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세대 여성들은 현모양처의 삶을 어떻게 생각할까.

미혼 여성 3,2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51.7%가 결혼해서 남편을 내조하고 육아에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여성을 선호하는 현상이다.

절반 이상의 신세대 여성들이 자녀를 교육하고 남편에게 내조하는 현모양처형의 생활 방식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자기 계발이 더 중요해서, 아이와 남편보다 자기 삶이 더 소중해서라고 대답한다.

여성도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 있는 직장인이 되려면 자기 외에 누구를 돌보고 챙길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데 투자되는 시간과 노력을 차라리 필요한 자격증을 따거나 어학공부를 하는 데 쏟고 싶은 것이다.

곽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현모양처의 여성을 지향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로 여성교육을 위한 교재가 많이 출간되었다.

소혜 왕후의 내훈을 비롯하여 이퇴계의 규중요람<閨中要覽>, 송시열의 계녀서<戒女書>, 사주당 이 씨의 태교신기<胎敎新記>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여자가 반드시 행해야 할 도리와 부도<婦道>, 여성에게 필요한 수신제가의 중요성, 임산부가 10개월 수행해야 할 태교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 언급해 놓았다.

이렇게 당대 사대부 집안의 여성들은 결혼 전부터 여성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체계적으로 배운 후에 혼인을 하였다.

여성의 도리를 교육 받은 여인들은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여 국익에 일조를 하였다.

여기에 해당되는 인물이 양사언의 어머니, 이준경의 어머니, 박광우의 어머니, 이퇴계의 어머니, 이율곡의 어머니, 이현일의 어머니 등이다.

이퇴계의 어머니 박 씨 부인은 남편이 일찍 작고하자 혼자서 농사를 짓고 뽕나무를 심어 집안의 생계를 영위해 가면서 자식들에게 옛 성현지도를 가르쳤다.

퇴계는 모범적인 어머니의 생활방식과 교육방침을 견문으로 익혔기 때문에 동방의 주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여성의 부덕<婦德>을 실천하면서도 자기계발을 꾸준히 하여 자아실현을 한 여성도 있다.

송덕봉(1521~1578)은 집안 살ㄹ미을 하면서도 남성들의 소유물이었던 사서삼경을 틈틈이 읽어 학문의 폭을 확장해 갔다.

덕봉은 화답시 생활시 편지 등을 한문으로 기록 할 정도로 학문적인 소양이 있었다.

임윤지당(1721~1793)은 자식과 남편을 일찍 잃은 후에도 좌절하지 않고 성리학에 입문하여 새로운 이론을 도출해 냈다.

윤지당이 밝힌 이론은 주자성리학의 이<理>와 기<氣>와 태극<太極>이 모두 하나라는 것이고 이율곡의 기<氣>가 곧 심<心>이라는 것이다.

강정일당<姜靜一堂>(1772~1832)은 9명의 자녀들이 모두 병사하는 상명지통<喪明之痛>을 겪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학문에 정진하였다.

정일당의 학문의 깊이는 유학을 공부하는 선비를 능가할 정도였다.

“수 천권의 책을 다 펴보았고 널리 유림의 경지에 들었네. 명문가에 여자 선비있으니 순수히 온전한 천성을 여었네. 유인의 덕을 알고자 하면 남편의 어진 덕을 보게냐”

이처럼 정일당은 극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문을 연마하고 남편을 내조하여 학문과 덕행이 쌓이도록 하는데 일조를 하였다.

앞에서 살펴 본 여성들은 현명한 어머니로서, 어진 아내로서 자아실현을 한 여성으로서 후대의 여성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들이다.

특히 임윤지당, 강정일당은 남성만이 소유했던 성리의 학에 뛰어들어 학문을 연마하고 궁구하였다.

이들의 삶의 방식에서 자아실현을 어떻게 달성해야 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전통사회에서는 여성들이 집안의 대소사를 관리했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임윤지당과 강정일당이 자아실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결혼 전부터 여성의 법도를 부모로부터 교육 받았기 때문이다.

그 교육의 힘으로 강인한 정신력을 갖추게 되었고 이로써 견디기 힘든 역경을 해쳐 나간 것이다.

오늘날 신세대 여성들은 자아실현을 추구하기 위해서 결혼을 포기하거나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으로 자아실현을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그렇다면 신세대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별 문제 없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것은 고유의 전통적인 여성교육과 강인한 정신력, 국가에서 여성과 가정을 위한 복지정책을 시행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조건들이 모두 갖추어질 때 여성들은 자아실현과 현모양처의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일본 여성은 현모양처의 삶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업주부가 직업을 인식시켜주어 여성들이 전업주부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복리후생 정책과 65세 이상의 여성들에게는 국가로부터 양로금을 받을 수 있는 복지정책을 시행하였다.

홀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에게는 세금과 보험료를 줄어주어 가정경제가 어렵지 않도록 해주었던 것이다.

이렇게 일본 정부에서 전업주부들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한 결과 출산율이 증가했고 이혼율이 0.73% 정도로 아주 미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