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에 화는 입으로부터 나오고 병은 입으로부터 들어간다(禍自口出 病自口入)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진리인만큼 특별나게 누가 한 말이라고 그 출처를 캔다는 것조차 무의미한 일인지 모른다.

태평어람(太平御覽) 인사편(人事篇)에 보면 병은 입으로 좇아 들어가고 ‘병종구입(病從口入)’ 화는 입을 좇아 나온다 ‘화종구출(禍從口出)’는 말이 있고 또 석씨요람(釋氏要覽)에는 모든 중생은 화가 입으로 좇아 생긴다 ‘일체중생화종구생(一切衆生禍從口生)’고 했다. 모든 음식으로 인해 병이 생기고 말로 인해 화를 입게 되니 입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또 전당시(全唐詩)에 수록되어 있는 풍도(風道)(822-954)의 설시(舌詩)란 시에는 입과 혀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입은 이 화의 문이요. -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

혀는 이 몸을 베는 칼이다. -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간직하면 -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

몸 편안히 가는 곳마다 튼튼하다. - 안신처처뇌(安身處處牢)

풍도는 당나라 말기에 태어난 사람으로 당나라가 망한 뒤에도 진(晋), 글란(契丹), 후한(後漢), 후주(後周)등 여러 왕조에 벼슬을 하며 이 어지럽고 위험한 시기에 처해서도 93세라는 장수를 누린 사람이다. 과연 이런 시를 지은 사람다운 처세를 실행에 옮겼구나 하는 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