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문장으로 이름을 날려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뛰어났음으로 동국문종<東國文宗> 또는 동박문학의 개산조<開山祖>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음은 천하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선생이 이처럼 문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만큼 최치원의 문학에 대한 연구는 일찍부터 높은 진척을 보여왔고 1980년대 이후로는 다각도로 연구가 진행되어 학계에서 고운학<孤雲學>이라는 용어까지 사용 할 정도이다.

최치원은 그 학문 경향을 보면 그는 이치를 따져 이론을 세우는데 힘을 쏟거나 자신의 사상을 체계화 하는데 철저를 기했던 학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당시 현실과 관련하여 자기 의지대로 확고한 문자의식과 사상가적 기질을 풍부하게 가진 사람이었다.

그의 철학사상은 한 마디로 폭이 넓고 깊이가 있으며 변려문<騈儷文>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러기에 그 실마리를 풀어내는 일이 매우 어렵고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곧 그가 유불도<儒佛道> 삼고 사상을 비롯한 여러 사상을 이해하고 있다는데 주요 원인이 있으며 또 그의 글이 대부분 단편적이라는 점도 꼽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까닭에 그의 글을 보고 이러한 사실을 쉽게 찾아내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기본적인 문제점을 염두에 두고 자세히 살펴 읽으면 상당히 정밀한 사유의 편린과 흔적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치원을 연구하면서 한낱 자료나 제시하고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그의 철학사상을 생명력 있게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최치원은 개방적 한문 풍토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육두품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러한 가정적 환경에 힘입어 유, 불, 도 삼교사상에 정통하였다.

그는 유교의 입장에서 볼 때는 불교인이요 도교인이었던 것이다.

당시 삼교사상은 국제성을 띈 보편적 가치 기준으로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는 중국 위진시대<魏晉時代> 이래의 삼교일치론<三敎一致論> 내지 삼교조화론에 영향을 받아 유고를 기본으로 함녀서 불교 및 도교 등과의 조화, 융합을 도모하였다.

유고를 체<體>로 하면서 불교 도교의 사상을 적극 수용, 섭취하여 궁극적으로 삼교회통<三敎會通>의 경지를 찾아내는 것이 그의 삼교관의 특징이었다.

최치원은 유교의 특성을 경세<經世>의 측면에서 불교는 개혁과 호국의 측면에서 도선사상을 제세<濟世>의 측면에서 이해하려 하였다.
 

그는 여러 사상이나 종교의 관점 및 특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일정한 한계를 두어 명확히 구분을 지으면서도 어디까지나 유교적 입장에서 삼고 사상을 이해하였다.

그는 여러 사상이나 종교의 관점 및 특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일정한 한계를 두어 명확히 구분을 지으면서도 어디까지나 유교적 입장에서 삼고 사상을 이해하였다.

그는 자신이 유자<儒者>임을 누누이 강조하였으며 유술<儒術>로써 일세를 경륜<經綸>하라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최치원이 동문의식을 강화하여 분열과 갈등과 대립으로 얽힌 당시의 어지러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통합과 민심을 한 데 모우는 원동력이 될 만한 요소로서의 동인의식을 부각시키는 것이었고 아울러 우리의 문화적 긍지와 창조의 역량을 발휘시켜 국제적인 수준과 대등한 위치까지 끌어올리려는 융평사상<隆平思想>의 한 발 족 내디디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치원은 동인의식과 동문의식은 동서문명의 보편성을 추구하고 나아가서 세계화를 추구하는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국제화, 세계화의 주체의식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기게 하는 것으로서 어떤 것이 올바른 세계화인지, 국제화인지 잘 보여 주어야 하겠다.

최치원이 젊었을 때 함양군수에 재임 중에 사철나무 수십만 그루를 식재하여 함양읍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 식재한 나무들이 지금도 잎이 피고 꽃이 피어 지그까지도 봄, 여름, 가을이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모이고 있다.

최치원은 아주 젊은 시절부터 사욕을 채우려 하지 않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헌신한 위대한 분이다.
 

오늘의 관점에서 본 최치원의 참고관은 사상적이나 종교적 갈등과 대립은 물론 이데올로기의 차이로 인하여 동족 간에 심한 갈등과 이질감마저 빚고 있는 현대의 우리에게 각 종교 간의 대화를 통한 교섭과 융화는 물론 민족의 화합과 동질성 회복을 위해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이념을 전 세계에 확대시킬 때 세계평화에 크게 기여 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우리 고유사상을 비롯한 전통문화에 대해 재발견을 강조하고 그 외에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우리의 자존심을 더 높이고 주체역량을 발휘하도록 힘 쓴 최치원의 동민의식은 그의 개방적이고 상호 융화적인 종교관 그리고 문명의식과 함께 세계화시대에 사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민족 주체성과 세계화가 결코 양립하는 것만이 깨우쳐 준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