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이 있을 경우 남의 탓하기가 쉽지 내 탓 하기는 참 어렵다.

 

가는 말이 고와야 한다는 것은 상대방과 얘기를 나눌 때 내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내 소리이지 남의 것이 아니므로 대화의 주체가 나이지 남이 아니며 결국 내가 한 말의 책임은 나에게 있지 상대방에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내가 상대에게 고운 말을 하는 것이 우선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흔히 험한 말을 상대방에게 할 때 말을 곱게 해야지라고 하면서 상대를 탓한다.

그러나 그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말이건 행동이건 삶의 주체가 나여야지 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도 혀를 따라잡지 못한다.

 

물론 이 구절은 문질<文質>에 관한 내용 중의 일부분이지만 즉 잘못한 말은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보다도 빠르니 어떻게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명심보감에도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어느 곳에 있으나 편안할 것이다라고 하여 말조심 할 것을 당부하였다.

 

십팔사략에 나오는 말이다.

 

소공<召公>이 주나라 여왕의 탄압 정책에 반대하며 이렇게 충언하였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개천을 막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개천이 막혔다가 터지면 사람이 많이 상하게 되는데 백성들 역시 이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내를 막는 사람은 물이 흘러내리도록 해야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말을 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여왕은 소공의 충언을 따르지 않고 백성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결국 백성들은 난을 일으켰고 여왕은 평생을 갇혀 살게 되었다.

 

여왕이 갇혀 있는 동안 대신끼리 합의하여 국가 일을 결정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공화정치의 시작이다.

공화정치란 말을 쓴 최초의 인물은 바로 화원<華元>이다.

 

그는 대중에게 비웃음을 샀지만 비웃는 자들을 꾸짖는 일이 없었다.

 

중구난방은 막기 어렵기 때문에 막기보다는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가 대중들에게 존경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다른 이야기로는 춘추시대 때의 것이 있다.

 

송나라 사마가 성을 쌓는 책임자에 임명되었다.

 

그러자 성을 쌓는데 동원된 사람들이 그가 적국의 포로가 되었다가 돌아온 사실을 비꼬아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그는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는 어렵다라고 하며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즉 대중의 말길과 자유로운 생각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언로가 공정하게 열려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공과 사는 예로부터 대비적인 개념으로 쓰였으며 공공성이 사사로움보다 중시되었다.

 

공, 사의 어원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설문해자<說文解字>에 공은 평분<平分>으로 사를 간사<奸邪>로 정의하였다.

 

사는 사람의 개별적인 감정, 욕망 또는 일부 사람들의 이해를 의미하는 말인 반면 공은 공공<公共>, 공평<公平>, 공정<公正>이란 뜻으로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보편과 관련된 덕목이다.

 

즉 공은 선으로 긍정되어야 할 것이며 사는 악으로 부정되어야 할 것으로 대립되었다.

 

글자 형태로 볼 때 한자 사<私>를 구성하는 사<厶>가 공<公>이라는 글자 속에도 있다.

 

사가 공과 함께 사<厶>라는 글자를 가지고 있다.

 

자신만을 위한 삶은 닫힌 삶이다.

 

유학은 열린 삶을 지향한다.

 

그렇다고 개인의 욕망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어질고 능력 있는 자를 등용해서 신실<信實>을 말하고 친목을 도모하였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다만 자신의 어버이만을 여기지 않고 자신의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기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자신의 어버이만을 어버이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의 어버이와 자식이란 사적으로 개별적인 관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단순히 사적인 영역에 국한시키지 않고 자신의 가족에 대한 친애하는 마음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사적인 영역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인류전체 이익의 실현을 위한 전제가 된다.

 

이와 같이 천하위공<天下爲公>이 실현되는 사회를 유학에서는 대동사회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사사로움에 대해 그토록 부정적인 인식을 해왔는가.

 

그것은 성인군자가 아니면 사사로움에 얽매여 자신만 잘 먹고 잘 살기에 바쁘지 천하의 공공성을 돌아보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