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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닦아야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
논설위원 심상정
2012년 07월 06일 (금) 11:33:14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몸과 마음에 관한 일은 어느 것이 먼저인지 계란과 닭의 관계처럼 에매하기도 하다.
 몸을 닦는 일은 마음을 바로 세우는 것과 함께해야 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몸을 깨끗이 하는 일은 초등학교의 어린이라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언제나 마음을 청결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대학’에서도 수신(修身)이라고 하여, 마음을 가다듬고 난 다음에 이루어야 할 두 번째 덕목으로 삼았다. 요즈음 같이 학생들의 인권이 존중되는 시대에서 사라진 풍습이지만, 옛날에는 교사가 학교에서 학생들의 가방을 뒤져 소지품 검사를 하곤 했는데, 우수하고 성실한 학생들의 가방이나 소지품은 언제나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비록 배우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잘 알려진 성직자의 거처도 깨끗하게 정리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들의 삶을 주시하는 사람이 없었어도 과연 청결이 유지될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것은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이나 성공한 사람이 주변을 깨끗이 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어떤 일이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들의 사생활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소위 정치적 소명의식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쉽게 저지르는 실수는 자기 단속이나 집안 단속의 실패이다. 선량이나 대권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역사적이거나 정치적 소명의식에 불타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갈등이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한 미명을 핑계 삼아 자신을 치외법권 지역에 두어 자신이나 자기 주변을 살피는 일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사실 작은 마음의 다스림에서부터 시작되고 완성된다. 자신의 행동이나 양심이 다른 사람들에게 비추어 그들도 저와 같이 양심의 불을 지필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그리고 그것은 작은 행동, 즉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맑고 깨끗한 데서부터 출발한다는 수신편의 논리전개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학’의 수신편이 수천 년이 넘도록 동양 정치의 주요 덕목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집안을 다스린다(齊家)는 말이 옛날의 가부장적 시대와 요즈음 핵가족 시대의 역할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옛날가부장적 시대에는 집안을 가지런히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면 핵가족 시대인 요즈음에 와서는 가족의 구성원 모두가 그 가족의 핵심 인물로써 자신이 맡은 역할을 성실히 해야 하고 가족 간에 협력적으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가부장적 제도의 수직적 가족 관계가 수평적 상호협력 관계로 바뀐 지금 리더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언행의 합리성 즉 언행일치에 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는 것은 일이나 사물에 대한 생각이 두 개의 마음이 아닌 하나의 마음일 때만 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수신의 첫 번째 과제가 마음을 다잡는 일이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작고 보잘것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서양철학의 근본을 이룬 소크라테스의 사상도 ‘너 자신을 알라’고 한 것을 보면 자신을 다스리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은 틀림없다. 하지만 마음을 올바로 다스려 이웃의 신뢰를 얻고 그것을 토대로 더 넓은 사회 구성원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뿐만 아니라 더 넓은 사회도 바르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은 이처럼 사회 참여의 근본을 도덕적 자기 수양에서 찾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기성세대와 젊은이들이 소통하지 못하는 원인은 기성세대에서 찾아야할 것이다.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행동이나 언어는 개차반인데 젊은 세대를 두고 예절이 없고 무질서하다고 탓한다. 옛날에는 마치 모두가 성인군자였다는 자기기만과 착각에 빠져 일방적으로 젊은이들을 몰아붙이는 경향이다. 옛날에도 강도나 도둑은 있었다. 사기꾼에 속아 평생 동안 모은 재산을 송두리째 날리는 일도 있었으며, 성추행 범죄자나 족제비(?)도 있었다. 기성세대는 이러한 것을 인정하고, 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젊은이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고 그 마음을 얻어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가 자기 수양은 뒤로 제쳐두고 젊은 세대에게만 일방적으로 예절과 질서를 지킬 것을 강요한다면 젊은이들은 마음으로 승복할 리 없고 자연히 사회의 갈등과 반목은 더 깊어질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어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그 일의 출발점을 살펴보아야 한다. 수학문제가 잘 풀리지 않은 학생이 처음에 적용한 공식의 적용을  다시 점검하지 않고서는 정답을 구하기가 어렵다. 피부가 거칠어지면 화장이 잘 안 받듯이 근본이 삐뚤어지면 그 결과가 엉망일 수밖에 없다.
 
 개인이나 사회가 쏟아낸 많은 일들의 결과를 보았을 때,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하게 보여도 근본이 잘못되었다면 언젠가는 그 잘못된 점이 밖으로 표출된다. 정치가 그렇고 인간관계가 그렇다. 남녀 간의 사랑이 그렇고 수학문제 풀이가 그러하며 이것이 인간사의 기본법칙이다.
 요즘 들어 ‘대학’이 일러주는 ‘근본이 엉망인데 올바른 결과가 나오는 일은 없다’라는 말이 자주 쓰여 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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