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사람들 사이에 효도에 대한 대화를 나눠보면 효도란 부모에게 잘 해드리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알고 있다.
 지금은 급격한 산업사회의 변화로 효에 관한 전통적 가치관이 무너져가고 있다. 때문에 국가에서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적 가치관 확립을 위한 국민정신의 고양책으로 범국민적인 경로효친 운동을 벌이고 있다. 경로효친을 단지 노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란 피상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가슴에 좀 더 효에 대한 절실한 개념 설정이 필요할 줄 안다.
 우리의 귀에 익숙해진 경로효친이란 말은 사실 애친경장(愛親警長)이라고 해야 옳다. 이 말은 어버이를 지극하게 모시고 어른을 극진하게 공경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늙은이(노:老)라는 말은 일제 때 노자무용(老者無用)이라는 말에서 연유된 것인데 학대(虐待)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때문에 노인을 섬긴다라는 말은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다. 옛부터 우리의 미풍양속에는 연세가 많으신 분들을 동리어른(장:長), 집안어른(장:長), 일가어른(장:長), 어른신네(장:長), 선대(先代)어른 등으로 불러왔다. 이는 우리 조상님들이 얼마나 예(禮)를 존중하였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이다.

 요즈음 효의 사상은 우리들 자신도 모르게 흐려지고 있다. 이는 광복 후의 교육이 바른 위치에 서지 못한 데서 연유한 것이라고 본다. 사회 혼란이 연속되어 온 우리의 역사는 인간성 상실을 야기시켰고 서구문화의 무분별 수입은 사대주의 사상에 물들게 되었다. 그러한 혼탁한 사회의 변화에 전통적인 미풍양속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한 틈바구니에서 효행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과연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어떤 의미를 줄 것인가.
 어린 학생들에게 세상에서 누가 제일 훌륭한 분이냐 하고 물으면 그들은 거침없이 대통령이요, 혹은 링컨이요라고 대답한다. 웃지 못할 일이다. 자기를 낳고 길러준 부모를 훌륭하게 여기지 않는 아이들 마음 자세를 바로 잡도록 가정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라면 태어나기 전부터 태교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이미 2천년 전부터 이 태교가 지켜져 왔다고 한다.
 율곡의 어머니이신 신사임당은 태교(胎敎)를 잘하시어 성리학(性理學)의 대가를 탄생시켰다. 태교는 어머니 혼자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주변에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부모가 모범을 보이면 따라서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에게 문제가 있다. 낯 뜨거울 정도로 자기들의 부모에게는 불효하면서 자기 자식이 효도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인 것이다.

 동양(東洋)에서 오랫동안 깊이 뿌리를 내린 우리 조상들이 실천해 온 효도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서는 저마다 각기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으나 효도란 사람이 자기를 낳아준 제 부모를 극진히 섬기는 도리라고 정의하고 싶다.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부모를 정성껏 봉양하고 부모의 뜻을 받들어 이어가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효는 부모의 생전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생명이 다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버지께선 내 몸을 낳게 하셨고, 어머니께선 내 몸을 기르셨다. 배로서 나를 품으셨고 젖으로서 나를 먹이셨고, 옷으로서 나를 따뜻이 했고, 음식으로서 나를 살려 키우셨다.
 그 은혜가 높기는 하늘과 같고 덕이 두텁기는 땅과 같으니 사람이 자식된 자로서 어찌 효도를 다하지 않겠는가.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하늘처럼 다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인간관계의 건전한 사회적 질서를 크게 강조한 말이다. 무릇 효도는 덕의 근본이며 모든 교육이 발생하는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