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민속음악을 대표하고 우리음악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대한민국 무형문화유산 제84-1호 고성농요(회장 김석명)가 4박5일간의 중국 해외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돌아왔다.
 중국인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줌으로서 현지인들이 산업화와 공산화 과정에서 소멸된 그들의 옛 추억과 향수를 일으키는 감동적 공연을 펼쳐 농경문화의 예술적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마음껏 발휘한 것이다.
 이번 해외공연은 중국 강소성 헤이안시 회음구에서 마련한 3번째 초청으로 고성군 문화체육과 황호원 과장을 단장을 위시한 고성농요회원 27명은 중국 정부의 국빈자격으로 초청돼 중국 헤이안시 회음구의 ‘농민축제’의 일정에 맞추어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의 4박5일간의 일정으로 공연에 참가했다.
 남경(난징)공항에 도착하자 뜨거운 포옹으로 단원들을 맞이하는 중국정부 측의 환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호텔에는 ‘한국 고성의 예술인을 열렬히 환영 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뜨겁게 환영했으며 국적과 언어와 문화를 달리하는 그들과의 우정이 벌써 농요를 통하여 문화교류가 익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이번 공연장소인 헤이안시의 인구는 159만 이며 공연한 회음구의 인구는 90만으로 중국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큰 도시인 남경시 안에 속해있다. 첫 번째 공연 장소는 회음구 원집향 계당촌 농민문화 광장에서 실시되었다.

 고성농요 단원들은 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다음날 공연을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이미 공연예정지에는 리허설을 위한 준비로 관중들이 가득 찼다.
 리허설인데도 불구하고 지역 방송국과 언론에서는 취재를 위해 장사진을 이루었다. 중국 측의 문화 선전부에서도 각별한 신경을 써서 그런지 리허설에만 무려 3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중국 측의 공연 팀들에게 몸짓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쓰며 지적하는 모습이 이번 공연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윽고 고성농요단원이 무대에 올라서자 다들 환호하고 열광하는 모습은 마치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못지않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리허설인데도 이런데 정식공연은 어떠할지 못내 궁금했다. 다음날 첫 번째 공연을 위해 공연장에 도착하자 이미 5천여 명의 관중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미 우리 고성농요가 이들에게 뿌리 깊게 각인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국 측의 공연에 이어 다소 긴장된 마음으로 단원들은 무대로 올랐다. 뜨거운 관중의 열기에 부응해 단원들은 숙련된 몸 사위로 공연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중간 중간마다 터져 나오는 환호와 박수는 이미 고성농요가 이들에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단원들도 그 여느 때보다도 열심히 공연에 임하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농경사회의 가장 근본인 농요가 이미 그들에게도 익숙해 있었던 것이다.
 
 특히 2막의 모찌기를 마치고 중참을 갈라먹는 장면은 한국과 중국인들 간의 뜨거운 정감을 느끼게 했다.
 공연을 마치고 숙소로 들어오자 회음구 측의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환영만찬을 가졌다. 호텔 로비에는 커다란 글씨로 ‘행복한 회안 아름다운 시골 세 번째 농부예술축제에 참여해주신 한국 고성농요 환영 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만찬에는 현지 정부의 요직에 있는 많은 인사들이 참석해 고성농요 단원들을 뜨겁게 맞았다. 음식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서 그런지 우리의 입맛에 맞았다. 뒤늦게 통역을 통해 주방장이 그들만의 특이한 향신료와 조미료를 줄이고 우리의 기호에 맞게 특별 지시한 것이라고 하니 이 또한 얼마나 각별한 신경을 쓴 것인지 고맙기 그지없었다. 숙소(최상급 호텔)도 일일이 신경을 쓴 것이 역력했다. 더군다나 만찬시간이 2시간이상이나 지속되었으니 그들의 배려가 새삼 놀라웠다. 음식 하나하나에도 입맛에 맞는지 물어보며 단원들에게 일일이 그들이 술과 음식을 거들며 묻는 세심함을 보이기도 했다.
 방을 정함에 있어서도 단원들의 불편함이 없는지 일일이 체크를 하며 지시하는 모습에 오히려 송구스러울 정도였다. 방에 들어서자 얼마 있지 않아 우리의 공연이 중국 공영방송에서 생방송되는 모습을 보았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만큼 이들이 우리의 공연을 관심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했다.
 
 두 번째 공연은 회음구 유로장향 홍성광장의 항일전쟁 기념관 앞 특설 무대에서 열렸다. 통역에 따르면 당시 항일전쟁에서 82명의 투사가 무려 3천여명의 일본군을 무찌른 것을 기념하기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의 독립투사를 일컫는 것이었다. 역사관 이름도 ‘82열사 기념관이라고 명명하고 있었다. 공연장소를 이곳으로 택한 것도 아마 우리와 같은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했다. 이곳에서도 입추의 여지없이 많은 관중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공연을 마치고 만찬에 참가했다. 그동안 같이 공연한 중국공연단과 함께 가진 자리였다. 그동안 함께 만찬에 참여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같은 장소에서 식사를 하긴 했지만 같은 자리에서 식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중국공연단과 마지막 자리인 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그곳에서 한바탕 작은 공연을 벌였다. 아쉬움을 떨치기 위한 우리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그냥 마당에서 벌여진 즉석에서 어우러진 중국농요공연 팀과의 한마당 신명풀이는 국적을 초월한 순박한 숨김 없는 농민들의 정감으로 서로가 얼싸안고 기뻐하는 신풀이 공연을 마치고 돌아서는 순간에는 중국 측의 인사들은 물론 우리공연단들도 소리 없이 흐느꼈다.
 불과 며칠 남짓하지 않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국적을 넘어서 이들에게 뜨거운 우정이 싹튼 것이었다. 떠나는 차량을 바라보며 한동안 손을 흔들며 흐느끼는 그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단원들도 한동안 아무 말 없는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단원들도 서운함에 말을 잃고 만 것이었다. 중국정부로 부터의 내년에도 참가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고성농요 단원들은 무사히 해외공연을 마치고 난징 공항으로 향했다.

 고성농요는 이번 중국해외 공연은 커다란 성공을 거둔 것이다. 국가가 해내지 못하고 있는 문화교류를 대한민국의 작은 고장인 우리고성에서 ‘고성농요’라는 작은 예술인들이 참가해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문화외교 사절단 역할을 이루어 낸 것이다. 정말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이번중국 공연에서 고성농요가 공연 내용에는 고성의 선비춤. 모찌기· 모심기소리· 보리타작· 등지 춤. 논매기·치기나 칭칭이의 순으로 진행하였는데. 그 바뀌는 과장마다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가 대단했다.
 특히 이번 공연 내용중 고성의 선비 춤은 그들에게 한국인의 탁월한 예술성을 선 보여줘 많은 감동을 주었다.
 고성농요는 김석명 회장의 노력으로 발굴되어 1985년 12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84-1호로 지정되었는데 모찌기·모심기 때는 각각 긴 등지와 짧은 등지를 부르는데, 모찌기를 끝낼 무렵이나 점심때가 가까우면 구성진 긴 등지에서 빠른 등지로 바뀐다. 또 해거름 등지는 모심기의 끝맺음을 재촉한다.
 타작소리는 10여 명의 도리깨 타작꾼이 나와서 앞소리를 받아가며 타작을 하고, 삼삼기노래는 30여 명의 여인이 삼을 삼으면서 합창한다. 논매기소리는 상사디어·방아타령을 부르며 머슴놀이를 하고, 물레노래는 30여 명의 여인이 물레질을 하면서 합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