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저출산ㆍ고령화와 노인의료비의 급증, 보험료 부과체계의 형평성 문제 등 보험자로서 이를 타개할 해법을 마련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제도의 존립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과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하다’는 새로운 철학에 바탕해 지난 1월17일 공단쇄신위원회를 발족하였다.
 지난 약  6개월 동안 건강보험 자격?부과체계 단일화 연구단 등 8개의 연구단(반)으로 구성돼 직원을 대표하는 65명의 운영위원과 35명의 외부 전문가, 소관부서 관계자 등 총 199명이 참여하여 6개월 동안 127회의 토론과 검증, 자문을 거쳐 활동을 마무리 하였으며,
중장기 미래발전전략과 조직문화 및 복리개선, 법령체계의 정비에 관한 사항은 11월까지 완료할 계획으로 준비 중에 있다.
 
 우리공단이 발간한「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은 많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건강보험 도입 35년, 통합공단 12년간의 운영경험과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열의와 소명의식을 갖고 임직원과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건강보험의 관리운영주체인 보험자 관점에서 공단 직원 스스로가 만든 최초의 실천적 연구보고서로 단순히 그간 흔히 보아온 학술적 연구보고서의 차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둘째, 그동안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우리 공단에서 사실상 논의가 금기시 되어왔던 보험료 부과체계 단일화 문제, 진료비 심사ㆍ지불 및 급여결정 거버넌스 문제 등 건강보험 운영에 있어 핵심적인 사안들을 수면위로 공론화시켜 민주적 토의의 장으로 이끌어내었다는 점이다. 누구나 자유롭고 다양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오픈된 민주사회에서 금기사항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셋째, 제도운영 전반을 종합적으로 다룬 보고서로서, OECD 국가 중 가장 열위에 있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표를 먼저 설정하고, 이와 연계해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인 보험료 부과체계의 개편, 치료와 병행한
 예방 및 건강증진 서비스 시스템 구축, 보험재정과의 연계성이 결여된 보험급여 결정구조와 진료비 심사?지불 시스템의 개편 등 실천적 방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소요재원 규모 및 재원확보 방법 등 실천적 추진방안까지도 함께 연계해서 제안했다는 점이다.
 넷째, 지금 개발도상국 등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많이 들어오고 있고, 또 우리가 해외에 나가서 전수도 하고 있는데 , 우리 내부적으로 결정적 취약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외부에 홍보 선전해야 한다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기에 제도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혁하여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제안함으로써 시스템의 수출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큰 의미 중 하나이다.

 우리 공단이 연구한 것중 보험료 부과체계의 경우를 예로 들면,
 현행 보험료 부과체계는 직장을 퇴직하여 소득이 줄었는데 집과 자동차가 있다고 해서 보험료가 대폭 오르기도 하고, 소득과 상관없이 단지 전·월세가 인상되었다고 해서 보험료가 오르기도 하고 나이가 20～30대면 노동능력이 높다고 간주하여 나이든 사람보다 보험료를 더 부과하며, 또 아이가 태어나면 가입자가 되어 보험료의 부과대상이 되기도 하는 한편, 어떤 아이는 피부양자가 되어 보험료 부과가 되지 않아 무임승차 문제등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건강보험료 부과의 불공평과 불합리성을 국세청에 신고된 몇 가지 소득액을 기준으로 다시 한번 간단히 검증해 볼 필요성이 있다.
 국세청의 이자ㆍ배당소득 총 신고 소득액이 50조원이다. 그 중에서 과세대상은 36조원이나 건강보험료 부과대상은 1조2천억원 정도일 뿐이다.
 퇴직ㆍ양도ㆍ상속ㆍ증여소득은 총신고액이 107조원 인데 그 중에 84조원이 과세대상이 되어 세금을 내지만 건강보험료 부과대상에서는 아예 제외되고 있는데 반해,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주택, 전월세, 자동차, 나이, 성별 등에는 보험료가 부과되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민원발생의 원인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보험료 관련 민원은 포화상태가 되어 우리 공단은 한계에 직면해 있다. 작년 한해만 해도 보험료 관련 민원 6,400만건과 보험료와 관련한 자격변동 민원 5,800만건을 합치면 총 1억2,200만건이나 된다.
 자그마치 전 직원이 하루 38건, 1시간에 5건의 민원을 처리하는 꼴이다.
 소득 중심의 단일 부과체계를 마련하면, 자연히 민원이 대폭 줄어 들게 될것이고 나아가 대국민 서비스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며 치료뿐 아니라 예방과 건강증진, 생활습관 개선에 우리가 더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10～11월에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 관한 외부 연구용역결과가 나오면 한층 더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장자는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이라고 했다. ‘길(道)은 미리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걸어 간 만큼 만들어진다’는 뜻으로 우리가  염원하고 추구하는 목표가 있다면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고 행동에 옮김으로써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 들인다.
 국민이 신뢰하는 공단, 직원이 행복한 공단’을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며 많은 관심과 조언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