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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사성의 겸양
논설위원 심상정
2012년 10월 19일 (금) 11:27:16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고불(古佛) 맹사성은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으로 황희(黃喜)정승과 더불어 청렴결백한 정치가로 겸양지덕에 관한 일화를 많이 남겼다.
 열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급제하여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군수라는 자리에 올랐으니, 자만심이 엄청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무명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스님이 생각하시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무명선사가 대답했습니다.
 "그건 어렵지 않지요. 악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맹사성이 크게 웃으며,
 "그런 건 어린 아이도 다 아는 말이 아닙니까? 먼 길을 온 내게 해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요."
 그러자 무명대사가 말했다.
 "예, 어린 아이도 다 알지만, 실천에 옮김은 팔십 노인도 어려운 일이지요."

 실망하고 자리를 떠나려는 맹사성을 억지로 붙들고 차나 한 잔 하고 떠나라는 스님의 권유에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스님은 그의 찻잔에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었다.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차를 따른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난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 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워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다가 문틀에 이마를 세게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이 있었던지 맹사성은 한평생 겸손하며 자신보다는 남을 위하는 삶을 실천하고 살았다.

 역사에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맹사성은 효성이 지극하고 시와 문장에 뛰어났으며, 음악을 좋아하고 마음이 어질고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오직 나라에서 주는 녹미만으로 생활을 하는 청백리다 보니 집안이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러나 맑고 깨끗한 그의 생활에는 한 점의 티도 없이 살았다.
 어느 비 오는 날 한 대감이 맹사성의 집을 찾았다. 안으로 들어가서 맹사성을 만난 대감은 더욱 놀랐다.
 여기저기서 빗물 새는 소리가 들리고, 늙은 부부는 빗물이 떨어지는 곳에 빗물을 받을 그릇 갖다 놓기 바빴다. 찾아온 대감은 그만 눈물이 핑 돌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대감께서 어찌 이처럼 비가 새는 초라한 집에서…."
 " 허허, 그런 말 마오. 이런 집조차 갖지 못한 백성이 얼마나 많은지 아오? 그런 사람들 생각을 하면 나라의 벼슬아치로서 부끄럽소. 나야 그에 비하면 호강 아니오 ?"

 햇살이 따사로운 어느 해 봄날 맹사성이 집 뒤 설화산 기슭을 오르던 중 어린아이들에게 시달림을 받고 있는 큰 소를 발견했다. 장난기가 발동한 아이들은 짐승의 눈을 찌르고 배 위에 올라타면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멀리서 보니 짐승은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어쩐 일인지 꼼짝도 못했다. 평소 남의 일에 참견 않는 고불이 호통을 쳤다.
 “이런 고얀 녀석들! 말 못하는 짐승을 돌보지 않고 못살게 굴어서야 되겠느냐. 썩 물러가지 못할까.”
 혼비백산한 아이들이 달아난 다음 맹사성이 가까이 가보니 검은 소가 탈진해 있었다. 얼른 집으로 가서 소죽을 쑤어다 먹이고 극진히 간호했다. 기운을 차린 검은 소가 꼬리를 치며 고불을 따라 왔다. 집에 데려와 정성껏 거두며 주인 잃은 소를 찾아 가라고 동네방네 소문냈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후 고불은 이 소를 수족처럼 아끼며 한평생을 타고 다녔다. 세종 20년 79세로 맹사성이 죽자 검은 소는 사흘을 먹지 않고 울부짖다가 죽었다 한다. 사람들이 감동하여 주인 아래 묻어주고 흑기총이라 부르고 있다. 지금까지도 흑기총은 고불 묘를 성묘할 때 빼놓지 않고 벌초하여 잘 보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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