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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父와 이발사 ⑥
2020년 09월 04일 (금) 14:09:28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벽에 걸린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아 있고, 초겨울 쌀쌀한 바람이 창문을 두드릴 때, 이발사의 발길은 老父에게로 향했다. 들녘은 내년에 풍성한 수확을 준비라도 하듯, 꼼짝하지 않고 웅크리고 있는 것 같다. 

 
감나무 가지위에 달려 있던 까치밥도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앙상한 모습만 남아있다. 
 
老父댁은 읍내에서 17km 쯤,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그곳은 언제가도 아늑하고 푸근하고 정겨운 맛이 있는 곳이었다. 
마치 이발사의 고향처럼… 
 
 
老父가 사는 마을 입구 쯤 왔을까? 병원 앰블런스가 경고등을 울리며 숨 가쁘게 질주한다. 무슨 사고라도 났을까? 
 
마당에 차를 주차시키고 영감님이 계시는 안채로 가면서 “영감님!”, “영감님!…계십니꺼???”
 
방문이 열려 있었다. 항상 닫혀 있던 방문인데 신발도 가지런히 마루 왼쪽에 있다. 그런데 老父는 방안에 없었다. 
 
방안은 어질러져 있고 형광등도 켜진 채로… 긴급한 일이 금방 일어난 것을 짐작케 했다. 老父는 어디 갔을까?… 
 
조금 전 앤블란스가 老父의 차? 무슨 일이라도… 
 
급히 달려가던 앰블란스, 방안의 혼란한 상태가 이발사의 뇌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이발사는 한동안 방안에서 老父를 생각해 본다. 십 여개월 동안 누워 계시면서 살아온 인생을 짚어보고,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해 온 것일까?  
 
 
이발사는 영감님을 생각하면서, 想念에 잡힌다. 혼돈된 상황에서 방안 왼쪽 벽에 이발사의 눈이 머물렀다. 
老父가 붓으로 직접 쓴 이름이었다. 또렷하게 보였고, 오래전에 쓴 것 같았다. 
 
 
하○○, 김○○, 이○○, 성○○, 김○○, 김○○, 장○○, 여자 이름이다. 성이 다른 것으로 보아 딸자식은 아니고, 며느리 이름인 것 같았다. 
 
그러면 아들이 일곱? 며느리 일곱, 손자, 손녀, 증손자, 증손녀… 몇 명?! 
 
대충 영감님의 직계자손이 삼십여 명쯤으로 추정되었다. 대단했다. 
 
이발사는 몇 가지 수수께끼를 안고 급히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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