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김진현 행정복지국장(4급)이 갑작스레 장기재직 휴가(20일)를 떠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공무원 장기재직 휴가는 명예퇴직 또는 정년퇴직을 앞둔 시점에 사용하는 것이 관례인 점을 감안하면, 정년이 1년 이상 남은 김 국장의 장기재직 휴가는 의외라는 것. 

 

특히 지난 12일부터 고성군의회 임시회가 열리고 있고, 군은 이상근 군수 취임 후 제1회 추경예산을 제출해 놓은 중요한 시기인데, 이를 총괄해야 할 행정복지국장이 하루 이틀도 아닌 장기휴가를 떠남에 따라 공직 내부에서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이상근 군수와 불화설이 제기되는가 하면, 인사(人事) 불만에 김 국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말들이 공직 내부에 돌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장기재직한 공무원이 범위 내 휴가를 쓸 수 있어, 김 국장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본지 취재결과, 지난 12일 오후 이 군수와 인사문제를 논의한 후 휴가서를 제출, 곧바로 퇴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 내 소식통에 따르면 이 군수가 김 국장을 문화환경국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을 주문했고 이에 반발한 김 국장이 장기휴가에 들어갔다는 것.

 

이 같은 소식이 사실이면 김 국장의 행동은 항명에 해당된다. 인사권자인 군수 지시를 거부한 것으로 퇴직을 각오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행동이다.

 

자신도 승진명부 서류 한 장으로 국장에 임명되어놓고, 정작 자신의 인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장기휴가서를 내던진다는 것은 공직사회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이와 반면, 일부에서는 백두현 전임 군수가 다소 파격적으로 중용한 인물이어서, 이 군수 취임 후 찍어내기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행정복지국장은 4급 서기관으로 군수와 부군수 부재 시 고성군 행정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고성군 직제상에도 군수, 부군수 다음에 위치 해있고 600여 공무원 인사를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김진현 국장은 지난 2019년 9월, 백두현 군수가 중용한 인물이다. 당시 약 2개월 공백 기간을 두면서까지 다소 파격적으로 승진 인사했다.

 

이 때문인지 이상근 군정 출범 후 김 국장의 거취가 공직 내부에서 잦은 화재 거리로 대두되었다는 전언이다. “명퇴한다, 다른 부서로 좌천된다”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어찌되었건 김 국장이 행정복지국장에서 문화환경국장으로 자리 이동설이 거론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상근 군수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 국장이 군수에게 항명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의에, 이 군수는 항명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조직개편을 대비, 보직 이동을 논의하면서 김 국장이 해석을 좀 달리한 것 같다” 말하고 “4급 국장인데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 하는 만큼 조만간 좋은 결론이 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군수 설명을 종합하면 김 국장을 문화환경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라는 논의 과정에서 김 국장이 장기휴가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국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두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김 국장이 휴가를 끝내고 복귀할지, 그렇지 않으면 조기 퇴직 수순을 밟게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고성군 고위 간부공무원이 인사권자와 이해충돌을 빚고 사실상 잠적한 사례는 처음이어서 공직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