스스로 즐거워했다. 이로부터 황제(皇帝)의 신화(神化)와 덕화(德化)가 9역(域)에 환하게 적시어 멀리 탐랑(耽浪)까지 이르러 덕(德)과 교(敎)가 점차로 널리 퍼져 나갔다. 이때에 천하의 땅을 구분하여 삼한(三韓)으로 나누어 다스렸다. 삼한은 모두 5가(家) 64족(族)이였다.

이 해 3월 15일에 단군임금께서 봉정(蓬亭)에서 돌아가시므로 교외의 10리의 지점에 장사지냈다. 나라백성들은 친부모님의 상과 같이 슬퍼하고 단기(檀旂)를 받들며 아침저녁으로 합좌경배(合坐敬拜)하고 항상 마음속에서 잊지 않았다. 태자 부루가 뒤를 이어 황제가 되었다.

※ 참고문헌 : 환단고기(桓檀古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