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성균관 전부관장

 부루(扶婁) 원년(元年) 신축 (기원전.2240) 임금님께서는 어질고 덕이 높으시고 도량이 넓으시어 국가의 살림이 크게 넉넉하였다. 백성과 더불어 산업을 일으키니 한 사람들도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사람이 없었다.
춘추(春秋)로 언제나 나라 안을 두루 돌며 살피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를 예(禮)에 따라 행하였다. 지방관원들의(諸奸)들의 선악을 살피고 상벌을 신중히 하며 개천을 파내고 농상(農桑)을 권장하였다. 또 학당을 세워 학문을 일으키니 문화가 크게 진보하여 명성이 날로 드러났다. 처음에 우순(虞舜)(고대 중국의 우임금과 순임금) 이 남국(藍國) 의 옆에 유주(幽州) 와 영주(營州) 의 두 고을을 설치하므로 부루임금께서 군사를 보내어 이를 정벌하여 그들을 모두 쫓아버렸다. 그리고 동무(東武)와 도라(道羅)등을 봉하여 그 공을 표창하였다.
신시(神市) 이래로 국중대회를 열고 제사를 올릴 때마다 나라 안 백성이 크게 모여서 축원을 드리고 덕(德)을 기리며 화합하고 어아(於阿)를 약(藥)으로 하여 근본에 대하여 감사하였다. 천신과 사람이 사방을 화합하는 의식을 행하였는데 이것이 참전계(參佺戒)였다. 그 가사에 이르되 ‘어아어아 우리들 대조신(大租神)께 큰 은덕 있네/ 배다나라 우리들이 백백천천년 잊지마세/ 어아어아 선심은 활이 되고 악심은 과역이라 우리들 백백천천 활줄 같이 착한 마음 곧은 살은 한 마음과 같네/ 어아어아 우리들 백백천천 한 활로 과녁을 뚫었네/ 끊는 물과 같은 착한 마음속에 한점 눈(雪) 같은 악한 마음일세/ 어아어아 우리들 백백천천 활 같이 굳은 마음 배달나라 영광이네/ 백백천천년 놓고 큰 은덕 우리들의 대조신 우리 한배검이라 하였다.

부루(夫婁) 2년 임인(壬寅)(기원전 2239) 임금께서 소련(少蓮)과 대련(大連)을 불러 치도(治道)를 물었다. 이에 앞서 소련과 대련은 거상(居喪)을 잘하였다. 3일을 게으르게 하지 않았고 석달을 태만하게 하지 않았으며 일주년(朞年)에는 슬퍼하였고 3년상을 마칠 때까지도 근심하였다. 이로부터 대개 세속에서는 다섯달로서 상(喪)을 중지하였으며 더 오래하는 것을 영광스럽게 여겼다. 이것은 천하 대성인(大聖人)의 덕화(德化)의 흐름이니 마치 전우(傳郵) 의 빠름과 같다. 이련(二連)은 효도로써 알려졌으며 공자(孔子) 또한 이련을 칭송하여 말하기를 ‘효도는 인간을 사랑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근본이다’ 라고 하였다. 이것을 온 세상에 널리 알려 표준이 되게 하였다.

부루3년 계묘(癸卯)(기원전2238) 9월 조서를 내려 백성들로 하여금 머리를 땋고 모자를 쓰고 푸른옷을 입게 하였다. 되말과 저울의 모든 그릇을 모두 그 기준을 관에서 하였으며 천(布)과 삼배(麻布)와 모시(苧)의 가격은 두 가지가 없게 하니 백성들이 스스로 속이지 아니하여 멀고 가까운 곳이 다 편리하게 되었다.

부루10년 경술(庚戌)(기원전2231) 4월 정전(井田)을 글의 논밭 장부를 만들어서 백성으로 하여금 스스로 사사로운 이의를 갖지 못하게 하였다.

부루12년 임자(壬子)(기원전2229) 신지(神誌)인 귀기(貴己)는 칠회력(七回歷)을 만들어서 바치고 구정도(九井圖)도 만들어 바쳤다. 부루 58년 무술(戊戌)(기원전2183) 부루임금께서 돌아가시자 그날 일식(日食)이 있었고 산 짐승들은 떼를 지어 어지럽게 산마루에서 울어댔고 만백성들은 애통하였다. 그 뒤에 나라 사람들이 제사를 지냈고 집안의 좋은 땅을 가려서 제단을 쌓고 질그릇에 곡식을 가득히 담아서 제단 위에 놓았다. 이것을 부루단지(檀址)라 하였으며 또 업신(業神)이라 하였다. 또한 전계(佺戒)라고도 하였으며 전인(全人)이 계(戒) 받음으로서 업주가리(嘉利)가 되는 것이다. 아는 사람과 업이 구전(俱全)한다는 뜻이었다. 태자(太子) 가륵(嘉勒)이 다음 임금으로 추대되었다. 부루는 58년간 재위(在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