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제19대 국회의원선거, 고성군의회의원보궐선거는 끝났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시점에서의 마무리가 당선된 이를 축하하고 아쉽게 당선되지 못한 이를 위로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만약, 당선자를 축하하고 낙선자를 위로하는 것으로 유권자의 권리 내지 의무가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불리우는 선거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선거는 그 과정에서 각기 편이 갈라져 치열하게 경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경쟁에서도 ‘공명선거’라는 상호간의 합의에 의한 룰(rule)이 있듯이 선거의 결과에 승복하고 새로이 공동체의 지도자로 선출된 당선자에게 힘을 실어주고 당선자의 공약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 지를 확인하는 일이 유권자가 지켜야 하는 규칙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민주공화국임을 표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선거는 국가 혹은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누가 운전석에 앉아 기수역할을 할 것인가를 합의된 규칙에 따라 선출하는 필수과정이다. 선거에 임하는 궁극적 목표와 명분이 같다면 편을 나누어 싸웠다고 해도 궁극적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편을 가르기 전의 상태로 되돌아가 국가 또는 공동체의 공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공동체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선거에 편을 갈라 싸웠던 것을 잊지 못하고 당선자는 자기의 편이 되어 주었던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기에 급급해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하지 못한다. 반대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지도자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데도 자기 편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사사건건 반대하여서 오히려 공익을 저해하는 일이 빚어지곤 한다. 

 선거로 야기되는 공동체의 분열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국가정책의 일관성, 영속성을 장점으로 하는 일당 독재국가나 과거 나치와 같은 파쇼국가 보다 못한 민주주의 국가로 전락할 수도 있다. 국론분열로 쓰이는 공동체 구성원간의 에너지가 공익과 직결되는 분야에 전부 투입가능하다면 우리나라는 보다 빠르게 우리모두가 원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발전적인 방향에서의 비판과 반대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국가 또는 공동체를 위한 정책에 있어 무턱대고 자기 편이 아니다, 혹은 아니었다는 이유만으로 반대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선거의 산물이 대결보다는 화해와 타협, 분열보다는 공조를 강조하는 우리의 자세와 합쳐진다면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 공동체가 당면한 해결과제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안도 여기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야 정당 간에 ‘무엇을 달성하겠는가’에 있어 차이는 없다. 차이가 있다면 ‘어떻게 달성하겠는가’ 에 있을 것이다. 유권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이의 정책만 지지, 고수할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선택한 이의 정책에도 호응할 줄 아는 민주시민의 자세를 가져야 하겠다. 아울러, 선거에 있어서의 반대편의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는 지의 확인도 잊지 않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