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悠久)한 역사(歷史)와 전통(傳統)을 가진 한민족(韓民族)에 있어서 중요한 정신적(精神的) 문화유산(文化遺産)은 한국의 가족제도(家族制度)라고 할 수 있다. 무수(無數)한 국난(國難)을 무릅쓰고 연면(連綿)히 이어온 한국형의 가족제도가 오늘날 전면적(全面的)으로 해체(解體)되는 비극의 시점에 이르렀음으로 깊은 우려를 안고 있다.
 옛 교훈(敎訓) 중에서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된다라는 격언(格言)이 있다. 대학(大學)에서 가족법(家族法)을 연구하면서 가장 귀하게 여겨야 할 글자를 화(和)와 활(活)의 두 글자가 가정을 경영하는데 꼭 필요한 글자이다.
 옛 성현(聖賢) 맹자(孟子)는 가정(家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천하의 근본(根本)은 국가에 있고 국가의 근본은 가정에 있으며 가정의 근본은 가족들에게 있다고 하면서 가정은 국가의 기초(基礎)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그러므로 인간사회(人間事會)에 있어서의 윤리의 기초를 요약하여 오륜(五倫)이라고 한다면 부자유친(父子有親),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로 구성되는 가족윤리(家族倫理), 군신유의(君臣有義) 국가와 국민간의 대의(大義)로 구성(構成)되는 국법질서(國法秩序)와 붕우유신(朋友有信)으로 구성되는 사회의 신의협력질서(信義協力秩序)로 발전되는 사회공동체적(社會共同體的) 협력의 기초는 가화(家和)에서 연유(緣由)되었음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체험(體驗)을 갖지 못한 사람은 혼자는 똑똑한 듯하지만 공동체적 큰 힘을 결속(結束)시켜야 할 때에는 별로 쓸모없는 이기주의자(利己主義者)로 되기 쉽다.

 오늘날 사회윤리(社會倫理)가 파멸되고 사회에 병폐(病斃)가 만연(蔓延)하는 것은 가정의 공동체적 전통윤리의 높은 가치를 체험할 기회가 줄어들고 신세대적 편의주의(便宜主義)가 쉽게 받아들여져 온 까닭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격변(激變)의 시점(時點)에서 우리는 전통가족제도(傳統家族制度)에 담겨진 조상(祖上)의 높은 정신을 확실하게 이어받아야 하며 또한 한국의 전통적(傳統的) 가족제도를 파괴(破壞)하여 온 일부계층의 의도가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인식하면서 전통과 긍지를 가진 이 나라의 주인의 입장에서 가족윤리(家族倫理)를 지켜 나가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 소임(所任)인가를 생각하고 우리가 꼭 명심하여야 할 요소(要素)를 정리하고자 한다.
 한국가족제도는 오랜 역사적 시련속에서도 한민족공동체 속에 고유(固有)한 한국민의 독특한 가족제도의 틀을 지켜왔다.
 국난을 딛고 일어서서 새로운 공화국의 법 질서의 기초로서 한국의 민법을 제정함에 있어서 선인(先人)들은 전통적 국민의식과 조화(調和)의 방향에서 절충입법(折衷立法)을 추진완성하였다.
 일제의 창씨개명(創氏改名)등을 통하여 한민족공동체를 와해(瓦解)시키려고 자행(恣行)한 침략적(侵略的) 시련이 있었고, 오늘날 개인주의적 서양문화의 전면적 수용이라는 명분으로 전통가족제도를 전면적으로 해체하려는 가족법 폐지 운동이라는 각계의 조직세력의 압박이다.

 우리의 고유 가족제도는 호주제도의 확립, 동성동본(同姓同本)의 혼인금지(婚姻禁止), 타성혼인(他姓婚姻)을 원칙으로 함은 역사(歷史)의 소명이며 한국가족제도의 철칙(鐵則)이다.
 무수한 국난(國難)과 시련(試鍊)을 무릅쓰고 가족과 가정은 생사(生死)를 같이하는 가장 존귀한 공동운명체(共同運命體)로 받아들여 왔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