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조는 지난달 31일 오전, 군 청사 앞마당에서 노조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폭행·난동범’ 엄정하게 수사하고 신속하게 처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고성군과 고성군의회가 나서 악성 민원인들로부터 공무원 보호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와 관련한 조례를 하루속히 제정해 공무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풍토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노조에 따르면 지난 8월 29일 오후, 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는 전 공노조 지부장이 한 민원인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민원인은 사무실 휴지통을 발로 차고 욕설을 하는가 하면 관공서를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었고, 경찰이 출동한 이후에도 계속되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의 가슴을 밀어 넘어뜨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민원인은 지난해 공노조 사무실을 방문하여 행패를 부리다 공무집행 방해로 기소돼 재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인은 재판을 앞두고 전 공노조 지부장에게 ‘처벌불원서’를 써줄 것을 계속해서 전화로 요구하다, 거부당하자 농업기술센터 사무실로 찾아가 또 난동을 부린 것이라고 공노조는 설명했다.

 

공노조는 이번 사건으로 피해 공무원은 정신적 충격뿐만 아니라 지켜본 동료 직원들의 허탈과 분노는 다 표현할 수 없다면서, 이는 개인에 대한 범죄행위를 넘어 공권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고 말했다.

범죄피해자인 고소인을 사적으로 찾아가 합의를 종용하고 거부당하자 위력을 가해 상해를 입힌 것으로 용납해서는 안 되는 중범죄에 해당 된다는 것이다.

 

공노조는 관공서에서 민원인에 의한 폭력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면서, 폭력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는 법령 미비와 공무원 보호에 무관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국민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체계에 호소하는 것조차 사적 보복을 걱정해야 하는 대한민국 공무원의 현실이 서글퍼진다고 토로했다.

 

관공서 폭력이 만연화되어 있지만, 사건화되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속앓이만 하다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언제까지 이런 폭력에 내몰려야 하는지 반문하기도 했다.

 

공노조는 관공서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면서, 무조건적인 친절과 일방적 책임을 강요하는 공직문화를 바로 잡아야 한다 강조하고 공노조는 악성 민원인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고 그것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때까지 싸울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사법당국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사적 폭행에 대해 구속 수사하고, 고성군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 되며, 고성군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폭력으로 내몰리는 공무원 보호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 하라고 덧붙였다.

 

공노조 김상민 지부장은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인들로부터 겪는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욕설은 기본이고 자신의 민원 해결이 안 되면 폭력이 동반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 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보호조례’ 제정이 시급하다고 했다. 특히 이번처럼 상해를 입은 공무원은 자신의 사비로 병원비까지 충당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 제도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민원인으로부터 공무원 폭행사례는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고성군만 하더라도 지난해 3월 삼산면사무소 직원이 민원인에게 폭행당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는가 하면 2015년에는 임신 9개월 여성 공무원이 민원인이 던진 우산에 맞아 상해를 입은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고성군은 민원대응 메뉴얼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갈수록 교묘하게 제기하는 민원에 대처하기 힘들다는 것이 현장 공무원들의 반응이다.

 

공노조는 현실에 맞는 메뉴얼이 나와야하고, 공무원 보호조례 제정을 통해 민원인들에게도 인식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