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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어지려면
논설위원 심상정
2012년 08월 10일 (금) 11:42:52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올림픽을 치루는 우리의 젊은이를 보면서 키도 커고 힘도 센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겨루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고 자랑스러워 눈물이 나는 감동을 느낀다. 대한민국 역사가 생긴 이래 세계 4강이라는 신화를 창조한 젊은이들의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면서 우리 어른들은 저들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특히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연일 터져 나오는 부정과 비리의 이전투구 현상은 젊은이들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사람이 늙어서도 깨끗하고 품위 있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 늙으면 현역에서 떠나게 되고, 세상을 조용히 관조하며 고고하게 살아가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교훈을 주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세상을 다 살은 듯한 노인들이 노욕이 생겨 젊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실례를 우리 주위에서 수없이 보게 된다.

 흔히 노욕을 말할 때 수명·재물·명예욕을 일러 말하는데, 세월이 차면 생명은 가게 마련이고, 생명이 다하면 재물이나 명예도 함께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의 눈에 비친 늙은이들의 노욕은 추하기가 이를 데 없는 모습이다. 초야에 묻혀 사는 노부들이야 차치하고 젊어서 한 때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이른바 명사라고 존경받던 사람들마저도 돈과 권력에 노구를 이끌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민망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노욕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오래 살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재물과 벼슬을 탐내고, 또 재물과 벼슬을 탐내는 사람은 기어이 오래 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노욕을 가진 사람은 일신의 안위를 염려해서 마음속에 있는 소신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과분한 욕심 때문에 분수에 넘치는 일을 하면서 사소한 감정으로 대의를 저버리기 일쑤다.

  우리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젊은 사람보다는 노욕이 과한 명사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젊어서 값진 노력으로 얻은 명성을 추하고 욕되게 살아가는 경우를 안타깝게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결과를 놓고 말하면 늙은이가 갖춰야 할 삶의 지혜나 난세지감은 없어지고 정치적 명리에 대한 미련만 가득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우리 곁에 있었으면 하는 늙은이는  백이와 같은 청렴결백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이윤과 같은 사명감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늙은 몸에 감투가 생기니 얼씨구나 하고 덥석 쓰게 되고, 돈이 생기니 받고, 평안히 대접하니 그저 만족하고 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예부터 집안의 부녀자는 정조를 생명으로 알았고, 선비 또한 지조를 목숨보다 귀하게 여겼다. 그래서 경향각지에 열녀비가 세워져 있고, 충의 사당이 세워진 것으로 그 고장의 자긍심을 높여왔다. 그런데 오늘날 들어와서 정조를 지키는 부녀자를 찾아보기 힘들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지사는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세상인데 젊은이가 무엇을 보고 배울까.
 자기의 일관된 뜻을 가지고 지키며 그 뜻을 펼쳐나가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요즈음 똑똑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로서 하버드에 유학을 다녀와 창업하여 성공도 하고, 봉사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1당의 비대위원을 맡았던 젊은이가 나는 롤 모델이 없다고 말한 것을 들었을 때, 참으로 이 나라의 내일이 걱정된다.
 옛날부터 교육의 과정으로 성현의 가르침으로 몸을 닦고 위인의 전기를 읽으면서 나도 커서 저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꿈과 희망을 키우는 것이다. 현대 교육에서는 동일화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서 롤 모델을 정해서 그대로 실천하면 성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 우리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본받을 만한 어른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성경에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가 있다. 사람은 죄를 지으면 본능적으로 감추거나 숨기려한다. 그런데 소돔과 고모라는 큰 죄악을 오히려 자랑하였다. 그것은 죄악을 즐겼다는 증거이다. 죄악을 즐겼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버리고 동물 본능적으로 살았다는 증거이다. 오직 육신의 쾌락만으로 인생을 살았을 뿐만 아니라 꿈도 목적도 모두가 쾌락뿐이었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그 백성들 중에는 지식인도 있었을 것이고, 지도자도 있었을 것이고, 어른들도 함께 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식을 목숨만큼이나 사랑하는 어머니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 타락하였다는 것은 아무리 당시의 문화가 죄악과 쾌락과 성적문란이 사회전반적인 흐름이었다고 하더라도, 의인 10명이 없어 소돔과 아모라가 화를 당했다는 성경의 교훈을 연상케 한다.

 무엇보다도 젊은 세대가 높은 이상을 찾아내지 못하고, 현실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책임은 젊은이 자신들에게도 있겠지만 속물주의 즉 노욕에 빠져있는 늙은이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깊이 반성해야 하겠다. 어떻게 살아야 바르게 살아가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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