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이 막바지에 이르고 본격적인 선거를 며칠 앞둔 가운데 각종 잡음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여야가 현재 물갈이에 성공했다고 자평할지는 몰라도 ‘공천개혁’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는 게 국민의 대체적인 평가다. 여기에다 국민들에게 공정하고 신뢰성을 주기 위해 치러진 국민참여인단 경선까지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 후보 공천을 하면서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를 막기 위해 경선을 실시하면서 가산점 제도를 도입했지만 탈락자들의 무소속 또는 제3의 정당 출마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대혼란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선관위의 “정당의 자유 경선에서 탈락했더라도 정당이 정한 가산점이 적용된 지역에서 탈락한 경우 무소속 출마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22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57조 2항의 경우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자는 같은 선거구에 무소속 또는 당적을 옮겨 출마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경선 대상자중 가산점이 부여되는 경선을 실시했을 경우 '출마금지' 조항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게 선관위의 유권해석이다.
 이 해석으로 통영.고성 지역도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18일 치러진 국민참여 경선에서 이군현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 342표(46.3%)에 사회기부 가산점 5%인 17.1표를 더해 총 359.1표로 승리했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공천 기준에 장애인·실업계고·이공계출신·여성, 사회기부자 등에게 10~20%에 이르는 가산점을 부여했으며 이군현 의원은 사회기부 5%의 가산점을 받았다. 실제 이 의원은 가산점 적용과 관계없이 승리하는 득점을 했다. 이로 인해 무소속 출마자가 예상되고 있다. 당초 깨끗한 승복아래 치러진 경선 이지만 미처 파악치 못한 선거법적용을 헤아리지 못한 관계자들의 미숙함으로 또 한 번의 산고가 예상된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경선으로 후보자간은 물론 지역민간의 불협화음으로 이어질까 우려되고 있지만 정작 관계자들은 ‘담 너머 불구경’식이다. 이 같은 문제는 새누리당 뿐만이 아니라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중앙선관위나 중앙당의 결정에 따라야 하나 탈락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에 대비해 선거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가 이렇듯 심각 한데도 여·야 공심 위는 ‘일언반구’도 없다. 좀 더 심도 깊게 대처해야하는 부분인데도 지나쳐 버린 것이다.
 그래도 새누리당은 공천과정 중반까지 민주통합당보다 잡음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공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일부 공천자들의 편향된 역사관, 성 추문 등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부실공천’이라는 비난을 스스로 초래한 셈이다. 18일 발표한 공천자들도 ‘돌려막기 공천’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한 지역에서 탈락한 후보자를 다른 지역에 재배치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유권자의 요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공천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비리 전력자 공천은 끝까지 민주통합당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공천을 반납한 임종석 사무총장에 이어 이화영 전(前) 의원과 전혜숙 의원에 대한 공천이 철회됐다.
 이에 반발한 전혜숙 의원은 형평성 문제를 들어 밀실공천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했던 국민경선은 선거인단 모집에서부터 동원선거 논란 등으로 혼선을 빚었다.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광주에서는 선거인단 오류 사태와 함께 대리등록 의혹, 선거 홍보물 무단 절취 의혹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이로 인해 공천 결과에 불복한 현역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지지층 분산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현역의원의 물갈이는 전무했으며, 정치신인이 정치에 입문할 기회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는 지적이 지나치지 않다.
 
 이 때문에 19대 국회에서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대두된다. 앞으로 비례대표 공천 등에서도 이 같은 구태공천이 반복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여야는 4월 11일에 유권자를 무시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