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2012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11월 20일 고성문화원 향토사연구소 회원들은 문화유적지 현장 답사 차 표표히 떠나갑니다. 목적지는 부산광역시의 복천박물관과 금정산 범어사 그리고 경남 양산시의 영취산 통도사입니다.
 08시에 관광버스는 신공설운동장에서 출발합니다. 참가 회원은 33명입니다. 관광버스는 마산을 지나 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달려갑니다. 함께 탑승하신 도충홍 고성문화원장님의 인사 말씀에 이어서 하기호 고성문화원향토사연구소 소장님께서 오늘 탐방할 유적지에 대한 설명을 합니다.
 ▲ 부산시 동래구 복천동 고분군에서
 10 : 20분경에 첫 답방지인 복천박물관에 도착합니다. 박물관은 부산광역시 동래구 복천동 고분길 169번지에 있습니다. 복천박물관은 복천동고분군에  있습니다. 복천박물관 자원봉사자 임미남 문화관광해설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반갑습니다. 경남 고성문화원향토사연구소에서 우리 복천동 고분과 복천박물관을 답방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곳 복천동 고분군은 1969년도에 처음 발굴한 이래 지금까지 발굴 조사 중입니다. 고분군은 동래 마안산 중턱에서 서남쪽으로 길게 뻗어 내린 언덕에 수 십 기가 집중해 있습니다.

 이곳 고분들은 가야시대 고분으로 보며, 조성 시기는 6세기 이전의 가야의 지배층들의 무덤으로 한 창 번성했던 가야문화와 함께 가야가 신라와 편입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것이 특징적인 유적입니다. 이곳에서 출토된 문화유물은 토기와 철정, 철제갑옷, 옥제구슬, 금동관을 비롯한 장신구류 및 여러 가지 생활용품입니다. 이것들은 모두 이곳에 집중적으로 분포된 목관묘, 석곽묘, 옹관묘 등 다양한 형태의 고분에서 나온 것입니다. 복천동 고분군은 이처럼 다양한 고분들이 있어 고분 변천사 연구에 귀중한 문화유적지입니다. 이곳에서 출토 전시된 유물 중 철정을 비롯한 철제갑옷, 장검, 철제마구류가 많습니다. 이것은 옥돌나라가 신라였다면, 철의 나라는 가야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설명을 듣고 고대인들의 생활모습과 사후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고분에 대하여 알아봅니다.

 ▲ 고분은 무엇일까?
 고분은 옛 무덤이라는 뜻입니다. 무덤은 사람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삶의 흔적입니다. 무덤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서 여러 형태와 구조를 가지며, 여기에는 다양한 유물이 부장되고 때로는 사람이 순장되기도 합니다. 무덤 속에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모습과 문화를 보여주는 많은 정보가 숨어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통하여 고대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삶의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고분의 축조과정은 묘지선정, 묘지굴착 및 정비, 무덤방 만들기, 주검(널, 관) 안치 및 부장품 부장, 무덤방 밀폐, 봉분 조성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고대 무덤방에 붉은 색 주칠을 하는 것은 사자의 부활을 염원하고, 새, 말(천마), 기린 형상의 토기류 등을 부장하는 것은 죽은 후에 하늘로 돌아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 고장 고성읍 송학동 고분 중에도 현실에 붉은 채색이 된 것이 발굴 되었습니다. 횡혈식 무덤방 석조 현실 천장과 벽면에 붉게 채색한 것입니다. 이것도 고분에 안치된 사자의 부활을 기원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11 : 30분경에 복천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금정산 자락의 범어사에 도착합니다. 

 ▲ 금정에 사는 하늘나라 고기를 뜻하는 금정산(金井山) 범어사(梵魚寺).
 금정산 범어사는 부산시 소재 금정산 동쪽 산록에 있습니다. 범어(梵魚)는 ‘하늘나라의 고기’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마르지 않는 금정(金井)에 살고 있는 하늘나라 고기와 같은 절인 셈입니다.

