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의장선거를 치르고 있는 고성군 의회가 극심한 내홍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기초의회 의장선거 방식에 따라서도 명암은 극명하게 갈렸다. 예상했던 그대로다. 교황식 선출방식의 폐해에 대해서는 이미 지적한 바 있거니와 파행이 도를 넘고 있다.
 독식, 나눠먹기, 지분 싸움, 담합으로 얼룩진 선출방식을 등록제로 안 바꾸면서 이런 모습을 자초하는 것은 지역주민들 보기에도 민망한 일이다. 군민들은 여기저기서 구태에 대한 비난은 물론 의원들의 자질론과 무용론마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진주시의회의 경우, 후보등록과 소견발표 형식으로 바꿔 무난하게 원구성을 마쳤는데, 이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평탄하지 않은 과정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고성군의회의 의장단 선출 과정의 문제점은 이미 경험했고 예견됐으며 실제로 그 우려에서 한 치도 비껴가지 않고 있다. 깨끗하게 치르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지 실로 의아할 따름이다.

 물론 이러한 잡음은 보다 원초적으로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시행과 맞물려 합의 등을 통해 의장단 구성을 하면서 심화된 현상이다.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인다며 정당공천제에 유급제까지 도입한 결과가 기껏 기존 정치의 좋지 않은 요소를 그대로 답습하는 게 고작이라면 실망스럽다.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배제 법률 개정도 진지하게 검토해볼 때다.
 의장을 뽑아놓고도 인정하지 못하고 종국에 이르러 앙금으로 남아 갈등과 반목으로 이어진다면 이 또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작태에 대해 기초의회에 대한 주민 신뢰도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기초의회가 지역 본위, 주민 중심의 의정활동이 아닌 정치 논리와 노선에 좌지우지되는 현실에서 비롯된 결과다. 지방의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정치 도의상으로도 반드시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이쯤이면 지방의회가 성숙된 모습으로 지방자치를 활짝 꽃피울 때도 됐지 않은가 싶다.
 조속한 시일 내에 원구성을 마무리해 무너져 내린 의회의 위상을 바로 세워 군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