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미래신문
최종편집 : 2020.7.31 11:55
뉴스 피플 기획ㆍ특집 사설ㆍ칼럼 포토 학생ㆍ시민(주부)기자 독자마당
> 뉴스 > 오피니언 > 기고
     
학자의 의리
2020년 07월 31일 (금) 11:15:01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학자는 교육과 연구에 전문적으로 종사하는 지식인을 의미한다.

학자는 다양한 부분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들이며, 이를 기초로 교육에 종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학자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진리탐구이며, 다른 하나는 사회의 올바른 가치관창조와 실천이다.
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의리<義理>를 밝히는 학문정신이다.
 
의리는 곧 진리이다. 그리고 이 의리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주자는 “의리의 학은 반드시 깊이 젖어 들어야 이르게 되니 천박하고 경솔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여 의리를 밝히는 것이 학자의 의무라고 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연구실과 실험실에는 침식을 잊고 연구에 몰두하는 학자들이 있는가 하면, 10년이 넘도록 한국연구재단의 등재 후 논문 한 편 발표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그것도 모자라 제자의 연구결과를 가로채거나 남이 애써 연구한 결과물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 연구실적을 쌓는 자도 있다. 동문끼리 서로 논문을 인용하고 칭찬하면서 의리를 과시한다.
연구나 교육 혹은 논문지도에는 전혀 무관심하고 어설픈 취미에 몰두하면서 그것이 마치 대단한 멋인 양 자랑한다.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교육이 학자의 중요한 의리이다.
교육은 미래의 인재들에게 전문지식을 함양하도록 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며 건전한 시민의식을 가지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인문학의 위기는 이미 오래된 얘기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귀족화된 인문학,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의 수양 없이 인기에 영합하려는 인문학, 쉽고 재미있는 강의만 요구하는 인문학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학자는 권력자가 아니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교수권력이라는 것이 있다.
학점, 학위심사,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제자들의 인격을 무시하고 제자들을 마치 머슴 부리듯 하며, 심지어 정신병원 치료를 받게 하는 경우도 많다.
같은 학과 내 다른 교수의 제자들을 벌레 보듯 하는 사람도 있다.
제자들은 우왕좌왕 그 권력에 복종하여 악습을 대물림하거나, 학문을 포기하거나, 혹은 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심신이 황폐해져 버린다.
 
학문을 핑계로 패거리를 짓고 그것을 권력으로 여긴다.
고작 골목대장에 지나지 않는 국량<局量>으로 학계의 원로를 자처하고 더 큰 권력에 아부하며 제자들의 운명을 자신이 좌지우지함을 자랑으로 여긴다. 저급한 집단 이기주의를 의리로 포장한다.
좌고우면<左顧右眄>에 능란함을 자신의 능력이라고 뽐낸다.
 
이러한 교수권력이 얼마나 많은 전도유망한 젊은 학자들을 절망케 하는지 모른다. 학행일치<學行一致>도 학자의 의리이다.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삶을 사는 학자들이 많다. 그저 학문을 밥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거나 학교 밖의 관직을 목표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학자로서 지켜야 할 의리가 아니다. 학자는 자신이 연구하고 연마한 진리와 삶의 가치를 동일시해야 한다.
 
앞에서는 청빈과 도덕윤리를 말하면서 뒤로는 투기와 방편적 삶의 태도를 가지는 것은 학자의 의리가 아니다.
학자가 지나치게 세속의 명예와 물욕을 탐내는 것도 의리가 아니다.
자신이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분야의 가치와 삶의 방식이 어느 정도는 일치해야 한다. 유학자는 유학자답게 도가사상자는 도가사상의 철학에 맞게 처신하고 생활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학문만 중시하고 다른 학문을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것도 학자의 의리가 아니다.
우리 역사에는 이단<異端>혹은 사문난적<斯文亂賊>과 같은 매우 좋지 않은 전통이 있는데 이것이 일부 남아 있다.
학자는 이념적 편향성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진실을 외면하는 태도는 학자의 의리가 아니다.
 
일부 학자들은 특정 이념<理念>에 편향되어 있거나 터무니 없는 아집으로 일관한다.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 온갖 쌍욕을 늘어 놓으면서 자신은 더 이상 고상하고 오류가 없는 사람이라 착각한다.
특히 사상이나 이념에 대한 객관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청소년들에게 일방적이고 편향된 이념과 가치관을 심어 주면 그것은 마치 컴퓨터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침투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 학생은 대학을 다니거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편향된 이념에 사로잡혀 다른 일체의 이념과 가치를 거부하게 된다.
 
그리하여 극단적 이념의 편견을 갖게 되고 사회와 국가에 대해서도 편향된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
학생들을 자신의 편향된 이념을 전달하는 도구로 생각하는 교육자가 없는지 경계해야 한다. 정치권력에 아부하고 정의<正義>를 비웃으며 스스로 이념의 한 편에 서서 철학을 재단<裁斷>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념이 거꾸로 철학과 사상을 재단하면 큰 불행이 온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중국의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이다.
 
당시 3,000만명 이상이 죽고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지조를 가진 학자가 많이 있지만 이분들은 잘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올곧은 지조를 지닌 학자가 얼마나 많은 사회적 정화력<淨化力>을 가지고 있는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
지금도 한국의 여러 지방에는 그 지방의 정신문화를 대표하는 선비와 학자들이 있다. 이분들은 학문정신과 함께 선비로서의 지조를 지켜나갔다.
 
학자는 지성과 양심의 인격을 갖추고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지조를 지녀야 한다.
만사<萬事>를 환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지식을 갖추고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인격함양에 힘써야 한다.
그것이 학자의 지조이다.
고성미래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고성미래신문(http://www.gof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 127-4(3층)  |  대표전화 : 055)672-3811~3  |  팩스 : 055)672-3814  |  사업자번호 612-81-25521
등록번호 : 경남 아 00137(인터넷신문)  |  등록일 : 2011년 4월 7일  |  발행년월일:2011년 4월 20일  |  발행인ㆍ편집인 : 류정열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준현
기사 등 모든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 및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2011 고성미래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gofnews.com