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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례<冠禮>와 혼례<婚禮>
2021년 12월 10일 (금) 11:20:49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gofnews@naver.com

   
▲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전통사회에서는 네 가지 의례가 있다.

관례, 혼례, 상례, 제례가 그것이다.

관례가 현대화 된 것이 오늘날 행해지는 성년의 날이다.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자부심과 책임 의식을 부여하는 날이 바로 성년의 날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성년의 날은 1973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4월 20일로 정했다가 1975년 5월 6일로 변경되었다.
1985년부터는 5월 셋째 일요일로 정해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전통사회에서는 남자들이 15세가 넘으면 관례<冠禮>를 행하여 상투를 틀고 관을 씌워 주었다.
여자에게는 쪽을 찌고 비녀를 꽂아 주는 의식을 행하였는데 이것을 계례<筓禮>라고 하였다.

옛 한글 편지 중 관례에 대한 사연을 담고 있는 자료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현풍 곽 씨 언간에 다음과 같이 관례에 대한 사연이 있어 우리의 주목을 끈다.

‘요새 아이들 데리고 어찌 계신 가. 기별 몰라 염려하네. 보름날 아들 초거례를 하라 하고(고을 어르신들이) 모두 시키니 내일 장에 가서 절육 할 것을 다구나 아무것이나 사서 쓰도록 하소. 술은 먼저 빚어 놓았던 술을 쓰도록 하소. 당새기에 넣은 안주를 적으나마 남이 보암직하게 차려 보내소. 한 고을 어르신들을 다 청하니 너무 초라하게 하지 마소. 바빠 이만.(현풍 곽 씨 언간 55번)’

이 편지의 사연은 17세기 초에 관례를 베풀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관례는 세 가지 절차를 통해서 차례대로 진행된다.
그 중의 첫 번째 절차가 위 편지에 나온 초거례다.
오늘날 예절 관련 서적에는 이것을 초가례<初家禮>로 적고 있으나 위 편지에는 초거례로 적고 있다.

초거례는 관례를 받는 젊은이의 땋아 내린 머리를 들어 올려서 관을 씌워주는 일이다.
초거례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내빈과 관례자가 좌정하면 집사자가 치관<淄冠>을 소반에 받쳐 들고 예를 추대하는 사람이 관례자에게 축사를 한다.
관례자가 답배<答拜>를 하면 관례짜의 머리에 치관과 건<巾>을 씌워 준다.

그리고 관례자는 어릴 적 옷을 벗고 심의<深衣>(선비가 입는 겉 옷)를 입고 큰 띠를 두르고 신을 신고 나와서 남향하여 서 있는다.
관례를 하면서 그 사람의 자<字>를 지어 주었다.

남녀가 성장하면서 관례와 계례를 치르고 나서 그 다음에 맞이하는 것이 혼례이다.
예나 지금이나 혼인은 인생의 대사이다.
사람을 골라 배필을 정하며 일평생 고락을 같이 한느 첫 출발이 혼례이다.

혼례를 치르기 전에 몇 가지 절차를 거친다.
중매를 혼약이 이루어지면 신랑집에서 신랑의 사주를 써서 붉은 보자기에 싸서 신부 집에 보내는데 이것을 사주단자<四柱單子>라 부른다.
사주를 받은 신부 집에서는 신부의 사주와 맞추어 혼인 날짜를 택하여 신랑 측에 보내는데 이 문서를 연길단자<涓吉單子>라 한다.

이어서 혼인날 하루 전에 신랑 측에서 신부 집으로 혼수<婚需>와 혼서<婚書>지를 물목기<物目記>와 함께 보낸다.
이것을 납폐라 부른다.

이 때 보내는 혼서지는 신부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평생 동안 장롱 깊숙이 고이 간직 했다가 죽을 때 관 속에 넣어 준다.
옛 한글 편지에는 이러한 혼인 절차를 보여주는 내용은 찾을 수 없다.

다만 혼인과 관계되는 사연이 일부 편지에 나타난다.
조선조 효종<孝宗>과 인선왕후 사이에서 난 둘 째 딸 숙명공주(1638~1699)가 생전에 왕비로부터 받은 편지를 모은 ‘숙명신한첩’이라는 편지첩이 있다.
이 편지첩에는 숙명 공주의 올케가 되며 현종비이자 숙종의 친모인 명성왕후<明聖王后> 김 씨(1642~4683)가 숙명공주에게 보낸 편지가 있다.

이 편지에는 혼례를 신부례라 불렀다.
다음이 그 내용이다.
‘글월 보옵고 평안하오시다 하오니 그지 없이 기뻐하옵니다. 신부례는 일기도 청명한 날에 무사히 지내시오니 그런 기쁜 일이 어디 있사오리까. 언제 궁에 들어오시면 두루 마음 든든히 보고자 기다리옵니다.’
이 편지는 김일근 선생의 저서 언간의 연구 172쪽에 소개되어 있으며 발신자는 명성왕후이고 수신자는 시누이가 되는 숙명공주이다.

왕비가 시누이 공주에게 보낸 편지에 깍듯한 경어체를 쓰고 있다.
이 편지는 청명날 공주의 신부 즉 혼례를 아름답게 치렀음을 기뻐하며 경하한 내용이다.

한편 16세기 후기에 쓰여진 순천 김 씨 언간 중에 혼인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이 편지는 장성한 자식이 혼사를 걱정하면서 남편과 의논을 했으나 올해에 혼인시키자 내년에 하고 들뜬 말만 하고 여자의 말은 듣지 아니하는 남편을 원망하는 사연을 담은 듯 하다.

자식 혼사를 걱정하는 어머니 마음을 엿볼 수 있는 편지이다.
일상생활에 관한 내용이 가장 풍부한 현풍 곽 씨 언간에는 혼인이라는 낱말이 도합 다섯 건 편지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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