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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맞으며
논설위원 심상정
고성문화원 향토사연구원
2013년 02월 08일 (금) 11:19:55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설날이 언제부터 우리 겨레가 명절로 지내게 됐는지는 명확하지는 않다. 중국의 역사서인 ‘수서(隨書)’에는 신라인들이 새해의 아침에 서로 예를 차려 축하하고, 왕이 잔치를 베풀며, 일월신에게 절하고 예를 지냈다는 기록이 보인다. 또 ‘삼국사기’에는 백제 고이왕(238년) 정월에 천지신명께 제사를 지냈으며, 책계왕(287년) 정월에는 시조 동명왕 사당에 참배하였다고 한다.
 신라 때에도 정월부터 여러 번 제사를 지냈다고 하는데, 이를 보아 이미 설날의 풍속이 생겼을 것으로 짐작된다.
 고려시대에는 설이 9대 명절의 하나로, 조선시대에는 설날을 4대 명절의 하나로 지내, 이미 오래 전부터 설이 지금처럼 우리 겨레의 큰 명절로 자리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의 풍속에는 설빔, 차례 지내기, 세배 등이 있다.
 설날에 입기 위해 준비한 옷을 설빔(歲粧)이라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설날 색동저고리를 입는데, 이것을 ‘까치저고리’라 하고  차례를 지낸 뒤 대보름까지 입었다 한다.
 차례는 아침 일찍 가족과 친척들이 종손 또는 큰댁에 모여 정성스럽게 마련한 음식으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낸다. 때로는 조상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사당이나 산소를 찾아 예를 올리거나 성묘를 하기도도 한다.

 세배는 새해 아침에 차례가 끝나면 친지나 마을의 어른들을 찾아뵙고 새해의 복을 빌며, 덕담을 나누는 인사의 관습으로 오늘날에도 아직 남아 있다. 그런데 이 세배도 절하는 법을 모르면 의미가 많이 퇴색될 수 있다.
 이를 공수법이라 하고, 공수법이란 어른 앞에서나 의식 행사에 참석했을 때 공손하게 손을 맞잡는 방법을 말한다. 공수의 기본 동작은 두 손의 손가락을 가지런히 편 다음, 앞으로 모아 포갠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은 엇갈려 깍지 끼고 집게손가락부터 네 손가락은 포갠다. 또 평상시에는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도록 하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한다. 두 손은 공손하게 맞잡아야 하며 손끝이 상대방을 향하지 않게 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 또 누워있는 어른에게는 절하지 않는다. 흔히 어른에게 “앉으세요.” “절 받으세요.”라고 하는데 이러한 말은 명령조로 들리기 때문에 “세배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좋다.
 세배를 하는 도중에 인사말을 하는 것도 예절에 맞지 않다. 절을 하는 사람이 아랫사람이라도 그를 존중하는 표시로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 좋겠다. 세배를 한 뒤에는  일어서서 고개를 잠간 숙인 다음 제자리에 앉는다. 그러면 세배를 받은 이가 먼저 덕담을 들려준 후 이에 화답하는 예로 겸손하게 얘기를 하는 것이 좋다. 덕담은 덕스럽고 희망적인 얘기만 하는 게 좋으며 지난해 있었던 나쁜 일이나 부담스러워할 말은 굳이 꺼내지 않는 게 미덕이다.

 사찰에서의 설 풍습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것들이 많다. 해인사의 경우  200명이 넘는 대중이 까치설인 섣달그믐에 묶은 세배를 올린다. 묶은 세배란 한 해를 무사히 보낸 것에 대해 모든 전각의 부처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새해 첫날 새벽 3시가 되면 모든 스님들이 대적광전에 모여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님과 보살들과 해인사를 창건하신 모든 스님들에게 예불을 올린다. 예불이 끝나면 스님들은 각 전각을 돌며 부처님께 신년 세배를 올린다. 그러면 새벽 일정은 끝난다.
 아침 6시에 떡국공양을 마치고 8시에 대적광전에 다시 모여 대중이 함께 어른 스님들께 세배를 드린다. 세배를 드리는 순서는 방장, 노덕, 중진, 비구, 비구니, 사미, 사미니의 순서로 세배를 드리고 세배가 끝나면 방장스님을 비롯한 20여 어른스님이 준비한 빳빳한 천 원짜리 세뱃돈을 받는다. 이렇듯 사찰의 설 풍속은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예경하고 훈훈한 덕담으로 마무리하는 전통과 가치를 우선시하는 아름다운 전통을 지켜가고 있다.
 이러한 설의 이미는 언어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섧다, 삼가다, 낯설다, 몇 살, 세우다 등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인간의 오래 살고 싶은 욕망과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오는 느낌 즉, 한 해가 지남으로써 점차 늙어가는 처지를 서글퍼하는 뜻이 있는 것으로 본다.

 몸과 마음을 바짝 죄어 조심하고 가다듬어 새해를 시작하라는 의미이다. 처음 가보는 곳, 처음 만나는 사람은 낯선 곳이며 낯선 사람이다. 따라서 설은 새해라는 정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낯섦의 의미로 생각되어 ‘낯 설은 날’로 생각되었고, '설은 날'이 '설날'로 바뀌어졌다는 의미도 유추할 수 있다. 한국말을 유래시킨 우랄 알타이어계 중에서 산스크리트어는 해가 바뀌는 연세(年歲)를 '살'이라고 한다. 산스크리트 말에서 ‘살’은 두 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해가 돋아나듯 ‘새로 솟는다’는 뜻과 시간적으로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다는 구분이나 경계를 뜻하고 있다고 한다.
 이 모두 설날의 의미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이 ‘살’이 ‘설’로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설날을 가리키는 한자어는 정초(正初), 세수(歲首), 세시(歲時), 세초(歲初),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 등이 있다. 하지만 그 한자말들은 ‘설날’ 만큼 정감어린 말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설날 아침을 뜻하는 한자말 원단(元旦), 원조(元朝), 정조(正朝), 정단(正旦) 등의 말도  ‘설날 아침’보다는 정겹지는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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