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공천을 앞두고 과열현상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의 경선구도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며 이에 따른 반발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역대 총선 중 이렇게 까지 많은 잡음이 끊이질 않는 것도 이례적이다. 지역의 의견을 무시한 중앙당의 일방적인 전략공천 지역 선정과 컷오프 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여기저기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27일 춘천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발표하자 지역의 예비후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경선 후보 지역이 갑자기 전략공천지역으로 바뀐 상황과 공천 기준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도 지난달 29일 3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7명이 출사표를 던진 춘천 선거구 경선 후보로 안봉진 변호사, 윤택구 전 손학규 대표 특보, 황환식 전 춘천지역위원장을 확정했다. 이에 탈락한 후보들은 재심 청구와 법률적 대응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민주통합당 총선 후보를 뽑는 선거인단 부정 모집 의혹은 호남지역을 넘어 수도권 일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 민주당 예비후보 측은 미성년자에게 선거인단 등록을 시켰다가 현장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단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승부논리의 패착이다.

 여야 지도부는 이번 일연의 사태에 막중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공천 개혁은 당 지도부의 단호한 실천의지가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는 구두선에 불과하다는 것을 최근의 사태가 보여주고 있다.
 특히 경선을 앞둔 후보 간에는 허위사실 유포 주장 등 진실공방과 고소ㆍ고발이 난무한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강한 특정 지역의 경우 공천 비리가 난무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마디로 각 당의 공천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낙천 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신청자도 줄을 잇는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은 늘 있어 왔다. 하지만 여야가 공천혁명을 강조한 것치고는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여야는 당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대다수의 지역에서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국민의 손으로 뽑는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상당수 현역 물갈이를 했다지만 정말 그러한 원칙과 기준으로 했는지는 의심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주요 선거구는 중앙당에서 낙점하기 일쑤고, 공천 기준도 당선 가능성에 치우친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경선에서부터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과열 혼탁을 부추기는 네거티브 선거전은 다 그 때문이다.

 공천 개혁은 당 지도부의 단호한 실천의지가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최근의 사태가 증명하고 있다.
 쇄신과 개혁은 사라지고 구태만 횡행하니 원성이 자자한 것이다. 아무리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고 해도 경선 주자들 간 네거티브 선거전은 멈춰야 한다.
 허위사실 유포와 인신공격 등으로 주민들에게 실망감과 선거 피로감을 높인다면 정치 불신감만 키울 뿐이다. 급기야 '관권 선거' 주장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특히 관권 개입은 사실 여부를 떠나 입에 오르내리는 것조차 부끄러운 일이다. 공명선거 분위기를 망가뜨리는 악폐다.
 선거판에 흙탕물을 튀기는 후보에 대해서는 결국 유권자가 옥석을 가리는 수밖에 없다. 선관위와 검ㆍ경의 엄중한 조사도 필요하지만 가장 무서운 레드카드는 유권자의 심판임을 알아야 한다. 
 경선 비리에 대해서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선관위의 엄중한 조사활동을 촉구한다.
 불법으로 공천권을 따내 당선된 사람들이 국가의 살림살이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리 만무하다.
 우리 사회는 역사의 흐름을 통찰하는 새 인물의 정치권 진입을 원한다. 그 인물 집단이 정치권의 낡은 틀을 한꺼번에 벗겨 버릴 수 없을지라도 물꼬를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들 수 있다. 공천혁명을 통해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물 집단이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가는 것은 시대적 소명이다.

 오는 18일 실시되는 통영·고성 지역의 새누리당 경선에는 누가 우리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가를 면밀하고 꼼꼼히 살펴 선택하길 학수고대하며 정치의 새 지평을 열어 희망찬 미래를 약속받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