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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살아보니’를 읽고
2021년 04월 30일 (금) 11:47:27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강홍우 고성문협 자문위원
건강한 노인을 보면 인사 겸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그 노인이 아픈 곳이 없을 리가 없다.
한평생 사용 한 몸이 온전할 수 없다.
작고 큰 병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백년을 살아보니’ 이 책은 노(老) 철학자이자 연세대학교 교수를 지낸 김형석 교수가 쓴 책이다.
김형석 교수는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대학을 마치고 6.25전쟁 때 월남하여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연세대학교에서 30년간 철학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대한민국 철학계 1세대 교육자로 꼽히고 있다.

그는 많은 저서를 남겼으며 특히 ‘고독이라는 병’과 ‘영원과 사랑의 대화’는 베스트 셀러이다.
저자는 머리말에 ‘이 책은 장년기와 노년기를 맞고 보내며 인생과 사회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더 늦기 전에 스스로 인생관과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과제들을 모아 정리한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책의 덧 표지에는 ‘101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인생론’이라고 적혀 있지만 사실 이 책은 그가 97세에 쓴 글이다.

나는 저자의 신앙과 철학, 행복론 그리고 자신의 사회생활 이야기는 신문 지면의 한정으로 접어 두고, 백 세까지 살아온 데 대한 건강 유지에 관한 내용과 느낌을 적어보고자 한다. 
“장수의 비결은 뭔가요?” 저자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며 이렇게 적고 있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 남달리 건강하지 못했다. 한때는 나를 사랑하는 부모와 가족까지도 내 건강에 대해서는 단념을 했을 정도였다. 어머니는 “우리 장손이 스무 살까지만 사는 것을 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할 정도였다. 20이 될 때까지는 항상 신체적 건강에는 자신이 없었다. 그러니까 건강을 위해서 신체적 과로나 무리는 하지 않았다. 안 했다기보다는 못했을 정도였다. 신체적 절제라고나 할까. 조심 조심히 살아왔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 지금도 신체나 정신적 무리는 하지 않는다. 그것이 장수의 한 비법이 되었는지 모른다’

사실 건강에 자신이 있으면 몸을 무리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운동선수가 장수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한창 젊었을 때 과로한 탓이기도 하다.
‘50 고개를 넘어서야 정상적인 건강에 자신을 찾았다. 그래도 90을 넘긴 지금도 무리는 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일의 90%까지만 책임을 맡는다. 10% 정도는 항상 여유를 남겨 둔다. 언제든지 하고 싶을 때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갖고 산다. 운동 자체는 목적이 아니다. 건강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건강은 일을 하기 위한 또 하나의 필수 조건이었다. 마지막 목적은 일이었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건강해진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으나 나 같은 사람에게는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하루에도 수차례 2층 방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수영과 더불어 하는 운동 아닌 운동은 걷는 일이다. 걷기 운동은 산책이고 정신적으로는 생산적이기도 하다. 걷기 운동의 한 방편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는 일이 건강 유지에 큰 힘이 되었음을 적고 있다.

김형석 교수는 일이 있다는 것과 건강을 10% 아끼는 습관, 걷기 운동, 웃음을 장수의 비법으로 피력하였다.
일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희망이다.
흔히 말하기를 “죽을 시간이 없다”라고 한다.
그만큼 바쁘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사실 건강이 나쁘면 일이 있어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희망이 있는 사람은 건강 유지에 힘쓴다. 
주변 사람들을 볼 때 무언가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건강하다.
물론 병들면 목표가 있다고 해서 일을 하겠는가마는 대체로 일을 하는 사람이 건강함을 볼 수 있다.
물론 아프지 않은 데가 없다고 하지만, 목표를 향해 꾸준히 일을 하는 사람이 건강하다.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고 했다.
인생의 황금기는 60~75세라, 아무리 40대라 해도 공부하지 않고 일을 포기하면 녹스는 기계와 같아서 노쇠하게 된다고 했다.
노력만 한다면 75세까지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단다. 
오래 살면 좋을까?
일본에서 ‘90세가 넘도록 살고 싶으냐?’라고 설문 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18%만 ‘그렇다’라고 응답했단다.
90이 넘었는데도 신체와 정신 상태가 모두 건강한 사람은 많지 못하다.
가능하다면 정신 상태가 온전할 때 죽는 것이 축복이라고 말한다.
오래 살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며 고통을 안겨 준다면, 얼마나 불행하고 저주스러운 인생과 사회가 되겠는가?
장수보다는 좀 더 오래 많은 일로 봉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소원이 장수의 가치와 의미가 될 것이다.

늙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세월은 흐르게 되어있다.
그런데 사회는 그 늙음을 바라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 끝이라고 여겨, 본인은 살려고 발버둥을 치거나 가족은 애통해 한다.
이런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민족이나 종교에 따라 죽음을 맞이하는 생각이 다르다.
멕시코인들은 죽음을 강 건너듯 수월하게 생각하며 가족들에게 슬퍼하지 말라고 한단다.
종교에서도 선행하면 극락이나 천국에 이른다고 여긴다.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아야 할까?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사람들은 무병장수를 바라지만 자신의 바람대로 되지 않고, 오래 산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생애라 할 수 없다.
병으로 누추하고 치매로 자식이나 이웃에게 짐이 되는 삶이라면 좋을 리 없는 것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노년기를 보내는 사람은 불행하다.
독자도 뭔가 배우려는 취미활동, 웃으면서 일과 운동을 하는 기쁜 마음으로 살아서, 제2의 ‘백년을 살아보니’를 남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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