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도 자기들끼리 어느 정도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며,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흉내 내기도 한다.

 

 사람이 태어나면 옹알이로 시작하여 1세가 되면 말을 한다. 타고난 성대의 구조와 부모의 영향을 받고 말을 배우며, 학업이나 사회생활 중에서 교양있는 말을 익힌다. 말은 그 사람의 교양과 연관이 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연설가, 변호사, 웅변가라고 하는데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사람이 대체로 출세를 한다. 

 

실속 없이 번지르르한 말은 한두 번 속아 넘어가지만 ‘또 헛소리’라며 비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말은 잘하지만, 신뢰가 없는 말은 사기에 가깝다. 

 

 사람이 화가 나면 이성을 잃고 욕설을 하게 된다. 이성을 잃으면 부모 형제 친구도 안중에 없다. 어느 정치인더러 형수에게 욕을 했다느니 부모 형제와 싸웠다느니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누구나 화가 나면 막무가내로 욕설이나 막말을 하지만 수준에 따라 그 사람의 인성이 드러난다. 

 

 역사에서 말 잘하기로 고려 시대 서희(徐熙) 장군을 꼽는다. 서희 장군은 993년 거란족이 고려를 침공했을 때 적장 소손녕과 마주하여 소손녕이 “그대 나라는 신라 땅에서 일어났고 고구려 땅은 우리의 소유인데 그대들이 침범해왔다.”라고 하니, 서희가 말하기를 “아니다, 우리나라가 곧 고구려의 옛 땅이다. 

 

그러므로 국호를 고려라 하고 평양에 도읍하였으니 만일 국토의 경계로 말한다며 거란의 동경은 전부 우리 지역 안에 있는데 어찌 영토를 침범한 것이라 하는가?”라고 해 거란군을 물리쳤다. 

 

이 전쟁에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탁월한 협상으로 적을 물리쳤으며 오히려 고려의 영토를 압록강 유역까지 확보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것이 서희의 담판 외교로 역사상 최고의 외교적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막말로 설화(舌禍)가 잦다. 의도적으로 한 말이거나 무심코 한 말들이 설화를 유발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현 정치권을 “안팎으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라고 했다.

 국회에서는 ‘김의겸 방지법’이 발의됐다. 고의로 허위 사실을 적시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의원을 징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지금의 국회 사정으로 채택되기는 어렵겠지만 대단한 수치다. 그런 사람이 청와대 대변인을 했으니 국민을 얼마나 속였겠는가! 가족과 자식에게는 영이 서겠는가?

 

 ‘일당백’이란 말이 있다. 한 사람이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금 정치권에서 말 잘하기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따를 사람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로라하는 국회의원들이 한 장관을 상대로 설전을 벌였지만 모두 이기지 못하였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한동훈의 총선 출마설에 대해 “방탄의 갑옷을 입으려 한다”라고 하자, 한 장관은 “이재명 대표 이야기가 아니냐?” “세상 보는 눈이 전부 다 자기들 같은 줄 아는 것 같다”라고 해 송영길을 티케이오(TKO) 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암컷들이 설친다”라고 해 6개월 당원 정지가 되었다. ‘암컷’이란 동물을 암수로 구분할 때 쓰는 말이라 참으로 수준 이하의 표현이다.

 

 남녀를 구분할 때 여자를 표현하는 말 중에는 여성, 여인, 아주머니, 아녀자, 처녀, 여아, 가시나 등이 있지만 ‘암컷’이라는 표현은 안 쓴다. 

 

막돼먹은 사람도 그렇게는 말하기 어렵다. 그 사람의 교양이 어떻길래 그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을까? 참으로 국회의원이 할 말은 아니다.

 

 국민의 힘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 힘 혁신위원장 인요한을 향해 “미스터 린턴”으로 시작해 영어로 말을 걸었다. 

 

인 위원장이 미국과 한국의 이중 국적자라고 비꼬는 뜻으로 한 말이다. 당사자인 인요한은 대단한 불쾌감을 느껴 “어디서 배워먹은 것인지 예의가 없다. 

 

애가 잘못되면 부모가 욕을 먹는다”라고 해 부모를 끌어들여 오히려 구설에 올랐다. 이준석은 미국에서 10여 년간 생활했지만, 인요한은 한국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50여 년을 한국에서 살았으며, 자신은 한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출판기념회에서 함세웅 신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방울 달린 남자들 여성 하나보다 못하다”라고 했다. 

 

이는 이 두 사람이 추미애 하나만 못하다는 뜻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을 가리켜 “이 괴물은 지금 정치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 말을 코미디언이나 보통 사람이 뱉었으면 넘어갈 수 있겠지만, 천주교에서 존경받고 있는 종교인으로서 할 말은 못 된다. 지성인이라면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막말 한마디에 한평생 쌓은 공든 탑이 무너진 격이다. 

 

 성경에 ‘의인과 지혜로운 사람의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힘을 얻게 하는 생명력이 있지만, 미련하고 어리석은 자의 말은 상대방을 화나게 만들고 좌절시킨다’라고 했다. 칭찬과 인자한 말은 사람을 감동하게 한다.

 

 버릇없는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말로 ‘후레자식(호로자식)’이란 단어가 있다. 어원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버릇이 없는 아이라고 상스럽게 낮추어 부르는 말이다. 한마디로 부모를 욕 듣게 하는 말이다.

 

 세 치 혀로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 말 잘하여 뺨 맞는 일은 없다. 매사 언동을 조심해 ‘후레자식’이란 손가락질을 받지 않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