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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묘미
2024년 02월 23일 (금) 06:27:23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강홍우 고성문협 자문위원

여행은 인생에 있어 중요하다. 

새로운 여행은 설렘과 낭만, 추억을 남긴다. 
 
100세 수를 누린 김형석 석학은 장수의 비결을 일, 여행, 사랑으로 꼽았다.     
 
삶도 기나긴 여행이요, 모든 일상이 여행이 될 수 있다. 
 
여행을 준비하면 기대와 희망이 있지만, 아울러 두려움도 있다. 
 
청춘 남녀의 결혼도 새 가정을 꾸려가는 여행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결혼 50주년 되는 날을 금혼 일이라고 한다. 부부가 결혼 후 50년 동안 해로했으니 예삿일은 아니다. 
우리 부부의 결혼 50주년을 맞아 자식들이 금혼 기념 여행을 마련했다. 
 
목적지는 여행사를 통한 흑산도와 홍도 여행이다.
 
1월 29일 목포에서 숙박하고, 다음 날 7시 50분에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흑산도행 동양고속 페리를 탔다. 
 
하늘에는 구름이 듬성듬성 끼었으나 수면은 잔잔하다. 
 
유달산 케이블카는 아직 잠자고 있다. 
 
목포대교 아래를 지나자 섬들이 늘어서 있다. 
 
목포지역 섬 사이를 벗어나 수평선 사이에 이르자 잔잔하던 파도는 조금 거세진다.
 
1004개 섬으로 이뤄졌다는 신안군에 이르자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머리를 맞대고 있다. 
 
도초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승객 몇 사람을 풀어 주고 흑산도로 향한다. 
 
양쪽 수평선을 바라보고 30여 분 달리니 흑산도 연안여객선터미널에 닿았다. 
 
승객 대부분이 내리고 불과 몇 사람을 태우고는 10시 40분에 홍도 터미널에 도착했다.
 
홍도는 흑산면의 부속 섬으로 해안선 길이 8㎞로써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마을 입구에는 나무판자로 만들어진 광장이 있었다. 홍도분교장 정문 오른쪽으로 나무 갑판 길을 따라 올라가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조망했다. 
 
내려와 원추리 군락지를 거쳐 해수욕장 입구에서 돌아왔다. 알찬 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홍도 일주 유람선 썬플라워호에 승선하여 12시 20분에 출발했다. 
 
남자 가이드의 안내로 섬 주변의 기암절벽을 구경했는데, 파도가 거세져 배가 심하게 요동했다. 홍도의 해안은 거센 파도에 깎여진 해식동굴의 연속이다. 
 
홍도의 바위들은 시루떡 모양으로 층층이 쌓였거나 우뚝 선 입석 바위, 성벽처럼 쌓인 바위 등 세 종류의 모양인데, 아마 생성된 시기가 각각 다른 것 같다. 
 
기암괴석이며 바위틈에 자란 천년송, 갈매기의 분비물을 하얗게 머리에 얹은 바위가 이채롭다. 멀리 흑산도가 희미하다.
 
고독한 섬 흑산도!
 
흑산도는 서해안에서 가장 먼 섬으로, 목포에서 남서쪽 93km 떨어진 섬이다. 
 
크기로는 우리나라에서 마흔 번째 섬으로, 섬 대부분이 후박나무 동백나무 소나무 등 상록수로 덮여 있어 멀리서 보면 검게 보인다고 하여 흑산도라 일컬어졌단다. 
 
오전에 들어가 정박해 있던 동양 카페리는 3시 10분에 홍도에서 출발하여 목포로 가던 중 30여 분 만에 흑산도에 내려줬다. 
 
관광객 12명을 태운 흑산 관광버스는 기사 겸 해설사의 안내로 흑산도 일주 관광을 시작했다. 하늘이 어둑해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듯해서인지 기사는 서두르는 듯했다.
 
시가지를 벗어나 해안 길을 얼마쯤 달려 아찔한 12 굽잇길을 오른다. 
 
겨울인데도 좌우에 동백나무 후박나무로 푸르다. 
 
정상에 올라가니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와 가수 이미자의 핸드프린팅이 있다. 
 
흑산도 아가씨 노래 가사는 육지를 그리워하는 흑산도 여인의 애절한 마음을 묘사하고 있다. 
 
흑산도를 소재로 한 소설 ‘흑산’과 ’홍어‘의 작가 김훈, 김주영을 소개한 안내판도 함께 있었다. 건너편에는 장도가 내려다보인다. 
 
차에서 내려 포장도로를 따라 100여m 오르니 흑산도 중심지가 내려다보이는 8각 정자인 상라정(象羅亭)이 있어 올라가 구경했다. 
 
상라정은 산 이름을 딴 정자이다. 고갯길을 내려오다가 차를 멈추고 ‘지도 바위’를 소개했다. 비리에서 심리로 가는 길에는 땅이 좁아 ‘하늘 도로’를 만들었다는데 하얀 벽면에는 동백꽃 한 송이가 그려져 있었다. 
 
흑산도의 지붕인 문암산 아래에는 ‘문암 약수터’가 있고 심리(深里)에는 순수 우리말 ‘기피미’ 마을 입간판과 가요 ‘흑산도 아가씨’노래의 근원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굽잇길 한다령 산길을 올라 천사 모형으로 세워진 ‘흑산 일주도로 준공 기념탑’에서 사진을 찍었다. 한다령(限多領)은 흑산도 사람들의 한이 맺혔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한다령을 넘어와 ‘유배문화 공원’에 이르자 초가집 몇 채가 보인다. 
 
1801년 신유박해 때 천주교를 신봉했다는 죄목으로 정약용의 형이자 자산어보의 원작자인 정약전의 유배지이다. 
 
시간이 있으면 유배문화공원을 관람해야 하지만 해설로 지나쳐 아쉬웠다. 
 
건너편 오르막의 ‘자산어보 전망대’에서 바닷가 7형제 바위를 조망하고 산길을 달린다. 
 
산에는 겨울인데도 상록수로 울창해 사시사철 검푸른 흑산도의 멋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지역이란다. 
 
소사리에 이르자 마을 입구에는 ‘최익현 선생 유허비’가 있다. 
 
구한말 유학자로 위정척사파이며 의병장 면암 최익현이 이곳에서 유배 생활을 했단다. 
날씨 탓에 급하게 일주 관광을 마치니 아쉬움이 많았다.
 
여행사에서 마련한 저녁을 먹는데 메뉴판에 생선 홍어회가 있어 주문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삭힌 홍어회를 생각하는데, 생선 홍어회는 난생처음이다.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다. 달짝지근한 게 어찌나 맛있던지 입에 착 달라붙었다. 
다음날 9시 뉴 돌핀호로 흑산도에서 나왔다.
 
삶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한다. 
 
나는 날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지낸다. 
독자 여러분도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날마다 즐거운 여행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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