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상의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전통적으로 계승되어 온 미풍양속(美風良俗)은 그들의 생활상(生活象)과 합리성(合理性)과 사회적(社會的)인 합의(合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 민족은 가족제도 이와 같은 기초위에서 수천년을 계승해 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남녀평등이란 구호 앞에서 호주제(戶主制)를 폐지하고 부자(父子)의 천륜(天倫)관계는 물론 미풍양속으로 숭상해 온 가통(家統)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다.
 헌법에서 규정한 남녀평등이란 정치, 경제, 교육등 사회적인 분야에서 균등한 기회(機會)와 권리(權利)를 의미하는 것이지 인륜(人倫)과 화목(和睦)을 근본으로 하는 가정에서 부부와 부자와 형제가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서로 대결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핵가족시대(核家族時代)로 인해 가족간의 유대(紐帶)가 점점 멀어져 가는 현 시점에 가장(호주)를 중심으로 편제(編制)된 호적부를 없애고 가족관계를 일인일적부(一人一籍簿)로 해제하게 되면 우리 고유 민족문화(民族文化)와 가족윤리(家族倫理)를 숭상하는 가족공동체의 유지기반(維持基盤)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가족은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 겪는 원초적 공동체(原初的 共同體)이다. 그러므로 가족은 공동체의 1차적 구성원이며 서로가 혈연(血緣) 또는 결혼으로 이루어지는 원동력으로 인간 사회생활의 기초적 시발(始發)이 되는 것이다.

 한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 집안을 두고 가정(家庭)이라고 한다.
 가정은 가장(家長)을 중심으로 하여 조, 부모(祖, 父母)와 자손 또는 부부들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인간사회에서 가장 작은 집단으로서 사회구성의 핵(核)이라 할 수 있다.
 가정에는 가정을 대표하는 호주(戶主)가 있고 가족이 있다.
 이는 국가에는 통치자(統治者)가 있고 국민이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가장(호주)은 가족을 대표하는 동시에 가족원을 통솔하는 지휘권한(指揮權限)을 갖는다. 그리고 가족원들은 가장에 협력하여 가문(家門)의 유지번영(維持繁榮)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의무(義務)가 있다.
 가(家)를 이루고 있는 가정(家庭)의 역할은 생산적(生産的), 교육적(敎育的), 의례적(儀禮的), 종교적(宗敎的) 기능 등이 있다. 가(家)에 있어서 구성원인 개인의 존재는 유한(有限)한 반면에 가문의 존재는 현세대를 거쳐서 다음 세대로 전승(傳承)되기 때문에 영원한 것이다. 이 영원한 전승을 가통(家統)이라고 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