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충무공의 전서’ 중 15권에 실린 진중음(陣中吟)으로 임금의 피난 소식을 접한 후 나라의 앞날을 근심하면서 무신의 굳센 의지와 장부의 기개 및 충절을 표현한 말씀입니다. 원문은 “님의 수레 서쪽으로 멀리가시고/ 왕자들은 북쪽에서 위태로운데/ 나라를 근심하는 외로운 신하/ 장사들은 공로를 세울 때로다/ 바다에 맹세하니 어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 이 원수 모조리 무찌른다면/ 내 한 몸 이제 죽다 사양하리오.”입니다.
 ▲ 물령망동, 정중여산(勿令妄動 靜重如山) - “가벼이 움직이지 말고, 침착하게 태산과 같이 무거이 행동하라!”
 1592년5월7일 임진왜란 중 처음으로 옥포해전을 앞두고, 경상좌우도 수군과 육군의 패전 소식으로 긴장하고 당황한 군사들에게 공격에 대한 세부 사항을 지시한 후, 공포심과 전쟁 경험 부족을 극복하도록 하신 말씀입니다.
 ▲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 - “이제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전선이 있으니” 칠천량해전 이후 공께서 다시 통제사 재임명 교서를 받고 패잔 수군을 수습한 결과 전선12척에 군사 120명이라. “수군을 폐하고 육전에 참가하라”는 임금의 지시에 수군을 없애서는 안 된다고 조정에 강력히 건의하는 내용입니다. 원문은 “이제 신에게는 아직도 전선 12척이 있으니 죽을힘을 다하여 싸우면 오히려 승리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비록 전선은 적지만 신이 죽지 않는 한 적은 감히 우리를 없이 여기지 못할 것입니다.”입니다.
 이것은 수군의 존속 가치와 그 효용을 강력히 주장한 공의 뛰어난 전략적 식견입니다.
 ▲ 차수약제 사즉무감(此讐若除 死卽無憾) - “이 원수 무찌른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임진왜란 중 최후의 결전인 남해 노량해전을 앞둔 1598년 11월 18일 밤 12시가 지날 무렵, 함상에서 손을 씻고 무릎을 꿇어 향불을 피우면서, 계례의 생명과 나라의 보존을 위한 최후의 염원을 하늘에 빌 때의 내용으로 충무공의 “결사보국” 정신의 말씀입니다.
 ▲ 전방급, 신물언아사(戰方急, 愼勿言我死) - “지금 싸움이 한창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
 이 말은 임진왜란 중 최대 최후의 해전인 노량해전에서 퇴각하는 왜선 500척을 격파하기 위해 뱃머리에서 독전하다가 갑자기 날아든 총탄이 왼쪽 겨드랑이를 맞혀 관음포에서 전사하실 때,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도 왜적 격퇴를 염원하며, 우리 수군의 사기저하를 우려한 우국충정에서 하신말씀입니다.

 ▣  이순장군의 주요전술용어 
 - 방포(放砲)하라! (적선을 향해 포를 쏘아라는 명령)
 - 당파(撞破)하라! (적선을 뱃머리 또는 거북선으로 부딪쳐 격파하라는 명령:진해만 안골포해전에서 최초로 시도)
 - 자갈은 물어라!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입에 자갈(막대기)를 물어라는      명령) 
 - 장사진(長蛇陣)을 펼쳐라! (기다란 뱀이 머리를 쳐들고 공격 하듯이 길      게 일열 종대로 늘어서서 공격과 방어진을 펼치는 진법으로 공격 또는      방어하라는 명령)
 - 학익진(鶴翼陣)을 펼쳐라! (학의 날개모양으로 펼쳐서 공격과 방어하는      진법으로 공격 또는 방어하라는 명령)
 
