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그 하늘 그 세상은 괜찮나? 이승의 친구는 안타까운 밤을 맞는다. 그토록 고대했던 새정부가 순항하기를 바랬었다. 그럼에도 총리 지명자가 낙마했다. 부동산 투기, 병역, 세금포탈 등의 문제로 비난의 꽃이 만발하더니만 결국에는 홀씨가 돼 민초들의 가슴을 짓누르기에 이르렀다. 그러기에 쓸쓸한 게 아니라 씁쓸한 밤을 맞는다. 그만 우리들 민초가 그 자리에 앉는 게 좋을 것 같다. 못할 것도 없지. 바보같은 삶이 민초들이었나? 이러한 짓거리에는 자유롭지 않냐? 난, 나도 100% 통과다. 더러운 세상. 속 탄다. 대한민국 민초의 대변인격인 내조차도 이 나라의 고위공직자들 '똥닦이'밖에 안 되었다는 울분에 욕이 절로 나온다.
 "세상, 참 조오것다!"고.
 너와 나는 전후 세대로, 이름하여 '베이비 부머'라 부르제?
 촌놈으로 태어나 헐벗은 청소년기였다. 부모님의 농삿일 돕는다고 거머리에 피를 빨리고 소꼴을 베며, 작업복 대신 교련복으로 새마을운동에도 앞장 섰다. 대를 이은 가난한 부모님이었음에도 그 은덕에 쌀을 사고, 큼직한 눈망울의 황소를 팔아 요즘의 무조건적 '인 서울'과 달리 집에서 조금이라도 가까운 우골탑에다 등록금을 바쳤다.

 너와 나는 호남과 영남의 환상조였다. 꿈도 컸다. 괜찮은 직장도 잡았었나? 그랬지. 우린 이 나라의 산업화와 민주화에도 동참했다. 최루가스에 어깨동무로 낮은 포복으로 엎드려야만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리고는 철창에 갇혀 얻어 터지면서도 굴복하지 않았었다. 시내버스비가 없을 때도 있었고, 군복에 물을 들여 멋을 내고는 도서관에서 촌놈의 굶주린 배를 잡았다. 자존심이 그렇게도 강했던지 특별채용이었던 제법 높은 공직에도 응하지 않았었다. 이러한 속에도 촌놈 기질이라, 국가의 명에 징집되어서는 더러는 병신도 되고, 세금 내라면 내고, 집 한 칸 마련할 때 부동산 수수료 듬뿍 주면서 투기도 몰랐고, 위장전입도 몰랐다.
 이제사 보니 이러한 게 '이티세계'만의 세상은 아니었다. '법은 정의다'고 4년간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이러한 게 아직도 대한민국엔 요원한 불길에 불과하다. 군사독재정권은 군홧발로 우리를 짓밟으면서 '정의사회'가 슬로건이었제? 한 세대가 지난 지금도 허접하게도 언어의 춤꾼들이 '공정사회'란다. 조토! 그 말言이나, 이 말이나 같지 않냐? 2년 전, 이 세상을 하직한 이유를 알겠다. 직장을 사직하고는 조그마한 사업에 동참하더니만, 한 번 엎어져 도저히 '빚을 갚을 수 없다'는 너의 절규가 다시금  메아리처럼 귀울림으로 다가온다. 한 번 미끄러지면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이 사회구조는 우리들의 아이들까지 힘들게 한다.

 아직도 고위공직자들은 온갖 더러운 짓거리로 썩지 않은 곳이 없다. 지방을 가도 마찬가지다. 미래세대아 함께 할 사고나 개념도 없는 돌아이들이 콩고물에 의한 정치자금화에 멀쩡한 옥토까지 갈아엎는다. 저승에서도 이승의 고향을 내려다 보라. 그래도 우리는 법을 지키고, 민초들을 짓밟거나 이런 짓거리는 안 했잖아. "그래도 쓰레기같은 삶은 살지 않았군. 이만하면 잘 살았어! 난들 하느님의 잣대로는 흠이 없겠냐만은...,"이라고 스스로에게 생뚱맞은 자부심을 갖는다. 또한 법을 어기지 않고 열심히 살다간 너를 생각한다.
 그랬기에 염라대왕이 반겨주지 않더냐? 여생을 채우지 못하고 이승을 떠난 친구야! 지금 대한민국에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인간쓰레기는 더 많다. 진짜 '조컷튼 xx'들 때문에 더러운 세상이다. 해외유학파도 아니고, 얄팍한 지식으로 어디든 들이대는 그 잘난 교수가 아니고 세속적인 부도 없는 민초는 쳐다보지를 않는 행태는 여전하다. 이 나라가 민초들의 힘에서 성장한 거나 마찬가지인데도 말이다. 쉰을 넘긴 우리 세대쯤이면 부와 지식을 국가와 이 사회에 내놓으며 깨끗하게 봉사하는 삶이면 어떻노? 점잖은 내 입에서 또 욕이 나온다.
 "세상 참, 더럽고 조오것다."고.
 어린 시절 거머리에게 피를 빨린 것도 억울한데, 이제는 인간거머리한테 피를 빨리고 있기에 이들을 분리수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들의 조국. 대한민국에 묻는다.
 
*필자 주: 본 비평은 정치풍자로, 고대비평에서부터 가끔 본문에 쌍욕이 아닌 욕은 용인되는 것으로 문제되지 않음을 밝힙니다.
*필자는 1957 삼산면에서 태어나 읍내에서 고성초,중을 거쳐 경남항공고를 졸업 후 출향한 재경향우로서, 문필가(시.수필,문학평론,시나리오)이자 시사평론가로 공정사회실천국민연합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