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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하는 말에 대하여
논설위원 심상정
2012년 08월 31일 (금) 11:10:38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친구에게 부탁하는 대화가 실려 있다. “학교 끝나고 집에 갈 때 같이 가자.”라는 부담 없이 들어줄 수 있는 말과 “학교 끝나고 집에 갈 때 햄버거 좀 사 줘.”라는 무리한 부탁의 대화를 예시하여 후자와 같이 상대방이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은 삼가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타이른 일이지만 무리한 부탁으로 인해 빚어진 갈등이 우리 사회에 널리 깔려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부탁이란 상대방에게 어떤 일을 도와주기를 바라는 말이다. 이러한 부탁은 들어 줄 수 있는 부탁이 있는가 하면, 무리한 부탁으로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부탁을 받기도 하고 부탁을 하면서 도움을 주고받는다. 누구나 살다보면 남에게 부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급한 일이 생겨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휴대전화기를 빌려 통화를 할 수도 있고, 몸이 불편한 노약자를 위하여 시내버스에서 다른 사람의 좌석을 양보해 달라는 부탁을 할 수도 있다. 자신의 의견에 동의해 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남에게 부탁하는 등 부탁의 내용은 다양하다. 이러한 부탁은 상대방이 자기 의도대로 생각하거나 행동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대화에 속한다. 상대방을 설득하여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부탁하기 전에 먼저 상대방에 대하여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속된말로 ‘자식이 언제부터 나를 알았다고 이런 부탁이야.’ 했다면 부탁하는 일은 처음부터 틀어진 일일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정신과 건강상태ㆍ취미나 성격ㆍ경제 사정이나 처지ㆍ출신이나 가족관계 등에 대하여 많이 알면 알수록 부탁하기가 쉬워진다. 성격만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예의를 지키지 않으면 상대조차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첨하고 과찬에 익숙해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말은 달리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친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부탁할 때에는 상대방의 성격은 물론 여러 면에 대하여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 적절히 부탁하여야 한다.
 또한 상대방으로 하여 신뢰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는 열쇠는 예의바른 언동이다. 예의는 남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양식이다. 무례한 언동으로 남의 도움을 청할 수도 없거니와 상대방도 호감을 가질 리가 없을 것이다. 친근한 신뢰감을 가지려면 상대방의 취미나 인생관ㆍ과거의 체험ㆍ출생지ㆍ친구관계 등의 공통점을 사전에 파악하여 화제로 삼아야 한다. 설사 다르더라도 동질감을 느끼도록 상대방의 관심사에 흥미를 가지고 대화하면 상대방은 좋은 호감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부탁할 내용은 간결하게 요약하여 정중히 말해야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분주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부탁할 내용을 요약해서 말함으로써 상대방이 시간을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 상대방의 시간을 많이 빼앗게 되면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역효과를 내게 된다. 부탁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상대방이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야 한다. 무엇을 부탁하러 왔는지 내가 하는 일을 자랑하고 떠벌리기만 한다면 부탁하는 일 자체가 애매모호해 질 것이다.
 어려운 일을 부탁할 적에는 부탁과 더불어 반드시 보답이 따른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대급부를 생각하고 상대방의 부탁을 들어주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이 거절하려고 했다가도 보답으로 돌아오는 반대급부에 마음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그만 부탁이라도 흔쾌히 들어주면 진심어린 감사의 말을 하여야 한다. 전혀 감사의 뜻을 나타내지 않거나 마지못해 그것도 남의 등에 떠밀려서 하는 감사 표시는 오히려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상대방이 가까운 사람이든 먼 사람이든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면 정중하고 진심어린 사의를 표하여야 한다. 절친한 사이라도 부담 없이 베푼 친절에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받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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