 
 사적기에 의하면, 범어사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 금정산(金井山)에 있는 절입니다.
 또 범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本寺)입니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동국(東國)의 남산에 명산이 있어서 그 산정에 높이 50여 척의 거암(巨岩)이 있고, 그 바위 한가운데 샘이 있으며 그 물빛은 금색(金色)에다 물 속에 범천(梵天)의 고기가 놀았다. 그래서 산명을 금정산(金井山)이라 하고, 절을 범어사(梵魚寺)라 한다.”고 하였습니다.
 신라 문무왕 18년(678)에 의상대사가 신의 계시로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 창건한 절로서,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경남의 3대 사찰로 꼽히고 있습니다. 창건 당시 문무왕의 명으로 대규모 불사를 하여 요사 300방, 토지가 360결, 소속된 노비가 1백여 호로 국가의 대찰이었다고 합니다. 원효대사도 이곳 범어사에서 수도 했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서산대사가 창의승병(倡義僧兵)의 본거지로 삼기도 한 곳입니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되어 거의 폐허가 되었습니다. 그 후 광해군 5년(1613)에 묘전 현감스님, 혜민스님 등이 법당과 전각을 중건 중수하였습니다. 현존하는 대웅전과 일주문은 그때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범어사도 창건 이후 소실과 중건을 거듭하다 근세의 고승인 경허스님이 1900년에 범어사에 선원을 개설하였습니다.
 범어사는 많은 고승 대덕들을 배출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임진왜란 때는 승병대장인 서산대사께서 승병을 이끌고 왜적과 싸운 뒤 호국법맥을 사찰의 기풍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 3.1독립 운동 때는 이곳에서 수행하던 승려들이 ‘범어사 학림의거’라는 독립운동을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근대에는 경허스님, 용성스님, 동산 스님, 성철 스님 등 선지식들이 머물며 수행한 내력이 있어 선찰대본이라고 합니다. 특히 범어사에서 수행한 선지식 들은 일본 불교의 잔재를 청산하고 한국불교의 전통을 세우기 위해 불교전화운동을 앞장서 이끌었습니다.
 현재에는 부산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전통문화체험장으로 인기가 좋습니다.
 범어사는 스님들의 참선공간인 선원을 신축하면서 선지식들의 체취가 서린 휴휴정사(休休精舍)를 템플스테이 전용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법어사 템플스테이의 가장 큰 특징은 불무도수련(佛武道修鍊)이라고 합니다. 휴휴정사 앞 넓은 잔디밭에서 금정산의 정기를 마시며 수련하는 불무도는 일상에서 움츠러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체험수련입니다.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  절의 초입부터 범상치 않은 특이한 범어사 일주문
 규모 있는 대부분의 절에는 일주문이 있습니다. 절이라는 공통성 때문인지 일주문의 양식 또한 비슷하지만 범어사의 일주문은 한 눈에 보아도 매우 특이합니다. 일주문은 보통 두 개의 기둥으로 되어 있으며 하나의 출입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형태를 일주삼간이라고 합니다. 또 일반 일주문들이 나무기둥만으로 되어 있는데 범어사 일주문은 이것들과는 달리 돌기둥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반으로부터 약 1.5m 정도의 높이까지는 배흘림 돌기둥으로 되어있습니다. 그 위에 목조 둥근기둥을 세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세 칸으로 나누어진 각각의 문 위에는 편액이 하나씩 걸려있습니다.
 중앙 문 위에는 ‘조계문(曹溪門)’이라는 편액이 걸려있습니다. 이는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마하 가섭존자, 달마대사, 육조 혜능대사의 법맥을 이은 조계종 사찰임을 의미합니다. 오른 쪽 문 위에는 ‘선찰대본산(禪刹大本山)’ 편액은 범어사가 선종의 으뜸 사찰임을 말합니다. 왼쪽 문 위에는 산 이름과 절 이름인 ‘금정산범어사(金井山梵魚寺)’라는 편액이 붙어 있습니다. 일주문을 들어서 사천왕문과 불이문을 지나 보제루(菩提樓) 앞을 지납니다. 보제루 오른 편 벽면에 그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들을 목우도(牧牛圖)라 합니다. 송나라 보명이라는 사람이 창안한 선화(禪畵)입니다. 소를 찾는 과정을 묘사한 것입니다. 그림에서 소는 ‘뭇 생명체들이 본래 갖추고 있는 청정한 성품’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그림은 검은 소에서 흰색 소로 변하고 더 나아가 마지막 열 번째는 비어있는 원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대웅전 왼쪽 뒤에 이름들이 각자된 커다란 바위 옆으로 기다란 전각이 마중합니다. 한 지붕으로 이어진 전각에는 부처님의 일대기가 그려져 봉안된 팔상전과 나반존자를 모신 독성각, 나한전이 나란히 있습니다. 오른편에는 조그마한 산령각(山靈閣)까지 있습니다. 이것은 불교가 우리의 토속 민속신앙까지 포용함을 의미합니다. 왼편의 둥근 형태로 된 독성각 출입문이 시선을 끕니다. 문살은 채색된 국화꽃 모양입니다. 범어사는 경내는 울창한 소나무 숲도 좋고, 숲 사이로 흘러내는 계곡물도 좋습니다. 아름답고 넉넉한 금정산 품에 있기 때문입니다. 푸른 하늘을 향하여 솟아있는 금정산 정상을 봅니다. 암봉인 금정산의 정상은 고당봉입니다. 범어사 입구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금정산과 고당봉에 관한 전설이 있습니다. 이것을 참고 하여 기록해 봅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