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이 존경받는 풍토 조성을 위해 제정되었건만 그동안 제대로 시행되질 않아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일선 학교별로 기념행사를 적극 갖도록 권장키로 함에 따라, 한동안 유명무실하던 ‘스승의 날’이 부활하게 됐다.

고성군은 각 학교에서 별도의 기념식을 가지진 않지만 잊혀져가는 부모세대들의 ‘옛 은사 찾아뵙기’운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날 하루만이라도 오늘날을 있게 해준 옛 은사를 찾아봬 어릴 적 동심으로 되돌아 가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 차후 스승의 날이 어떻게 정착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교사들이 존경받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시도는 바람직해 보인다.

스승의 날 기념식을 통해 스승에게 꽃을 달아주고, 학교 식당에서 사제 간 함께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간소한 행사 정도는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알다시피 예전의 스승의 날은 여러 가지 불미스러움 등으로 폐단이 많았다. 학부모들의 지나친 경쟁에다, 일부 교사의 잘못으로 촌지와 값비싼 선물, 도를 넘은 향응이 제공되면서 사회문제가 됐고, 급기야 지난 1999년 스승의 날엔 전국적으로 임시휴업을 하기에 이르렀다.

지나친 금품공세는 소위 말하는 잘사는 동네의 초등학교에서 특히 심했다.

스승의 은혜나 존재가치를 되새기고 감사하는 맘을 갖자는 취지에서 제정된 스승의 날이 ‘학교를 쉬는 날’, ‘선물 준비를 해야 하는 날’, ‘접대해야 하는 날’ 등으로 왜곡·변질되면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대학입시를 위한 성적 지상주의 교육의 부작용으로 교사와 학교의 권위가 추락한지는 이미 오래다. 잡무는 많아지고, 수요자의 목소리는 커지는 등 교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급기야 학생체벌의 전면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는 등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을 위한 극단적인 배려까지 현실화됐다.

이런 시점에서 교사들의 존재가치를 되새기는 스승의 날 기념식은 실로 그 의미가 깊다.

제대로 정착하려면 학부모들이 이전의 폐해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스승의 존재가치나 의미에 대해 학생 스스로 느껴보는 날이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교사들은 존경받아야 한다. 학생을 감정적으로 체벌해 문제가 되거나 촌지수수 등 부당한 처신을 하는 교사는 극소수다.

교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열성적으로 임할 때 우리나라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