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 동안 살면서 어찌 많은 일을 겪지 않았겠는가! 

 

그래서인지 해마다 연말이면 ‘다사다난’이라는 낱말을 붙인다. 

 

김영랑 시인은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라고 읊었지만 대체로 12월이면 한 해를 마무리한다. 

 

올해 마지막 날은 공교롭게도 내 생일인 음력 동짓달 열아흐레와 일치해 나로서는 의미가 깊다.

연말이면 각 언론사에서 한 해의 국내·외 10대 뉴스를 발표한다. 

 

나는 언론사의 10대 뉴스를 접어두고 국내 주요 사건 3가지만 정리해 보고자 한다. 

 

내가 손꼽는 올해의 국내 중요 사건으로 첫째 바른 정치의 실종, 둘째 물가 폭등, 셋째 한반도 위기를 든다.

 

첫째 바른 정치의 실종으로는 민의의 전당이라고 하는 국회에서는 다수 의석인 더불어민주당의 횡포와 여당인 국민의 힘 저항으로 올바른 정치가 되지 못했다. 

 

연초에 여·야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치를 내세웠지만, 당리당략에 치우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비롯하여 거짓과 음모만 난무했다.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은 줄줄이 구속되고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여러 가지 혐의를 안고서도 소설을 쓰느니 검찰 공화국이라며 국회의원 특권으로 버티면서 모든 협의를 부정하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혁신하겠다며 혁신위원회를 꾸렸지만, 기득권 세력과 혁신위원회장 하자(瑕疵)로 명예만 실추하고 해산되었다.

 

여당인 국민의 힘은 국민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자 혁신위원회를 조기 해산하고 급약 처방을 시행하고 있다.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김기현 당 대표가 사임했으며, 이어 다른 의원들도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발표하며 쇄신을 꿈꾸고 있다. 

 

국민의 힘에서는 ‘다시 뛰는 대한민국. 더 낮은 자세로’라는 표어를 내세워 보수 대 통합을 노리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려 전 법무부 장관 한동훈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웠다. 

 

비대위원도 15명 내외로 꾸릴 것이란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정치에는 초보자여서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치를 하고 있다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벗어나 국민의 민주당이 되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빌미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쇄신에 앞장서라고 하지만, 이재명은 ‘단결과 화합’을 강조하면서 묵묵부답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강성 지지자들은 정치인의 겉과 속이 다르다며 ‘수박’이라 지칭하고 실물 수박이나 모형 수박을 발로 밟아 깨뜨리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현 정치로는 희망이 없다”라며 이낙연과 이준석은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세력을 넓히고 있다. 

 

이에 ‘자기 우물에 침 뱉고 새 우물을 판다’라고 비판하는 등 파벌이 일고 있다. 

 

내년의 제22대 국회는 자질 미달의 국회의원을 배제되고 정말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국회를 구성하여 올바른 민주국가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당리당략 세습을 버리고 국회의원 개개인의 양심과 국민의 여론에 의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아울러 경상도 전라도 당이라는 딱지를 떼어 버리고 개혁하여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물가 폭등을 든다. 

IMF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3.6%로 예상했으며,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4%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OECD 국가 중 상위에 속하고 통계 수치보다 실제 생활 체감은 더 높다. 

 

농산물값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지수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률을 보였다. 

 

먹거리 관련인 농축산물의 상승률은 전체 물가의 2배에 가까웠으며, 생활필수품인 채소류를 비롯한 농산물이 무려 13.5%나 뛰었다. 

 

과일값은 26.2%나 올랐으며 사과는 74.4%로 먹거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물가상승은 국제적인 영향도 있지만, 국민의 낭비벽도 한몫한다. 

 

물가가 치솟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예전의 ‘아나바다 운동’을 돌이켜 보아야겠다.

 

셋째 한반도 위기를 들 수 있다. 

남북한은 군비 증강에 혈안이다. 

 

군비는 전쟁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이다. 

 

북한이 군사 위성을 띄워 세계는 물론 한국의 중요 군사 시설 등 곳곳을 촬영했다고 한다. 군사 위성은 사진을 통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군사 작전에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에 대응하여 정밀도가 드높은 군사 위성을 발사했다.

 

북한은 미사일과 핵 개발에 주력하며, 우리나라도 탱크를 비롯한 재래식 군사 장비를 생산하여 외국에 판매하고 있다. 

 

북한은 전쟁 중인 러시아와 하마스에 우리나라는 여러 경로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2018년 남북 정상이 양국 간의 긴장을 완화하고 갈등을 막기 위해 9·19 남북군사합의를 했지만, 서로의 불신으로 지난 11월 효력 정지로 파기가 되었다.

 

계속되는 북한의 엄포에 한·미·일은 만약 북한이 오판하여 침공한다면 초기 제압을 강조하고 북한의 정권 종말을 경고하고 있다.

 

한·미·일을 위시한 민주주의와 북·중·러를 비롯한 공산주의의 체제 공고로 신냉전 주의가 일어나고 있다. 

계묘년을 잘 갈무리하고 새해를 맞아야겠다. 

 

새해에는 모두가 건강과 평화. 사랑이 넘치는 알찬 한 해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지난 한 해 동안 본지에서 나의 우문(愚文)을 읽어 주신 독자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