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미래신문

고성군이 A 레미콘 업체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1차 승소하고도 항소심에서는 법원 조정권고안을 받아들여 ‘행정은 공장설립계획 승인’을, ‘업체는 소송 취하’와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사실상 패소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고성군이 이 같은 법원 조정권고안을 받아들인 데는 행정이 법리해석을 잘못해 기업이 항소심에서 유리하도록 한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해당마을 주민들과 면민들은 레미콘 공장 설립이 가시화될 것을 우려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21년 7월, 통영시 소재 A 레미콘 업체가 거류면 신용리 산 53-2번지 일원에 레미콘 공장 사업계획 승인을 고성군에 신청했다.

군은, 두 달여 뒤 9월 29일, 이곳이 국도 77호선 확장 공사 중으로 선형이 확정되지 않아 진입문제, 교차로 계획 등과 위험성, 특히, 지하수 부족으로 농업용수 고갈 우려, 비산·미세먼지, 소음·진동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 공업용수 배출로 인근 하천과 바다유입 우려 등의 환경피해를 예측해 군 계획위원회를 열어 불가 처분했다.

이에 A 레미콘 업체는 고성군이 내린 처분이 부당하다며 2021년 10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고성군이 내린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이유다.

업체는 2022년 4월 열린 1차 변론에서 해당 지역은 상수도를 사용하는 곳으로 지하수를 처분원인으로 판단하는 것은 부적정하다 주장하면서, 지하수 영향평가 감정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같은 달 2월 1일~4일 우물 공 시공이 이루어졌다.

법원은 지하수가 부족한 것을 확인, 농업용수 등에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여 원고 패소 판결했다.

A 레미콘 업체는 판결에 불복, 항소하면서 1차와 달리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을 내세웠다. 행정에서 당초 공장설립계획 승인 불가처분을 하면서 업체에 20일 이내 이 같은 사항을 통보해야 하는데 행정이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고성군은 공장설립 계획 승인 여부는 ‘공장설립에관한 법규’에 따라 진행해 20일 이내 통지 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생략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는 불가처분 시 20일 이내 업체에 통보하도록 명시되어 있고, 이를 어길 시 행정의 잘못으로 판단하는 걸로. 대법원 판례에도 있어 결국 고성군은 지난해 11월 말 법원 조정 권고안을 받아들였다고 군은 밝혔다.

고성군이 법원 조정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법원 항고도 고려했지만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발목이 잡혀 포기하고 협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의 치밀한 법리해석 대응과 달리 행정은 한 가지 법률만 적용, 소극적 대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지난 1월, A 레미콘 공장설립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건축, 농지전용, 산지전용 등 개발행위 등은 당초와 변함없이 불허 방침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공장설립계획 승인과 실제 행위를 위한 개발행위 허가는 별개라 판단, 기존 판단에 변함이 없다 밝히고 있다.

군은, 1차 승소 시 법원이 판단한 지하수 고갈, 입지여건 등은 변함없다면서, 공장설립 승인이 되었다고 하여 바뀌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공장설립에관한 법규’에만 치중하다 보니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은 간과한 것이 사실이다”면서“20일 이내 업체에 통보하여야 하는 규정은 공장설립에관한 규정에는 없다. 업체가 당초 소송 취지와 달리 1심에서 패소하고 항소심에서 소송 이유를 바꾸다 보니, 통보 안한 것이 빌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체에서 아직까지 개발행위 허가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만약 신청이 들어오면, 더 면밀히 검토하여 군 계획위원회를 거치게 되는데. 주민들이 우려할 사항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1일, 거류면 마동마을 주민들과 기관·사회단체장 등 10여 명이 고성군을 방문해 행정의 적극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지난해 11월 24일, 고성읍 이당리 산 210번지에도 레미콘 공장설립 허가 신청을 했는데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같은 해 12월 19일, 고성군은 레미콘 공장설립 불가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