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밤이 깊도록 화덕 옆에 묵묵히 앉아 있었다. 행복이라는 것은 포도주 한 잔, 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닷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것은 그것뿐이었다. 지금 한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었다.” 이 말은 현대의 대문호로서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니코스 카진스키의 장편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말입니다.
 사실 사람들이 아등바등 살아가며 추구하는 행복도 부귀영화 속에서가 아닌 마음이 맞는 친구끼리 허름한 선술집에서 소주 한 잔 하면서 찾을 수 있습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알아주는 막역한 친구끼리 소주 한 잔, 밤 한 알을 먹고 마시는 그 순간이 행복일 것입니다. 
 일요일인 2012년 7월 8일, 병신생(丙申生)고성군연합회 이사회를 사천시(삼천포) 팔포항에서 개최하였습니다. 개최 목적은 그다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차츰 차츰 무더워지는 하절기 건강을 위해 싱싱한 해산물로 기력을 충전시켜 천명을 다하는 날까지 우정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사회의 본분인 병신생(丙申生)고성군연합회의 바람직한 발전방향 협의도 하였습니다.

 항간에 병신생연합회 하면 병신육갑 떠는 이상한 이름의 모임이 아닌가하고 웃음을 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병신육갑이라는 말은 남을 행복하게, 희망적으로 좋게 한다는 뜻을 지닌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인류발전 역사를 살펴보면 고래(古來)로 신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은 힘들고 어려운 생산적인 노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대신 집에서 가사를 돌보며 여가를 선용하여, 인문학, 천문학, 철학, 역술 등을 공부하여 사회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인간의 운명은 사주팔자 소관이란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인생행로는 태어난 연월일시의 태양과 달, 별들의 기운에 영향을 받는다는 믿음에서 잉태된 것이 육갑운명론입니다.
 이것을 공부할 기회를 상대적으로 많이 가진 장애인(병신)이 타인의 사주를 보고 해석하여 그들의 앞날을 점쳐주고 행복하도록 인도하는 것이 병신육갑입니다.
 좀 더 부연설명 하자면 장애인(병신)들이 별들의 운행을 관찰하고, 사물을 연구하여 좀 더 편리한 기계를 창안하는 등 과학과 기술발전에 기여한 공적도 매우 큽니다.

 니코스 카진스키가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말했듯이 행복은 그저 단순하고 소박한 것에도 있기에,  “금년에 동쪽에서 길인이 오면 일이 잘 풀려서 행복할 것입니다. 내면 1월 2월에는 흉액이 있으니, 언행을 신중하게 하면 무사태평할 것입니다. 또는 내년에는 관운이 있으니 열심히 공부를 하십시오.” 라고 귀뜸 해주는 것에도 그들은 아주 행복해 하는 것입니다.
 병신생고성군연합회 친구 여러분! 우리 모두 병신육갑한다는 좋은 자세와 마음으로 이웃과 사회에 행복을 전하면 어떨까요?
 그래도 ‘병신생고성군연합회’이라는 명칭이 마음에 안든다고요? 그렇다면  ‘병신육갑고성군연합회’ 또는 ‘56년 손오공 고성군연합회’ 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승은이 지은 ‘서유기(西遊記)’를 보면, 손오공은 천상에서 ‘제천대성’이란 높은 벼슬도 하였고, 종래에는 불법을 구하는 삼장법사의 제자가 되어 온갖 마귀를 물리치고 엄청난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여 마침내 세상에 부처님의 자비광명을 전달한 지혜롭고 용맹한 영물(靈物)이기 때문입니다.
 
 ‘병신생’, 우리가 듣는 어감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좋게 생각하면 할수록 매우 좋은 뜻을 지닌 병신생고성군연합회의 바람직한 발전과 인류의 행복을 위하여 건배를 하였습니다. “병신생, 발전과 행복을 위하여! 선창은 문점문 연합회장이, 후창은 최규범 부회장, 허광도 사무국장을 포함한 30여 명의 친구들이 우렁차게 합창하였습니다.
 56년 병신생이라는 운명적 동질성이 우정과 친목을 더욱 다지는 것이었습니다. 하늘이 각자에게 부여한 천명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서 모든 소리를 거슬림 없이 객관적으로 귀에 담아 듣고 마음에 새겨 순화시킨다는 이순(耳順)을 목전에 둔 시점이라 더욱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몇 몇 친구들은 몇 년 전에 소천 하였고, 몇 몇은 건강이 좋지 못해 평상에서 투병 중이기에, 우린 건강하게 뜻 맞는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도 가졌습니다.

 그 후 우린 사천시를 중심한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기 위하여 ‘사랑의 유람선’에 승선 하였습니다. 사랑의 유람선은 한 번에 800여명의 승객이 탈 수 있는 호화로운 유람선입니다. 배의 구조는 철골조 3층이며, 1층에는 300명 규모의 공연장이 있고, 2층은 식당을 겸한 객실이고, 3층은 전용객실로 전망이 매우 좋은 곳입니다. 배는 오후 2시에 출발하여 약 2시간 동안 한려수도 중심지인 사천과 고성해 연안의 관광 명소를 돌았습니다. 상족암, 촛대바위, 선녀바위, 남근바위, 여근바위, 사자바위, 코끼리 바위뿐만  아니라, 점점이 떠있는 아름다운 남해안 풍광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일행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유람선이 가져다주는 풍광과 명소에 감탄도 하고, 1층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관람하기도 하였습니다. 주 공연은 러시아 무용수와 가수가 출연하는 화려한 러시아 전통 발레 춤이었습니다. 남자 무용수 1명과 2명의 여자 무용수는 열심히 그들 나라의 문화를 전달하려는 듯이 즐거운 표정을 지어 하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고국을 더나 온 애수가 배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순수한 예술 공연이 아닌 머나먼 타국 땅에서 생계유지를 위한 일종의 비애감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러시아 공연 뒤에는 기생 황진이 춤과 노래와 모두가 함께 즐기는 공연이 이어져 격의 없이 즐긴 병신생고성군연합회 이사회 날이었습니다. 70대 할머니도, 60대 할아버지도, 30대 아저씨 아줌마도, 20대 처녀총각도 유람선에서 함께 즐긴 하루였습니다.
 “행복이라는 것은 포도주 한 잔, 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닷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것은 그것 뿐이었다. 지금 한순간이 행복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었다.” 라는 말이 가슴에 새롭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합니다. 그리고 가장 행복할 지도 모릅니다. 황금도, 소금도 좋지만 ‘지금’이 가장 귀중하고 소중합니다.
 단순하고 소박한 곳에서 행복을 찾아 이웃에게 전파합시다. 병신육갑이란 의미를 되살려서...
 감미로운 색소폰을 연주하여 찾아오는 모든 분에게 기쁨과 행복을 전해주는 김태석 친구처럼 즐거움과 기쁨과 행복을 만들어 이웃에게 전달합시다.

 김태석 친구는 사천시 초야휴게소에서 틈틈이 색소폰을 연주하여 찾아오는 모든 분께 즐거움과 기쁨과 행복을 전하는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단지 색소폰 하나로도 소박하고도 작은 행복을 만들어 전파하는 것입니다.
 병신생고성군연합회친구 여러분! 우리 모두 병신육갑 좋은 뜻에서 단순하고 소박한 곳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만들어 이웃과 사회에 전파합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