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는 정치체제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내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국가 정치체제만이 가진 좋은 점을 평소 때에는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늘 숨을 쉬고 있기 때문에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바다를 모르고 살듯이, 나는 가끔씩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접하는 독재체제하에서 억압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 개인의 자유의 소중함과 민주주의 국가에서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는 자각을 하게 됩니다. 조지 오웰의 이 동물농장도 나에게 그런 자각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동물농장! 이 농장은 농장의 동물들이 인간인 농장주를 내쫓고 스스로 운영하는 농장입니다. 처음에 자기들을 괴롭혀온 농장주를 몰아내고 자칭 ‘동물농장’이라는 농장을 만들었을 때 그들 중에서 몇몇의 똑똑한 돼지가 주동이 되어 농장내의 모든 동물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는 간단한 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법에 의해 농장은 사람이 감독을 할 때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농장의 동물들은 훨씬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권력의 맛을 본 눈이 먼 돼지 ‘나폴레옹’의 쿠데타로 농장을 이끌던 ‘스노볼’이 축출되고, ‘나폴레옹’에 의한 독재가 시작됩니다. 절대 권력을 쥔 독재자가 된 ‘나폴레옹’은 대다수의 동물들의 무지함을 이용해 교묘한 방법으로 처음에 정한 법을 자기들 멋대로 바꿉니다. 그래서 교묘히 자신과 자신을 따르는 돼지들이 특혜를 누릴 수 있게 합니다.

 그는 제정된 악법을 이용 나머지 동물들은 농사일과 풍차 건설에 동원하여 혹사시킵니다. 동물들이 조금이라고 엉뚱한 생각을 할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동물들은 잔인하게 숙청됩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동물농장에서 사라집니다. 그의 독재로 인해 동물농장 초기의 법과 질서는 엉망이 됩니다. 하지만 ‘나폴레옹’을 비롯한 몇몇 탐욕스런 권력을 가진 돼지들은 점점 인간을 닮아가 결국 사람처럼 두 발로 걸어 다니고, 그들이 쫓아낸 인간들의 모습과 똑같아지는 걸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동물들은 인간으로부터의 착취와 노예 신세를 벗어나기 위하여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내쫓고 그 농장의 주인이 됩니다. 그들의 목숨을 건 혁명은 성공하였고 그들은 믿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는 평등하고, 다 같이 일하고, 다 같이 나누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있으며 채찍과 자갈에서 해방되어 자유와 행복을 느끼고, 인간으로부터 도살과 도축대신 새끼들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으며 평안한 노후와 임종을 맞게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안전하고 행복한 삶이 보장되리라고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한갓 꿈이었고 환상이었습니다.
 미풍에 날아가는 깃털이었습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격으로 상황 전개는 더 비참하고 혹독한 것이었습니다. 단지 농장 주인이 사람에서 동물로 바뀐 것뿐이었습니다.
<다음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