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대부분 마음속에 신(神)을 모시고 산다. 세계 3대 종교를 비롯하여 미신이나 우상이라고 일컫는 신일지라도 자신이 의지하는 신을 믿는다. 

 

종교란 각 개인의 확신에 근거하여 윤리적 정신적 진리를 추구한다. 일본은 자연물과 동물 추상적 무형까지도 신으로 믿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의 국가이다.

 

 사람은 누구나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두뇌가 발달하면서부터 신을 찾게 되었을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자연물로써 태양이나 달 별들과 산 바위 나무 등이었다. 올 추석 둥근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는지 모르겠다.

 

 젊어 혈기 방장할 때는 ‘이 세상에 신이 어디 있느냐?’라며 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사람이 노쇠하여 병들게 되면 신이 내게도 은총을 베풀어 주기 바란다. 

 

더구나 중병으로 생사기로에 처하면 더욱 간절히 신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더러 본다. 기독교 찬송가의 요절에 ‘앞이 캄캄할 때 기도 잊지 마세요’라는 구절이 있다. 

 

인간의 의지로도 할 수 없는 지경일 때 간절한 기도가 나오는 법이다. 기도는 정성껏 간절하게 기도해야 한다.

 

 미신이라고 주장하는 무속인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을 허황한 생각이라고 비웃겠지만, 절박한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 금품을 노리는 사기성도 많다.

 

 세계에는 공인된 3대 종교가 있고 종교마다 기본 기도문이 있다. 기독교에서는 일요일과 수요일 주기도를 기준으로 기도를 한다. 

 

기도를 ‘하나님과의 영적인 대화나 하나님과의 소통 도구, 또는 영적인 호흡’이라고 말한다. 하나님과의 은밀한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며 삶의 모든 문제를 하나님께 고백하고 그 문제를 하나님의 은혜로 해결 받기를 바란다.

 

 불교에서는 불보살에게 이레나 백일 등 기한을 정하고 정성을 들여서 빈다. 삶이 괴로울 때, 변화가 필요할 때, 원하는 것을 이루고 싶을 때면 기도를 한다. 

 

천도문(薦度文) 일상 발원문 수자령 영가 등 기도문이 있고, 자녀의 입시나 취업, 승진이나 어려운 일을 당할 때 기도를 하기도 한다.

 

 이슬람교의 무슬림은 매일 다섯 번이나 옛 아랍 문자로 쓰인 꾸란 1장을 주문처럼 외우면서 율동 하듯이 엎드렸다 일어났다 한다. 

 

그 내용을 보면 ‘알라에 대한 찬양과 고백, 옳은 길로 인도하소서’이다. 무슬림의 공동 기도는 혼자 하는 기도 보다 27배의 효과가 있다고 여긴다. 

 

무슬림들의 기도는 자신의 형편과 사정을 신에게 도움을 구하고 신과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경전을 읊으면서 신앙의 중심으로 삼는 것이다. 

 

 각 종교는 기도로 신의 은총을 바라는 종합 병원이라 볼 수 있다.

 

 종교를 믿는 이유로 ‘복 받기 위해’ ‘마음의 평안을 위해’ ‘내세의 영원한 삶을 위해’라고들 한다. 죄를 지은 사람은 마음이 편치 못한 것이 일반적이다. 

 

이른바 ‘양심의 가책’이나 두려움 불안 후회 수치심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를 찾는다. 

 

죄를 지은 사람이 어떻게 죄를 용서받고 어떤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는 것일까? 사람들은 신을 믿고 기도하면 마음이 평안해진다고 한다. 

 

각 종교에서는 저마다의 교리로써 죄를 회개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참된 기도는 우리의 혀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

 

 대다수 기도는 자신과 가족이 잘되기를 바라는 뜻에서이다. 이는 복을 바라는 구복신앙에 불과하다. 귀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자신을 위한 기도는 하지만, 공익과 윤리를 위한 기도는 보통 사람은 하지 못한다. 더 나아가 큰 뜻을 갖고 세계와 국가, 이웃을 위한 기도는 더욱 가치가 있다. 

 

 나라 사이의 전쟁이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단식기도는 신이 들어 줄까? 물론 선의의 기도는 이뤄지겠지만 사리사욕이나 악행을 위한 기도는 들어줄 리 만무하다. 오히려 원수를 위한 배려의 기도는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나는 기독교인이지만 젊어서는 기도의 의미가 없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고 보니, 내가 나 된 것은 순전히 기도의 힘이란 생각이 든다. 

 

어릴 때는 할머니가 조그만 상 위에 정화수를 떠 놓고 두 손을 모아 “천지 제왕님! 악한 귀신은 물리치고….”라면서 드리는 기도에서부터 기독교 신앙의 부모님 기도 그리고 아내의 기도 힘이라 믿고 있다. 소년기에는 경기로 4년 전에는 뇌졸중으로 사경을 넘을 때도 간절한 기도가 이뤄졌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기도의 의미를 알고 새벽마다 기도하고 있다. 기도의 내용은 주로 나와 가족의 평안, 하루의 일과, 이웃의 안녕 등이다. 

 

이처럼 기도로 시작되는 하루는 마음의 안정을 누릴 수 있고 때로는 기도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번 추석을 맞아 내 기도가 이뤄짐을 확신할 수 있었다.

 

 사람의 지혜와 재능은 무한하다지만 누구도 완전치 못하다. 그래서 일생 많은 고통과 시련으로 마음의 평안을 누리지 못한다. 

 

 온전한 사람이면 비록 종교적인 기도는 하지 않더라도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할 일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자신이 믿는 신의 힘을 빌린다면 더 성사 확률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기도는 자신을 위해 복을 바라는 것이지만, 지나친 자기중심이나 교만, 분노에 찬 기도 등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정도(正道)와 공의(公義)를 위한 기도, 이웃의 복리를 위한 기도, 자신의 참회 기도로 심리적 평안을 누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