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에서 많은 수행중의 하나이면서 가장 힘든 고행 수련으로 1000일  기도 회향을 들 수 있다. 한 스님이 이 어려운 고행을 마쳐 불자들로 부터 회자 되고 있다. 주인공은 상리면 수태산 북쪽 기슭에 자리 잡은 ‘청량사’라는 자그마한 암자의 본공 주지스님이다.
 청량사는 절터를 닦고 암자를 세운지 채 5년이 지나지도 않음에도 많은 불자들이 왕래하고 있다.
 이곳은 신라시대 화랑들이 수행하던 척번정(몸과 마음을 청결히 하여 수행하는 곳)의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사실 1000일 기도란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소쇄(목욕 재개하고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는 일)하고 기도하는 일이 반복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3년간이나 계속한다는 것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뒷받침 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속담에는 이처럼 어렵고 힘든 것을 표현할 때 ‘시집살이 3년’이라는 말을 흔히 한다. 불가에서도 마찬가지로 승려들이 수행한 횟수와 주위 사람들과 화합하는 정도에 따라서 큰 스님이 되는 기준의 척도가되기도 한다.
 1000일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승려가 고통을 인내하며 무엇을 소원하여 어떤 것을 얻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탐욕을 절제하고 피나는 노력의 세월을 보냈다는 그 자체만으로 격려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회향(수행하는 동안 깨달은 바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일)하는 날이 절기상으로 백중날이라 더욱 뜻이 깊다.
 불가에서 승려는 일 년에 두 번씩 용맹 증진하며 수행을 하는데 그 해제일이 백중(白衆)날이라 하여 수행 중에 자신이 깨친 바를 여러 사람에게 말하여 인증을 받는 날이기도 해 그 의미가 깊다.

 특히 신라시대 원효대사께서 거류산에 위치한  ‘장의사’에서 수행해 신라 통일의 원천이 되었다고 전해져 고성과 수행불교와의 인연은 크다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불교계의 정신적 지주로 큰스님으로 불리는 효봉·청담·성철대사들도 옥천사와 문수암에서 기라성 같은 제자들을 길러 한국불교의 전통과 맥을 잇게 한 특별한 인연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고성에서 청량사의 한 승려가 이웃의 고통을 대신하려는 헌신적인 수행을 성공리에 끝내고 회향법회를 마무리했다는 사실은 어려운 작금의 현실에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청량사’의 1000일 기도 수행을 통해 범사회적으로 고성의 위상을 높이고 주민들의 정신적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