 ▣ 당항포해전 승첩과 무기정의 기생 ‘월이’에 얽힌 설화
- 왜적을 속인 월이의 지혜 -

  우리 고장 고성에는 지혜로운 기생‘월이’에 관한 설화가 전해옵니다. 군인도 남자도 아니지만 당항포해전의 승첩에는 누구보다도 큰 역할을 한 기생 ‘월이’ 이야기입니다.
ㆍ 일본(왜적)의 밀사
 임진왜란을 일으키기 전 일본은 조선에 밀정을 보냈습니다. 목적은 조선의 지형을 정탐하고, 그를 바탕으로 전략지도를 만들어 침략을 준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울산에 상륙한 밀정은 울산과 마산, 진해 등을 거쳐 고성에 숨어들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밀정은 지금의 고성읍 송학리에 있었던 무기정(舞妓亭)이라는 술집에 묵게 되었습니다.
ㆍ 무기정 기생 ‘월이’
 그곳에서 기생 ‘월이’의 술대접을 받았습니다. ‘월이’가 그 남자를 보니 첫눈에 의심스러워 보였습니다. ‘월이’는 독한 술을 자꾸 권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만 쓰러져 잠에 빠져버렸습니다.
ㆍ 밀사에서 지도를 발견하는 ‘월이’
 ‘월이’는 남자의 가슴을 헤쳐 보니, 비단보가 나왔습니다. 깜짝 놀라 풀어보니 장차 조선을 침범할 전술과 해로의 공략도, 그리고 육지의 도주로가 상세히 그려진 지도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월이’는 의심스러웠던 남자가 일본의 밀정임을 알아채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ㆍ 지도를 조작하는 월이
 이내 붓을 꺼내어 조심스럽게 지도를 조작하여 당항만이 바다로 이어진 것으로 만들어 동해면과 통영을 섬으로 만들어 다시 밀정의 품에 넣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밀정은 일본으로 떠나갔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조선을 침략한 왜적은 ‘월이’가 조작한 지도를 든 채 당항포에서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수군과 전투를 벌였습니다.
ㆍ 일본군의 패배
이순신의 전략과 거북선의 위력에 밀린 왜적들은 서쪽 바다 소소강(召所江)으로 도망쳐 빠져 나가려고 하였지만 육지로 막혀있어 조선수군에 전멸하고 말았다는 설화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ㆍ 속싯개의 유래와 ‘월이’의 애국 충정
 그 후 이 소소강을 왜적들이 속았다고 하여 ‘속시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것을 생각하면 기생 월이 애국충절은 진주 남강 의암(義岩)에서 적장(敵將)을 끌어안고 푸른 강물에 투신 순국한 논개의 충절과 함께 높이 평가 받아야 마땅하겠습니다.

 ▣ 당항포해전에서 비롯된 땅이름
 당항포 1차, 2차 두 차례의 해전이 벌어진 당항포 부근에는 임진왜란과 관련된 땅이름(지명)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속싯개’와 ‘망대끝’ 등 지금은 사용되지 않지만 우리 말 땅이름에서 당항포 해전의 자취를 찾아봅니다.
 ▲ 소소강(召所江) : 임진왜란 때 제1차 당항포해전 때 일본 전선 26척이 소소강 앞바다에 서쪽에 정박해 있었다.(지 소소강 서남칙 : 至 召所江 西南則) 소소강 앞 바다를 소소포(召所浦)라 합니다.
 ▲ 속싯개 : 소소강 앞에 있는 소소포를 말하며 임진왜란 당시 무기정(舞妓亭) 기생 ‘월이’가 일본 밀사가 가슴에 지닌 전략지도를 몰래 붓으로 고쳐 그려 넣었다.  그 후 그 전략지도를 믿고 온 일본 수군은 이순신 장군이 이 이끄는 조선수군의 공격을 받아 서쪽인 지금의 철뚝 방면으로 도망쳐 빠져 나가려고 하였지만 뱃길이 끊겨 있어 모두 격침당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 후 이 소소강을 왜적들을 속였다고 하여 ‘속싯개’라고 합니다.
 ▲ 핏골 : 회화면 당항리 동쪽에 있는 골짜기를 말합니다. 임진왜란 때 전투로 골짜기가 피로 물들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 머릿개 : 마암면 두호(頭湖)리의 다른 이름입니다. 임진왜란 때 당항포 해전에서 패해 육지로 도망간 왜적을 추격하여 목을 치니, 마을 앞바다로 왜적의 목이 무수히 떠올라 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 하동목사 진터 : 임진왜란 당시 하동목사가 진을 쳤던 곳입니다.
 ▲ 내신마을 (맛을간장 : 맛乙干場) : 임진왜란 당시 (1595년 6월 5일) 제1차 당항포해전에서 승첩한 이순신장군의 선단이 하룻밤 숙박한 곳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검포(檢浦) : 임진왜란 당시 군사 주둔지로 행인을 검문 검색하던 곳입니다. 현 동해면 검포마을 말합니다.
 ▲ 군진(軍陣) : 임진왜란 당시 군사가 주둔하여 진을 쳤던 곳. 마암면 호산리에서 회화면 배둔리로 넘어가는 고개에 아군이 진을 쳤던 곳인 군진 마을도 이에 해당합니다.
 ▲ 잡안개 : 임진왜란 때 왜병을 잡은 곳이라고 하여 ‘잡은개’가 변하여 불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현재 회화면 배둔리 남쪽에 있는 해안지대를 말합니다.
 ▲ 도망개 : 동해면과 거류면의 경계에 위치한 도망개는 왜적이 도망가는 길목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다음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