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건강에 좋습니다. 첫째 기(氣)가 억센 사람은 기를 중화시켜 줍니다. 그래서 차를 즐겨드는 사람은 강기(剛氣)를 부리는 자가 없습니다. 반대로 기가 약한 사람에게는 기를 북돋아주며 원기회복에 특효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차를 즐겨 마시는 사람 치고 약골인 사람이 적습니다. 기 조절에 훌륭한 것입니다. 또 이백은 그의 시에서 ‘파수견다공(破睡見茶功)’라 했듯이 잠 깨는데 차의 공이 크다는 것입니다. 세상 마귀 중 수마(睡魔)가 무섭고 괴로운 것인데 잠이 오면 게을러지고 게으르면 백사불성(百事不成)입니다. 그래서 수행 정진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잠의 방해를 받지 않는 것이 최고의 상쾌한 일이며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항시 깨어있는 정신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차는 최고의 영약입니다.
 우리가 차를 내거나 올리는 것을 다례(茶禮)라 합니다. 이 예(禮)자를 분해 해보면 본다는 볼 시(示), 변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가는 형상인 굽을 곡(曲) 자와 그 밑에 물건을 괴어놓는 뜻의 콩 두(豆) 자로 되어 있다. 이것을 다시 정리하면 제기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이나 과자류를 올려놓고 이쪽을 쳐다보고 절을 하는 합성어입니다. 즉, 조상의 위패 앞에 올려놓거나 불단에 올려놓는 것을 헌다(獻茶)라 하며 다례라 합니다. 그리고 다전(茶典)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도 해체해보면 같은 뜻이고 차내는 법이라는 말입니다. 또 다도(茶道)라는 말도 있습니다. 여기서 도(道) 자도 파자 해보면 머리 수(首) 자에 쉬엄쉬엄 쉬어갈 착자 즉, 책받침을 해놓은 글자입니다. 그러니까 도란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기에 머리를 쉬엄쉬엄 쉬어가면서 닦으라는 뜻으로 함축됩니다. 그러므로 다도를 하는 것은 급하게 하겠다고 하지 말고 느긋하게 부단히 노력하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 다천(茶踐)과 다행(茶行)도 같은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차에는 맹자가 말씀하신 평단지기(平旦之氣)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사물을 대하기 전 아침의 맑은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순일무잡(純一無雜)한 청순하고 고결한 맛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 차는 수신제가(修身齊家)의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차가 가지고 있는 다섯 가지 맛처럼 이 오미를 잘 갖추어 인격을 도야하여 집을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주역』에서는 원형이정(元亨利貞)의 네가지 덕목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첫째는 빛깔, 둘째는 향기, 셋째는 향기, 넷째는 여운입니다. 차에 있어서 이 네 가지 덕목이 없다면 한갓 물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차처럼 향기를 소중히 하는 음식도 드물 것입니다. 그래서 차향을 두고 그윽하다고 유향(幽香), 깊다고 현향(玄香), 맑다고 청향(淸香), 우아하다고 아향(雅香), 맑다고 숙향(淑香), 멀리까지 향기롭다고 원향(遠香), 숨어있다고 은향(隱香), 최고라고 일향(逸香) 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또 주역에서는 차 맛이 유순이정(柔順利貞)하다 했습니다. 차 맛이 부드럽고, 순하고, 이롭고, 주관이 있어서 군자 내지 도인이 좋아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또 차에는 반신수덕(反身修德)의 의미가 있습니다.『자신을 되돌아보고 덕을 닦는다』는 말인데 삶이 번거롭거나, 잘되지 아니할 때에 차 한 잔을 마시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덕을 닦아서 베풀면 난세(亂世)를 극복하고 난사(難事)를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차는 ‘타오르는 분노를 참고, 하고 싶은 소유욕이나 탐욕도 막는다’고 합니다. 차를 마시게 되면 차오르고 끓어오르는 분한 일도 삭히게 되며 부질없는 욕심을 막아준다. 심화(心火)를 꺼주는 위력이 있으며 냉정한 이성을 회복하는 그런 청량제(淸凉劑)가 되어주는 특효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경』에서는 우리 차가 함유하고 있는 『오미』에 대해서 이런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 물, 둘째 불, 세 째 나무, 넷째는 금, 다섯째가 흙이니. 물은 아래로 내려가고, 불은 위로 올라가고, 나무는 굽고 곧은 것이며, 금은 따르고 바뀌는 것이고, 흙은 심고 거두는 것이며, 아래로 내리는 것은 짠맛이 되고, 타오르는 것은 쓴맛이 되고, 심고 거두는 것은 단 맛이 되고, 따르고 바뀌는 것은 매운 맛이 된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미가 차에 함유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차를 마시면 이 다섯 가지 오행(五行)과 오미(五味)를 동시에 들이키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 같은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차의 유래와 차가 가지는 의미를 알고 마셔보니 한층 그 맛이 유별나고 새롭고 향기롭습니다.
 『눈 내린 한 밤중은 / 설록차를 마시는 시간 / 옥잔에 흘러드는 / 대닢 푸른 숨결 / 고독도 그 얼마나 / 호강스런 향기인가 / 진실은 외로울 수밖에 / 순수도 눈물의 길 / 산수화 한 폭에 선녀처럼 내사는 듯(기미년 청련암)』
 청련암 벽면에 있는 이 시도 한번 음미합니다. 이와 같은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차의 유래와 차가 가지는 의미를 알고 마셔보니 한층 그 맛이 유별나고 새롭고 향기롭습니다. 
 우리 모두 지인과 녹차 한잔 마시면서 청아한 담소도 즐겨 봅시다.
 ‘정성(精誠)과 예(禮)’를 간직한 차를 내는 것은 인간관계를 깊이 있게 하는 첫 출발이자 시작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